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상과 예배의 소중함을 배우다
불신 세상 관점에서는 ‘잃어버린 1년’
신자의 시선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값진 1년 고백하는 것이 신자의 태도
2020년이 시작되었다는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우리는 예기치 못한 일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1월 중순부터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우리를 괴롭힌 것입니다.
몇 주만 버티면 해결될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2월 말 극심해지다가 다시 사그러들더니 5월 초 다시 심해졌고, 잠잠해질 듯 하더니 11월 말에 다시 심해져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해를 보람차게 보내고자 했던 우리의 수많은 다짐들은 코로나19라는 0.1μm(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자그마한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허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재택근무를 해야 했고, 사업장의 문을 닫아야 했고, 학교수업은 온라인으로 대신해야 했습니다.
올림픽이 연기되고, 초강대국인 미국조차 속수무책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심지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예배조차 각 가정에서 드리는 기간이 많았습니다. 그야말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팬데믹’이었습니다.
이처럼 지난 2020년은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모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2020년을 가리켜 세상 사람들은 ‘잃어버린 1년’이라고도 말합니다.
불신 세상의 관점에서는 ‘잃어버린 1년’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신자의 시선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2020년 한 해 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이 자연 앞에서, 하나님의 거대한 섭리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 기회였습니다.
인류 역사상 초고도의 문명 발전을 이룩한 시대지만, 하루에도 급속도로 변해가는 시대이지만, 인류는 결국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더더욱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배웠습니다.
우리에게는 이 세상에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이 있음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세상은 고통을 너무 쉽게 인과응보론으로 해석하려 합니다. 우리 역시 그런 실수를 자주 범했습니다. 우리는 타인이 고통당할 때 너무 쉽게 죄를 이야기했고, 하나님의 뜻을 쉽게 단정지으려 했습니다.
2020년 한 해 우리가 당한 고통을 통해, 우리는 지난날 우리가 많은 잘못을 범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분명 까닭을 알 수 없는 고통이 있고, 그렇기에 인생과 고통이 신비이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더더욱 구할 수밖에 없음을 배웠습니다.
우리는 고통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붙잡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 정도의 고통에도 금방 쓰러진다면 믿음의 선배들이 경험했던 수많은 고통이 우리에게 닥친다면 쉽게 넘어질텐데, 이번에 경험한 고통을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더더욱 하나님을 붙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우리는 일상의 소중함을 배웠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떠들고, 사랑하는 지인들과 만나 식사하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를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모여 예배하고 교제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 일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예배로 인해 가정예배의 회복을 경험하는 기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더 많은 배움이 있는 한 해였겠지요. 그러니 2020년은 결코 잃어버린 1년이 아닙니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큰 어려운 시간,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2020년, 결코 반복되지 말아야 할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우리 모두에게 갚진 한 해였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태도를 갖는 것이 신자의 바른 자세입니다.
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담임)
『특강 예배모범』(흑곰북스)
『설교, 어떻게 들을 것인가?』(좋은씨앗)
외 다수 기독서적 저자
유튜브 채널 ‘기독교의 모든 것(https://www.youtube.com/christ00)’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