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국, 영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한국의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대북전단금지법의 통과를 규탄하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동아일보 국제판이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21일 “자유 원칙의 일관성 유지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개재하며, 한국 정부가 북한의 무리한 요구에 굴복하며 시민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설은 법안 통과에 대해 “문 대통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배경으로 ‘매우 분열을 초래하는 법안(highly divisive bill)’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또 이 법안이 ‘시민의 자유’와 ‘자유민주주의의 원칙’을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상원의원인 데이비드 알튼(David Alton)은 20일 도미닉 랍(Dominic Raab) 영국 외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을 “개그법(gag law)”으로 규정했다. 이는 특정 문제에 대한 정보의 공개를 금지하는 법률을 의미한다.
알튼 의원은 서한에서 “대한민국 국회에서 통과된 ‘중대한 우려 법안(grave concerns legislation)에 대해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며 개정 내용을 상세히 서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법안의 목적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의 인권과 종교 활동과 한국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것”이며 “이러한 기본적 자유를 희생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하는 활동을 범죄화하는 것은 남북 관계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면 세계인권선언과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에 명시된 북한 인권과 존엄성을 위한 플랫폼이 한반도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며 “서울에 거주하는 33,000명 이상의 탈북자들에게 한국 국민이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사회적·정치적 불안을 야기시킬 것”이라 강조했다.
서한을 보내며 그는 영국 정부가 남북관계법 개정에 대해 한국 정부에 우려를 표현하고, 개정안 재고를 공식적으로 촉구할 것을 요청했다.
반면, 법안 재검토를 요청하는 국제 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여당인 민주당은 이를 “미 정치권 일각의 편협한 주장”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20일(현지시간) 대변인 서명 브리핑을 통해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라며 “한국 내정에 대한 훈수성 간섭이 도를 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미국 의회에서 시작될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에 대해 “대한민국 국회에서 민주적 논의와 심의를 거쳐 개정한 법률에 대해 자국 의회의 청문회까지 운운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