유신진화론, 기독교인들의 현명한 대안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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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신앙과 과학 41] 양립할 수 없는 두 단어, 은혜와 경쟁

경쟁은 그 주체가 경쟁 벌이는 그 당사자
은혜는 수여자가 주체, 받는 대상은 객체
창조와 진화는 결코 서로 양립할 수 없어
논쟁 본질, 생명체의 해석과 세계관 문제

▲물소를 사냥하고 있는 사자. ⓒ창조과학회

▲물소를 사냥하고 있는 사자. ⓒ창조과학회

만물의 기원에 대한 두 이론인 창조론과 진화론은 오랜 기간 한 치의 양보 없이 대립해 왔다. 하지만 우리 교계 안에도 하나님께서 진화의 방식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유신진화론이 본격적으로 소개되면서, 창조와 진화의 선택을 놓고 고민하는 신앙인들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과연 유신진화론적 입장이 창조-진화 논쟁에 대한 기독교 신앙인들의 현명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찰스 다윈이 제시한 진화의 조건과 성경의 기록을 바탕으로 창조와 진화가 왜 양립할 수 없는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다윈이 자신의 저서 <종의 기원>에서 제시한 진화의 조건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개체 수에 비해 환경이 제공하는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것을 놓고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으며, 먹이를 얻는데 유리한 형질을 지닌 개체(적자, 適者)들이 보다 많이 살아남아 더 많은 자손을 남긴다.’

다윈이 제시한 진화의 조건을 통해, 그림에서와 같이 아프리카 초원에서 물소를 사냥하고 있는 사자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 예를 들어보자.

수백만 년 전 사자의 조상들은 사냥에 필수적인 발톱이나 이빨, 그리고 체력 등이 지금의 사자들과는 크게 달랐다. 그런데 부족한 먹이를 놓고 경쟁하면서 다른 사자들에 비해 먹이사냥에 보다 효과적인 신체 요소들을 가진 개체들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선택된 결과,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그림 역시 한 무리의 사자와 사냥에 필요한 유전형질들이 자연의 선택을 받고 있는 진화의 한 장면인 것이다.

반면 물소의 입장에서는 부모로부터 보다 좋은 체력을 물려받지 못해 물소 떼에서 낙오하게 되었고, 사자의 표적이 되어 자연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 된다.

진화론의 관점에서는 아프리카 초원에서 벌어지는 사자와 물소의 사투이든 아니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물들 간에 벌어지는 생사의 한 장면이든 마찬가지다.

이 모든 상황은 한 개체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형질과 자신 스스로의 생존을 위한 혼신의 노력, 그리고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어떤 개체 혹은 그 개체가 지닌 특정 유전형질이 선택되거나 도태되는 생생한 진화의 현장인 것이다.

그렇다면 다윈이 제시한 이러한 생물진화의 과정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단어는 무엇이 될까? 그것은 바로 경쟁이다.

왜냐하면 자연(自然)이 부적합한 개체를 제거하고 적자를 선택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은 생물진화를 일으키는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그렇다면 성경은 사자의 사냥 장면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시편 104편 기자는 21-22절에서 젊은 사자가 그 식물을 하나님께 구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욥기 38장 39-40절에는 사자에게 먹을 것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 자신이심을 욥에게 직접 말씀하고 계신다. 성경은 사자뿐 아니라 모든 동물들과 사람에 이르기까지 양식을 주시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도 누가복음 12장 24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까마귀를 생각하라 심지도 아니하고 거두지도 아니하며 골방도 없고 창고도 없으되 하나님이 기르시나니 너희는 새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숲 속을 걷다 새 한 마리가 다른 새들에 앞서 벌레 한 마리를 잡아 배를 채웠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그 새는 먹이를 얻는데 있어 경쟁에서 이긴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섭리 속에 은혜로 주어진 것인가?

만일 이 새가 다른 새와의 경쟁에서 이긴 것이라고 답한다면, 이 장면은 앞서 설명한 생생한 진화의 현장이 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기르신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부정되고 만다.

반대로 하나님께서 기르신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동의한다면 어떻게 될까? 생물진화의 필수조건인 개체 간 ‘경쟁’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주어지는 ‘은혜’로 대체되게 된다.

진화의 필수조건인 경쟁이 은혜로 대체되면 자연(自然)이 적자를 선택할 기회 역시 사라지게 되므로, 논리상 진화는 일어날 수 없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중재안을 내볼 수 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경쟁을 통해 그 새에게 양식을 주셨고, 양식을 얻은 새에게 그것이 은혜다’라는 식의 답이다.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는 ‘진화의 방법을 사용하여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유신진화론이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인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경쟁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같은 목적에 대하여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룸’이다. 반면 은혜는 ‘고맙게 베풀어 주는 신세나 혜택’으로, 두 단어의 의미는 완전히 반대의 뜻을 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경쟁과 은혜 사이에는 주체와 객체라는 대립의 문제까지 발생한다. 즉 경쟁의 과정에서는 목적하는 바를 얻는 주체가 경쟁을 벌이는 그 당사자가 되는 반면, 은혜는 그것을 주는 수여자가 주체가 되고 받는 대상은 객체가 된다.

이러한 점에서, 성경의 창조와 다윈의 진화는 결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이며, 이 논쟁의 본질은 생명체가 자신의 양식을 어떻게 얻고 있는가에 대한 해석의 문제이며 세계관의 문제인 것이다.

작금의 삭막하고 치열한 경쟁의 장 속에서 인생의 진정한 축복이자 행복은 무엇일까? 경쟁에서 이겨 승자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안으로 초대되어 그 은혜를 경험하며 사는 삶일까?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 모두 ‘너희는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신다’는 예수님 말씀이 이루어지는 삶을 날마다 경험하시길 소망한다.

임용철 박사
서울삼성병원 미래의학 연구소 연구원
한국창조과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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