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교과서 속 ‘동일과정설’ 기술 오류, 수정 청원서 제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교진추, 오랜 연대설 및 지질학적 진화론 한 부분 오류 지적

교과서 기술처럼 법칙이나 원리로 설명할 수 없어
오류 없는 과학적 법칙처럼 받아들이게 될까 우려
학계에서 통설로 인정 않음에도 계속 잘못 기술해

▲교진추 청원서 ‘동일과정설에 대한 기술은 수정되어야 한다’.

▲교진추 청원서 ‘동일과정설에 대한 기술은 수정되어야 한다’.

(사)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회장 이광원, 이하 교진추)는 오랜 연대설 및 지질학적 진화론의 한 부분인 ‘동일과정설(同一過程說)’에 대한 수정 청원서를 12월 24일 교육부 등에 제출했다.

‘동일 과정설에 관한 기술은 수정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청원서에서는 현행 Y출판사 제작 <지구과학 Ⅰ> 고등학교 교과서에 기술된 동일과정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해당 교과서의 동일과정설 기술은 다음과 같다. “동일 과정의 법칙: 현재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자연 현상은 과거에도 동일하게 일어났기 때문에,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자연 현상을 이해하면 과거 지구에서 일어났던 일을 알 수 있다는 법칙이다.”

교진추 측은 “‘동일과정설’을 위 교과서 설명처럼 법칙이나 원리로 명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러한 기술 내용과 방식으로 동일과정설에 대해 배우게 되는 학생들과 가르치는 교사들은 동일과정설을 마치 오류 없는 과학적 법칙처럼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학 교과서들. ⓒ교진추

▲과학 교과서들. ⓒ교진추

이들은 “동일과정설은 오늘날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선험적 가정으로, 현행 <지구과학Ⅰ>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기술한 내용은 이미 오류로 판명된 것”이라며 “‘2015 개정 교육과정: 과학’의 학습 요소로 ‘동일과정설이 제시돼 있음에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처럼 ‘동일 과정의 법칙 또는 원리’라는 부적절한 용어를 단정적으로 기술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설명했다.

또 “동일과정설은 세계적으로 학계에서 통설로 인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교과서에서는 계속 잘못 기술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적절한 용어와 내용 및 기술 방식은 학생들에게 과학적 진실에 접근할 수 없게 하고, 과학적 사고를 저해할 뿐 아니라 도전 정신을 가로막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진추 측은 “따라서 동일 과정설의 용어와 오류로 판명된 내용을 수정하고 단정적 기술 방식을 지양함과 동시에, 학생들의 창의적·통합적 사고를 키울 수 있도록 격변설(激變說)이나 신(新) 격변설에 대한 내용도 함께 기술해 주기를 청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지구과학 Ⅰ> 교과서 내 ‘동일과정설’ 내용을 가능한 한 삭제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청원서에 제시된 내용을 바탕으로 수정·보완을 요구한다”며 다음 다섯 가지 학문적 이유를 추가로 설명했다.

▲카자흐스탄의 차린 협곡(Charyn Canyon)의 암석층. ⓒ위키피디아

▲카자흐스탄의 차린 협곡(Charyn Canyon)의 암석층. ⓒ위키피디아

첫째로 동일과정설은 제임스 허턴(James Hutton, 1726-1797)이 조금 더 폭넓게 주장한 이후 라이엘 등을 통해 다양한 개념으로 바뀌었으나, 현행 교과서들이 기술하고 있는 내용은 이미 오류로 판명된 것이 대부분이다.

둘째로 동일과정설은 ‘후건 긍정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내 학습 요소에서 ‘동일과정설’로 제시했음에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인 듯 ‘법칙’이라는 용어로 대부분 교과서에서 오용하고 있다.

셋째로 동일과정설은 이미 오늘날 관찰할 수 있는 지역적인 지질 현상만으로는 설명되지 않거나, 전 지구적 지질 기록과 매우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형성된 것으로 해석되는 수많은 지질학적 증거들로 말미암아 그 문제점과 한계성이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다. 그럼에도 그 문제점들에 대해 현행 교과서들은 기술하고 있지 않다.

넷째로 2015 개정 교육과정 내 학습 요소로 ‘격변설’이 제시돼 있다. 그리고 국내외 지구과학계를 비롯한 여러 학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동일과정설의 한계성과 문제점으로 말미암아 지구 역사에 대해 통합적 관점으로 제기된 격변설이나 신격변설에 대해, 현행 교과서에서는 전혀 소개하고 있지 않다.

다섯째로, 현행 교과서들은 오늘날 형성되고 있지 않거나 전 지구적 규모와 양상으로 나타나는 지질 기록에 대해 기술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지질 기록에 대해 서로 다른 가설들(동일 과정설 대 (신)격변설)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비교한다면,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 함양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근거로, 교진추 측은 “구속 조건의 수보다 변수가 훨씬 더 많은 영역에서는 어떤 패러다임 또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그러므로 고신뢰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과 ‘패러다임이나 모델 등에 따른 해석’의 차이, 그리고 기원 및 역사 과학 영역에 대한 ‘자연주의적 철학’도 구분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폐쇄적인 과학적 관점이나 자연주의적 철학을 넘어 통합적으로 관찰 사실들을 볼 수 있도록 시정할 때,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 함양에 커다란 도움이 되리라는 것.

▲교진추 과거 심포지엄 모습. ⓒ크투 DB

▲교진추 과거 심포지엄 모습. ⓒ크투 DB

이들은 “과학 기술 발전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저신뢰 과학 영역’인 진화론과 동일과정설 등 교과서 속에 ‘가설’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실정”이라며 “가설임에도 마치 증명된 법칙처럼 기술하는 교과서에 대한 심각한 문제 인식을 가지고, 2011년 이후 교육부와 기존 학계에 지속적으로 청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과학교육의 목적은 과학 지식의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지식 역량의 증진과 합리적·창의적·융합적 사고력 배양 및 과학적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는데 있다”며 “따라서 교과서는 그 목적에 부합하도록 기술되어야 함이 마땅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더불어 “이 땅의 미래를 펼쳐나갈 학생들에게 이러한 교과서 개정을 통해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교과서의 저신뢰 과학 영역의 내용을 마치 검증된 과학적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오류를 학문적 논의를 통해 계속해서 시정되도록 청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교진추는 이번 제12차 청원에 이어, 교과서에 기술되어 있는 ‘지사학의 법칙(이것도 마찬가지로 법칙이라고 불릴 수 없음)’ 중 진화론에 바탕을 둔 ‘동물군 또는 생물군 천이설’에 대한 청원도 준비 중이다.

이들은 “마치 고신뢰 과학적이고 불변의 사실처럼 학생들에게 주입되고 있는 기원 또는 역사 과학과 관련된 기술 내용의 문제점과 한계성을 드러내고, 이 땅의 교과서가 바르게 바뀌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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