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안산 Y교회에서 공개된 ‘영맥, 물맥’? 교회에 이런 단어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피해자가 된 아이들. ⓒSBS
▲피해자가 된 아이들. ⓒSBS

‘교회가 아니라 범죄집단’이라는 말도 아깝다는 평가를 받은 안산 Y교회의 추악한 실상이 SBS 그것이 알고싶다 ‘천국이란 이름의 인간농장’ 프로그램에서 폭로됐다.

이 Y교회 오 목사로 알려진 인물은 기하성 총회에서 20년 전 제명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교회는 최근까지 순복음 간판을 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년 전 당시 기하성 총회는 오 씨가 기하성 총회 신학과 신앙에 반하는 ‘사이비 교리’를 전파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제명 조치했다. 따라서 2000년 이후 오 씨는 기하성 순복음 교회 소속도, 목사도 아니다.

20-30대 젊은이들이 대부분 10대부터 피해를 당했다. 특히 Y교회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타깃으로 삼는 파렴치함을 보였다.

안산 사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리펜트헤븐이라고도 불리는 Y교회 피해자들의 증언은 끔찍했다. 한 피해자는 “그냥 참고 지내려다 교회 사람들이 모두 저와 같은 일을 당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많은 아이들이 너무 많은 피해를 봤기 때문에 늦었지만 제보에 나섰다”고 했다.

오 씨는 13세 때 음란죄 상담을 한다며 데려가 자신 앞에서 포르노 배우처럼 행동할 것을 강요하는 등 직접적 성폭행만큼이나 잔혹했던 성 착취를 자행했다. 알몸으로 개처럼 기어 다니며 그를 사랑한다고 고백해야 했고, 모녀 간에 유사성행위를 시키기도 했다. 거부하면 할 때까지 시켰다.

피해자들은 “네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하고 말하게 했다. 하고 싶다고 말하라고 하고, 자신은 영상을 찍었다”며 “n번방보다 심한 행위를 20년 이상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오 씨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오래 전부터 건강이 나쁜 상태로, 치아도 좋지 않아 자신의 치아가 없으니 교회 사람들도 이빨을 없게 만들겠다며 앞니 4개를 뽑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 방송 장면. ⓒSBS
▲피해자 방송 장면. ⓒSBS

피해자들은 “방송에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한 행위가 많았지만, 어렸기에 범죄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들 대부분은 초등학교 시절 부모 손에 이끌려 교회에 왔거나, 10대 시절 공부방을 통해 그곳을 접한 뒤 청춘을 저당잡혀 빠져나가지 못했다.

특히 ‘영맥’, ‘물맥’이라는 단어가 관심을 모았다. ‘영맥’이란 영적으로 맥을 잇는다는 정도의 뜻으로, 오 씨의 시중을 들며 영적인 에너지를 돕는 신도를 의미한다. 학교 등을 포기하고 해당 집단에 들어가 오 씨 옆에서 훈련을 받는 사람들을 이르는 그들만의 용어다.

오 씨 등이 학부모에게 약속한 것은 교육이었지만, 실제로 한 것은 허드렛일이었다. 오 씨 집에서 걸레질을 하루에 수십 번씩 했고, 겨울에는 김장을 1천 포기씩 담갔다고 한다.

오 씨 부부는 가사 노동 외에 돈벌이 노동도 시켰다. 마스크팩 접기 쇼핑백 접기 스타킹 접기 등의 부업이다.

피해자들은 “오 씨가 거동이 불편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줘야 했다”며 “학교를 그만두면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시켜준다고 했는데, 말뿐이었다. 초등학교도 못 나와서 맞춤법 틀리는 게 제일 창피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이 ‘영맥’들은 구타를 당하거나 과천 E교회처럼 서로를 구타하기도 했다. 심지어 서로의 얼굴에 똥을 묻히기도 했다. 제보자들은 “이렇게 그냥 묻혀 버리면 정말 죽을 것 같다. 마지막 희망”이라며 “그 동안 제기된 의혹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진짜 딱 한 마디, 생지옥이다”고 폭로했다.

‘영맥’ 외에 오 씨의 사업 수단은 ‘물맥’이었다. 물질적인 맥을 잇는다는 정도의 뜻으로 보인다. ‘물맥’이 된 청년들은 안산 전 지역에서 과외와 공부방 등을 통해 오 씨에게 많은 돈을 상납하고 있었다. 안산 시내에서 그룹과외와 공부방, 학원 등 취재진들이 확인한 곳만 13곳이었다.

그들은 몇 년간 잠도 거의 못 자고 극한 노동에 시달리며 신용불량에 대출까지 하면서 헌금을 냈지만, 오 씨 일당은 외제차 수십 대와 명품 시계와 액세서리 수백 개를 소유하고 있었다. 오 씨 소유의 집 5채 시가는 40억여원에 달했다.

20대 ‘물맥’들은 오 씨 부인이 주관한 ‘황금모임’에서 바친 액수를 말해야 하는데, 이는 목표를 채우지 못한 이들을 망신주기 위한 것이었다. ‘영맥’들처럼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이들끼리 서로 폭행하고, 심지어 대변을 계속 참게 하거나 개똥을 얼굴에 바르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그곳을 빠져나갈 수 없었던 이유는 돈 문제보다 더 추악한 일 때문이다. 화목했던 한 가정을 풍비박산으로 만든 것으로, 그들끼리 결혼을 시키고 애를 낳게 해 ‘볼모’로 삼는 것이었다.

짝짓기를 시키듯 집단 결혼을 시키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서 잠자리까지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했다. 그러나 정작 결혼 후 부부를 서로 만나지도 못하게 하고, 아이는 오 씨 부인이 데려갔다. 이후에도 배란일에 맞춰 성관계를 시켜 아이를 강제로 낳게 하고, 성관계 유무를 문자로 보고하게 했다. ‘볼모’였던 것이다.

제작진은 “한 시사 프로그램이 오 씨를 고발했지만 이렇게 방송을 하게 된 것은, 점점 드러나는 엽기적 행각과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접하니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범죄 행위로 의심됐기 때문”이라며 “피해자들이 호소한 성 착취 내용은 너무 잔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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