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늘 주시는 은혜에 감사’ 설교
1. 책임을 전가하는 원망
2. ‘현재’가 실종된 믿음
사람 소중히 여기는 태도 회복을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가 13일 ‘오늘 주시는 은혜에 감사(요 11:21-26)’라는 제목으로 주일예배 메시지를 전했다.
이 목사는 본문 속 마르다의 태도를 통해 감사를 회복하기 위해 버려야 하는 두 가지를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한 가지를 소개했다. 그는 “감사는 훈련”이라며 “잘못된 습관을 버리고, 건강한 감사 습관 회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로 “감사를 잃게 하는 것은 책임을 전가하는 원망”이라며 “인간은 본능적으로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남이 얼마나 나쁜지를 이야기한다. 무의식적으로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는 “마리아와 마르다의 모습을 보면서, 홍해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계속 불평하는 것은 환경 문제도 있지만, 그쪽으로 길이 난 것이다. 원망과 불평으로 고속도로가 나 있다. 이것을 원망하는 사람이 저것도 불평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속적으로 환경을 탓하고 사람을 원망하는 사람의 내면에는 하나님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며 “이를 버려야 하는 이유는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불평은 이제 그만하고, 일상을 소중히 여기기 위한 몸부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감사는 꾸준한 훈련 속에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것이다. 은혜를 많이 받으면 저절로 감사의 생활로 바뀌지만, 지속적으로 감사가 인생에 자리잡으려면 자꾸 그쪽으로 길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버려야 하는 것이 남탓이고, 그로 인한 원망”고 재차 전했다.
둘째로 “‘현재’가 실종된 믿음”에 대해 “과거에 매인 성도들이 너무 많다. 마르다가 가진 치명적 약점이 그것”이라며 “우리 신앙생활에서 역동적 현재가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찬수 목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원조 식당’이 참 강조되는데, 100년 전 원조가 무슨 소용인가? 지금 맛있는 게 중요한 것 아닌가”라며 “현재가 약해진 신앙생활을 살아선 안 된다. 믿음과 복음이 과거의 상처를 달래주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주는 심리 강의처럼 가서야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의 자기 소개는 참 인상적이다. ‘나는(I am) 생명의 떡이니(요 8:35), 나는 세상의 빛이니(요 8:12), 나는 선한 목자라(요 10:11)’ 등 현재에 대한 것”이라며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역사하신다”고 밝혔다.
그는 “마르다는 막연한 과거와 미래를 말하지만, 과거와 미래가 살아나려면 현재가 살아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영원한 현재”라며 “현재가 실종된 이들의 특징이 과거를 미화시키는 것이다. 과거 애굽 생활이 정말 그렇게 아름다웠나? 지금이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재에 대한 불평이 강화되면, 뇌에서 그쪽 회로가 발달해서 과거를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영단어 ‘present’는 현재이자 선물이다. 오늘 이 순간이 하나님 주신 선물이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원망과 불평이 많은 인생, 그리고 현재가 빠져버린 모습은 아닌가? 우리는 책임 전가와 남탓을 그만해야 한다. 놀라운 환경의 에덴동산에서도 감사와 만족을 하지 않으니, 유혹에 넘어갔다. 그리고 아내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설명했다.
‘원망, 현재가 실종된 믿음’을 버린 뒤 보완해야 할 것으로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꼽았다.
이찬수 목사는 “아시다시피 작년 아내가 암 수술을 했다. 다행히 0-1기 사이 발견해서 수술을 통해 항암치료 없이 회복됐다”며 “아내의 암 발병은 놀라운 선물을 가져다줬다. 전에는 (아내와) 영원히 가는 줄 알았지만, 처절하게 깨달은 것은 이것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이 목사는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가 선물이고, 늘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아침마다 아내가 곁에 누운 모습이 너무 감사하다”며 “오늘이라는 순간이 가져다주는 은혜가 얼마나 큰가.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다. 아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성도님들 생각도 많이 난다. 내년 4월이면 30개 교구로 나눠지고, 내년 말이면 30개 교회로 독립하는 상황 아닌가”라며 “성도님들의 불안한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된다. 생각만 해도 눈물나고 슬프다. 하지만, 그만큼 오늘 이 하루가 너무 소중하다. 저를 진짜 행복하게 만든다”고 이야기했다.
이 목사는 “사람도 없는 이 텅 빈 곳에서 설교하는 이 순간을 일주일 내내 기다렸다면 믿으시겠는가. 현재, 오늘, 이 기회가 남았다는 게 저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지 아시는가”라며 “여러분들 불안이 이해 되지만, 내일 염려는 내일 하라는 말씀대로 오늘 이 순간을 누리자. 이 1년간 다 누리자”고 강조했다.
끝으로 “올해 성탄절을 코로나에 빼앗기지 말자. 자녀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예전에는 12월 24일애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올해는 가정에서 성탄절의 추억을 만들어 보자”며 “성탄을 어떻게 보낼지 아이디어를 홈페이지에 올려달라. 이번에 나온 책을 선물로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또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야 한다. 어려움 겪는 사람 많은데, 성탄 헌금을 미자립교회에 다시 한 번 흘려보내고자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월세 대납운동에 32억원 이상을 동참해 주셨다. 연말에 한 번 더 힘을 쓰자. 미자립교회들이 난방비가 없고 쌀이 떨어져 고민이라고 한다. 성탄헌금은 미래자립교회, 미자립교회 후원에 사용된다. 또 다들 힘드니 후원이 끊기는 소외 이웃들을 위해서도 사용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 목사는 “위안은 찾아오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일에 가깝다. 공기처럼 내 곁에 머물러 있지만, 사라진 뒤에 발견하는 많은 것들이 그렇다”며 “친구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늘 내 눈물을 닦아주신다. 나도 그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줄 때, 그 분의 슬픔이 끝날 수 있다. 슬픔을 사라지게 하고 내 눈물을 닦아주시는 하나님을 마음에 담아가자”고 설교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