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금지법, 차기 美 행정부와 충돌 가능성”

뉴욕=강연숙 기자     |  

유엔과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 우려 표명

▲로버트 킹 특사. 

▲로버트 킹 특사. 

마이클 커비(Michael Kirby)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한국에서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시행이 표현의 자유를 중시할 것으로 보이는 차기 미국 행정부와 충돌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영국 의회 내 초당적 모임인 ‘북한에 관한 상하원 공동위원회(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North Korea, APPG)가 주최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온라인 청문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내 자신의 믿음은 그러한 행동이 새로운 미국 행정부의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미국인들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수정헌법 제1조이며, 이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관점을 표현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커비 전 위원장은 “차기 미 행정부는 북한 정권이 얼마나 이례적이며 끔찍하고 충격적인지를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려는 탈북민들을 막는 것에 대해, 훨씬 더 강력한 우려를 표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킹(Robert King)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대북전단금지법은 미국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서명 거부권 행사를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킹 전 특사는 “미국 의원들로부터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이처럼 강한 반응이 나온다는 것은, 이 문제로 미국 정부와 장기적인 마찰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이며 미국의 대표적인 지한파인 제럴드 코널리(Gerald E. Connolly) 하원 의원은, 지난 17일 성명에서 문 대통령에게 이 법안에 대한 서명에 앞서 “중대한 개정(critical revisions)”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 법안으로 인해 한국의 인권단체들이 북한 주민에게 독립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퍼뜨릴 수 있는 능력을 훼손시킨다고 경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북전단, 확성기 방송이나 상품, 돈, 기타 가치 있는 물품을 북한에 배포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내년 1월, 미국 의회 산하 인권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과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의원은 성명에서 한국 여당인 민주당의 법안 처리 강행을 두고 “인도주의적 봉사활동을 범죄화한 잘못된 입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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