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목사, 과거 ‘교육’ 관련 대담에서 했던 자녀교육 이야기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싱어게인 30호 가수 화제 되면서 ‘재평가’

▲지난 2014년 초 만난 이재철 목사. ⓒ크투 DB

▲지난 2014년 초 만난 이재철 목사. ⓒ크투 DB

싱어게인 30호 가수 이승윤 씨가 화제를 모으면서 부친인 이재철 목사(100주년기념교회 전 담임)가 ‘소환’되고 있는 가운데, 이 목사의 교육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철 목사는 11년 전인 지난 2010년 5월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석학 이어령 교수와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교육’을 주제로 대담을 나눈 적이 있다. 그 내용 중 이재철 목사 부분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크리스천 부모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녀 교육에 임해야 하겠습니까.

“우리나라 교육과 밀접한 이야기가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입니다. 이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제가 학교 다닐 때 초등학교 교과서에 있었어요. 아마 지금도 교과서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학부모가 되신 분들은 거의 다 어릴 때 학교에서 맹모삼천지교에 대해 배우셨죠.

내용은 아시다시피 이런 거죠. 맹자 어머니가 맹자를 낳고 공동묘지 옆으로 이사를 갔는데, 장의사 흉내를 내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시장 옆으로 갔는데 장사하는 사람 흉내를 내서 이것도 안 되겠다. 그래서 이사간 곳이 서당 옆이었죠. 서당 옆으로 갔더니 공부하는 사람 되었다. 그래서 맹자 어머니는 이사 잘 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모가 되었습니다.

만약 맹모의 교육지침을 따른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모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자녀가 무엇을 받으려 하느냐와 상관없이 부모가 일방적으로 줘야 합니다. 그러니 여러 과열 현상이 벌어지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상관할 필요가 없겠지요.

맹모삼천지교의 새로운 접근

그런데 우리가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보면, 맹자 어머니가 과연 지혜로운 어머니인가. 지혜로운 어머니라면 처음부터 공동묘지 옆에 가면 안 되지요. 지혜로운 어머니라면 시장 옆으로도 안 가야죠. 그 어머니는 지혜로운 어머니가 아니라 사실 생각없이 임기응변으로 살아가는 어머니입니다.

그래서 맹모삼천지교에 대해 본질적으로 다른 해석이 있습니다. 저는 그 해석에 100% 동감합니다. 맹자 어머니가 일부러 자기 아이를 공동묘지 옆으로 데리고 가서 살았다. 거기서 몇 년 살면서 아이에게 죽음을 가르쳤다. 죽음을 배우지 않고 뭘 배워도 의미가 없다는 거죠. 그 다음에 맹모가 아이를 데리고 일부러 시장 옆으로 갔다. 인간의 생존 현장을 모르고는 배우는 것이 다 추상적인 논리로 끝난다. 그래서 죽음을 알게 하고, 생존 현장을 알게 해 주고, 그 다음에 학교에 가서 무엇을 왜 배워야 하는지 알게 한 것입니다. 그런 어머니가 지혜로운 어머니겠죠.

기존의 해석 논리를 따른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 환경을 줄까가 중요해지는데, 본질적으로 보면 왜 교육받아야 하는가, 왜 받아야 하는가. ‘왜’ 가 중요해집니다.

무릇 그리스도인 학부모라면 내 자식에게 왜 공부하게 하겠는가, 내 자식으로 하여금 왜 배우게 하겠는가. ‘왜’를 먼저 생각하는 부모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공부해야 되는가. 두말 할 것도 없이 사람이 되기 위해서죠. 하나님께서는 부모 자식 선생 학생을 창조하신 게 아니라 ‘사람’을 만드셨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죄를 짓고 죄성을 가짐으로 말미암아 사람됨이 상실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자식을 인간다운 인간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적어도 그리스도인 부모라면 이 목적에서 중요한 신앙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고, 그 부분에서 분명하게 매듭이 지어진다면 그리스도인 부모로써 우리 교육제도 속에서도 얼마든지 용기있게 자식을 교육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령 선생님이 서울대 이야기를 하셨는데, 시험이 꼭 필요합니까? 핀란드는 16세까지 시험 없어도 교육경쟁력 1위인데요.

“서울대를 졸업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건 현실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서울대학이 제일 좋은 학교이고 서울대학교 나오면 사회적으로 안정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난번에 삶에 대해서 우리가 이야기할 때도 성공을 성공이라고 할 때 어떤 길에서의 성공이냐. 황제의 길이냐, 예수의 길이냐? 그리스도인이 여기에 대한 분별이 없으면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평생 헤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성공이라고 말할 때 황제의 길에서 성공인가, 예수의 길에서 성공인가. 이 부분이 늘 명확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서울대학교 출신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은 참 큰데 우리가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한국에서 대재벌 그룹은 차치하고 대기업들 중에서 서울대학교 출신들이 창업한 기업이 몇 개나 되는가. 아주 극소수지요. 개척정신, 인생의 도전정신, 모험정신, 이런 데서는 서울대 출신의 성공 확률이 얼마 안 된다고 볼 수 있지요.

또 2차대전이 끝나고 1948년 우리나라가 정부 수립을 한 뒤 과도기 때 윤보선 대통령, 최규하 대통령을 제외하면 제 기억으로 현재 이명박 대통령까지 8분의 권력을 행사한 대통령이 계셨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 8분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6·25 전쟁 와중에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신 김영삼 대통령 한 분 뿐입니다. 서울대학교를 나온다 할지라도 사회를 이끄는 리더십을 갖는 것은 아니다.

더더욱 아까 말씀드렸듯 크리스천에게 있어서 참된 교육의 목적이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게 함으로써 행복을 누리게 하는 것이라면, 서울대를 나온다고 해서 그 삶이 정말 행복한가? 아닐거란 말이죠. 서울대에 나오면 성공 확률이 높다는 세속적인 기준으로 그리스도인마저 함께 생각하는 것은 조금 분리해야 하지 않겠는가 합니다.

교육 천국 핀란드의 명암(明暗)

두 번째로 핀란드 교육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저도 스위스에 있을 때 핀란드에 한 열흘 가서 핀란드를 제 눈으로 직접 봤습니다. 핀란드는 실제로 우리나라 교육 과정에서 중3 졸업할 때까지 시험을 치지 않고 성적표도 없습니다.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사립학교도 없는 상황에서 교육을 배우니 교육 천국입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애들을 방관하지 않습니다. 그 나라에서는 유치원에 입학하면서부터 예능, 체능은 말할 것도 없고 언어, 도덕, 윤리, 자연 환경까지 가르칩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한명씩 면밀하게 분석하고 관찰합니다.

그래서 이 학생은 무엇을 잘 하고 이 학생은 어떤 적성이 있고 어떤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평가서를 써서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그대로 그 정보가 넘어갑니다. 그러면 초등학교 선생님은 유치원에서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한명씩 체크하지요. 그리고 중3 과정이 끝나면 고등학교로 진학하는데 핀란드에서 고등학교 진학률은 55%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상업학교나 적성에 맞는 대로 선생님들이 배치합니다.

왜냐하면 그 나라의 교육 목적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있게 살기 위해 필요한 지성과 인성을 배양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바른 사람이 되고 사회인으로 살아가는데 굳이 학교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안 거치게 합니다. 다 대학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우리나라는 3년으로 고정돼 있지만 그 나라는 2-4년으로 개인마다 틀립니다. 선생님이 다 결정해 줍니다. 그리고 대학교를 들어가는데 작년 대학교 진학률이 57%입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55%만 가고, 그 중 57%만 가니까 33%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면 대학생 때부터 정부가 생활비를 지급합니다. 등록금이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독일이나 영국으로 유학 가면 그 학생들에게도 생활비를 송금합니다. 한 마디로 천국이죠. 교육 천국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런 사회가 저절로 되지 않았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핀란드는 한때 전 국민의 100%가 그리스도인이었던 대표적인 개신교 국가였습니다. 바로 우리 자식들에게 사람됨을 가르치는 참된 교육, 그리스도인들이 모여서 우리 자식을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들자 하면 영성 교육까지 포함돼 있었죠. 하나님을 모르고는 사람이 될 수 없으니까.

환경은 우리가 무조건 만들어 주고 그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돈은 얼마가 되든 우리 각자가 부담하자. 그래서 소득이 많은 사람은 최고 80%까지 세금을 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크리스천 1천만명이 세금 80%를 내더라도 세상을 이렇게 한번 바꾸자고 하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부 이기적인 생각에 그리스도인들마저 사로잡혀 있고 세속적인 가치관으로만 사람들을 키우려고 하니까 해소될 수 없죠.

▲jtbc <싱어게인>에서 ‘30호’ 가수 이승윤 씨가 노래에 앞서 “경계에 서 있는 가수들에 앞서 주단을 깔아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jtbc

▲jtbc <싱어게인>에서 ‘30호’ 가수 이승윤 씨가 노래에 앞서 “경계에 서 있는 가수들에 앞서 주단을 깔아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jtbc

핀란드를 천국으로 생각하고, 교육에 관한 한 천국임은 틀림없는데,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 나라 백성들 100%가 크리스천이었을 때 서로 합의해서 신앙으로 그런 나라를 만들고 지금도 그런 나라의 외형은 견지돼 있는데 그들이 신앙을 다 잃어버렸습니다. 신앙생활을 하지 않습니다.

태어나면 그저 세례 받고 결혼식 때, 장례식 때만 가는 형식적인 크리스천이 돼 버렸습니다. 지금 핀란드는 전 국민의 50%가 1인 가정입니다. 핀란드는 호수가 18만여개 있는데 다들 호수마다 떨어져서 왕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조울증에 시달립니다. 그러니 알콜 중독이 많죠. 그런 교육 천국에서 최고의 교육을 시켰는데, 결과가 사람들이 모여서 오손도손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행복하게 살지 못한다.

그럼 우리 생각해 봐야 할 부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핀란드 교육을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그리스도인들이 결심하고 추구해야 할 바를 핀란드에서 배울 수 있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핀란드는 그리스도인들이 교육 천국을 만들긴 했는데 그 교육 천국에서 영성을 잃어버릴 때 그들이 전혀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한다는 반면교사(反面敎師)인 동시에 전면교사입니다.

서울대 출신 아니어도 뭘 하든 불이익 받은 적 없었다

마지막으로 그러면 입시제도 문제를 어떻게 탈피할 수 있겠는가. 저는 그리스도인 부모들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까 선생님께서 창의적인 삶, 창의력 말씀하셨는데, 똑같은 말이지만 평소에 독창적인 삶이라고 표현합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모두 독창적으로 창조하셨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화가도 상상력으로는 10명 이상의 얼굴을 그리지 못합니다. 반드시 모델이 있어야 합니다. 독창력의 한계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60억 인구를 모두 독창적으로 만드셨습니다. 그 독창력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리고 직선 위에 줄을 세워서 1등, 2등 하지 않습니다. 원 위에 서게 해서 동등한 위치에서 키우십니다. 내가 독창적인 방향으로 나의 삶을 살면 같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더라도 오늘날과 같은 입시제도 하에서 성적의 노예로 내 자식을 열등감을 갖게 하지 않는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다윗이라고 하는 소년이 골리앗과 맞설 때 사울이 갑옷을 입혀주고 투구도 씌워주고 칼도 줬습니다. 마일 다윗이 이것을 차고 왕의 흉내를 내려고 했으면 단칼에 죽고 말았을 것입니다. 입고 보니 내 것이 아니에요. 그래서 벗었습니다.

베들레헴 양치기답게 독창적인 자기만의 방법, 양을 치면서 맹수를 물리칠 때 쓰던 물맷돌 하나로 물리치는 거거든요. 독창적인 삶을 살면 얼마든지 학력 중심의 풍토에서 자유함을 얻을 수 있다.

김종찬 선생님하고 저는 서울대 출신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실제로 외국어대 불어과 나왔는데 제가 사회생활 할 때, 사업을 할 때, 출판을 시작해서 경영할 때, 한 번도 서울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제게 불이익을 준적도 없고, 그것 자체로 어떤 경쟁에서 낙오된 적도 없었다. 오히려 항상 제 동기들보다 어떤 면에서는 한 발 더 앞서 갔습니다.

그 이유가 제 어머니께서 저에게 저만이 살 수 있는 인생을 살지 않으면 평생 남 따라다니다 인생 못 산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제 삶을 살게 하시고 제 눈을 열어주신 덕분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 부모들이 이 세상이 다 간다고 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 자식에게 주신 독창적인 삶을 살도록 도와준다면 똑같은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자식들을 밝고 건강하게 키우지 시험의 노예로 자식들을 병들게 하는 일에서 탈피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 붕괴에 대해 목사님은 하실 말씀이 없으신지요.

“처음 말씀드렸듯 학부모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은 수요가 공급을 결정합니다. 학부모들이 관련 입시제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지금의 제도는 바뀌지 않겠죠.

크리스천 부모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두 번째는 학교 교사이라고 하셨는데 믿는 분이시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들고 아프리카 가서 선교하지 않지 않습니까. 늘 강조하지만 한 방향으로 가면 지구는 둥그니까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옵니다. 일반 교사라면 모르지만, 크리스천 교사라면 자기 학교가 선교지라 생각해야죠.

거기서 이렇게 공교육이 무너졌다고 생각되시면, 그리스도인으로서 무엇을 줄지 고민하셔야죠. 제가 감명깊게 봤던 영화 중에 <죽은 시인의 사회>가 있습니다. 그 선생님은 다르잖아요. 아이들에게 인간성을 주고, 뒤에서 불이익 당하면서도 인격적으로 길러냅니다.

크리스천 부모는 부모대로 새로운 인식을 갖고, 교사들은 교사들대로 직업이 아니라 소명인으로서 교육장을 선교지로 삼는다면 소망이 있다고 봅니다.”

-부모에 관하여 성경은 어떻게 지혜를 주고 있나요.

“지난 시간에 부부는 서로 0순위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녀들이 성년이 돼서, 이를테면 대학에 입학해서 자기 의지로 유학할 수 있죠. 그런데 기러기 아빠는 성년 부모가 아니라 미성년자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부부 지간이 서로 0순위여야 하는데 자녀가 0순위가 된 경우죠. 그렇게 성경적인 부부를 깨어가면서 자녀를 교육시키는 것은 비인격체로 보고 인성교육을 포기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귀한 자녀를 우리에게 맡기시고 사람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 하는 인간다운 인간이 되게 해 달라고 맡기셨는데, 과연 인성교육을 포기하고 하나님 앞에 떳떳한 부모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기러기 부모 문제가 심각해서, 서울에서 저에게 상담해 주시는 분들한테는 절대 하지 말라고 말씀드립니다. 해외에서는 부인들에게 들어가라고 얘기합니다. 그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해외로 가면 어디든 기러기 엄마가 교육하는 현장을 주의깊게 봅니다. 무엇을 착각하는가 하면 자식에게는 Input 하는 대로 Output이 된다고 생각하죠.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화분도 뿌리를 내려야 옮겨도 살아남지 저 화분으로 뿌리내리지 않고 옮겨지면 살아남지 못하죠. 기러기 부모들이 실패한 경우를 수없이 봤습니다. 정말 그리스도인이라면 달라야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참고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둘째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영국에 한달 동안 캠프를 갔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그 학교 선생님들이 이 아이를 눈여겨 보셨습니다. 1년간 장학금을 주고 데리고 공부를 시켜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보낼 때 아빠 엄마와 아이가 굳게 약속했습니다. ‘1년 지난 뒤에 반드시 돌아오라. 가서 영국에 눌러앉아 있겠다면 가지 마라.’ 우리의 철학은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부모 밑에서 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교육이 없습니다.

약속하고 갔는데 1년 뒤 선생님들이 전화가 왔습니다. 여기서 계속 공부하면 옥스퍼드로 쉽게 갈 수 있으니 교육시키자고 했습니다. 교장선생님께 감사하지만 사양하겠다고 했습니다. 둘째 아이는 내심 바랐을 수도 있겠지만, 약속한 대로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들어와 줘서 감사했어요.

제 믿음은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부모 밑에서 정상적인 사랑을 받고 인격과 인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나야 한다. 비록 고등학교 때 옥스퍼드 쉽게 갈 길을 하나님의 법대로 살기 위해 포기했다 할지라도, 그 공부가 만약 뜻이라면 하나님께서 이루시리라 믿습니다.

자식을 교육시키는 때도,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교육만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배제합니다. 이런 믿음일 수 없지 않겠는가. 하나님 믿는다는 것은 내 삶의 어느 부분에서만 역사하심을 믿는 게 아니라 내 삶의 모든 부분에서 주관자 되시고 가정의 주관자, 자식의 주관자 되심을 믿는 것인데…. 그것을 믿는다면 부부가 떨어져서 어린 아이를 교육시킨다 해도 결과적으로는 거기서 세속적으로 성공할 퍼센트는 몇몇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도박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0년 이어령 교수와 대담중인 이재철 목사(단상 오른쪽). ⓒ크투 DB

▲지난 2010년 이어령 교수와 대담중인 이재철 목사(단상 오른쪽). ⓒ크투 DB

-유대인 교육과 기독교인 교육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기독교 교육은 지금 교회 교육을 말씀하시겠죠. 유대인 교육은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그들에게는 교육이 신앙 교육, 믿음 교육, 그 다음에 어떤 삶의 지혜에 대한 교육, 그들의 역사와 국가 공동체에 대한 교육이 다 합쳐져서 분리가 안 되지요.

유대인들은 구약 성경만 있습니다. 신명기 6장 4절에 잘 나와있죠. 유대인들은 오래 전부터 이마에도 매고 문설주나 소매에 달아 놓았습니다. 무엇을 결정할 때 이것들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인가? 집안에 들어갈 때 나올 때, 하나님 믿는 사람인가? 이러면서 자녀들 교육 시켰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만, 지금도 보수적인 유대인들은 붙여놓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철저하게 유대 구약성경 율법에 따라 자식들 키웁니다.

그런데 그 성경 교육이 역사 교육입니다. 역사 교육은 유대 민족공동체를 잇게 하는 것이죠. 제가 어떤 분에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미국에서 태어난 유대인 어린아이들 중에서 난생 처음으로 유대를 방문하는 아이들을 탐방단에서 랍비가 만났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들어갈 때 그 비행기가 이스라엘 국적기였는데, 비행기가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 들어갔습니다. 이러니까 그 랍비가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아이들이 전부 다 가방에서 유대인들은 상징하는 모자를 쓰고 예루살렘 향한 창문 쪽으로 앉아서 기도를 드리더라고요. 그야말로 신앙교육, 역사교육, 공동체교육이 다 연결된 것이죠.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독창성을 정말 중시합니다. 아까 선생님께서도 에디슨 어머니 말씀하셨지만 스필버그가 유대인인데 어릴 때 온갖 동물들을 다 잡아왔습니다. 우리나라 어머니였으면 다 혼냈겠죠. 그런데 그 어머니는 그 곤충들 동물들을 다 아이 등에 넣어주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독창성이 그대로 옮겨졌죠.

땅덩이도 우리나라 절반 밖에 안 되지만 주위 1억 5천만명 있는 아랍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이들이 국가 공동체 의식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기독교 교육이 갖고 있는 맹점은 이 부분을 결여하고 있는 거죠. 아이들에게 정말 신앙이 뭔지, 본질적으로 깨워주지 못하는 종교적 형식만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 하나님 가장 사랑하지만, 다음으로 돈, 가족을 사랑해서야

두 번째로 개신교 교육은 우리나라 역사와 무관하게 사는 것을 뜻하는 것처럼 돼 있습니다. 이 나라 역사가 어떤 맥을 이어왔는지 생각지 않죠. 가톨릭은 성당도 전통적인 양식으로 많이 짓는데 개신교는 다 서양식으로 하고 이것이 신령한 것처럼 돼 있죠.

한국 개신교인들이 지금 가장 중시하는 것은 서구 신학자들이 쓴 내용이지만, 첫째 하나님 사랑하는 신앙심 이것은 우리가 세계 최고죠. 그런데 이 신앙심으로 두 번째 사랑하는 것이 돈, 세 번째가 가족입니다.

오늘날 대한민국 개신교 교인들이 가족의 범주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죠. 내 자식이 잘 되는 일이 있으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법 질서 같은 것도 얼마든 무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이 나라에 위기가 왔을 때 젊은이들 중 몇 퍼센트가 우리 조상들이 지켜서 물려준 이 나라를 지킬 정도의 역사의식과 국가 공동체 의식이 있겠습니까. 많은 것 생각하게 합니다.

이번에도 천안함 사건 있었고 우리가 앞으로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일본을 떼어서 갈 수 없는 한 강대국들 틈에 끼여 살아갈 수밖에 없는데, 학벌이나 이런 문제에서 그리스도인답게 큰 것을 생각하면서 자녀들에게도 정말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게 하신 뜻을 분별할 수 있는 큰 그리스도인 자녀로 키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개개인 그리스도인 부모들이 각성하는 한 언제나 소망이 있다고 봅니다. 인간은 늘 허물이 있지만 그것을 바로 세우기 위한 통로가 되겠다고 자기 삶을 던지는 성도가 있는 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통해 우리를 새롭게 하시기 때문입니다(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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