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J열방센터 체류하던 선교사들, 거처 잃고 방황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시설 폐쇄 조치로 숙소도 폐쇄당해

▲상주 BTJ열방센터 시설 폐쇄를 알리는 문서가 센터 앞에 붙어있는 모습. ⓒ크투 DB

▲상주 BTJ열방센터 시설 폐쇄를 알리는 문서가 센터 앞에 붙어있는 모습. ⓒ크투 DB

지난 1월 7일 상주 BTJ열방센터 시설 폐쇄 이후 안식년 또는 코로나19로 일시 귀국해 거주하던 선교사와 가족들의 생활 터전 마련이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BTJ열방센터에는 안식년으로 들어온 선교사들의 임시 숙소가 한편에 마련돼 있었다. 시설 폐쇄로 내쫓긴 선교사와 가족들은 추운 겨울 거처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한다.

BTJ열방센터를 관리하는 인터콥선교회 한 관계자는 “선교사들은 오랜 기간 해외에서 몸을 돌보지 못한 채 복음을 전할 뿐 아니라 제3세계 지역에서 교육, IT, 한국 문화 등을 보급하면서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의 현지인들을 섬기고 있다”며 “그들은 복음을 전하는 것뿐 아니라 제3세계 지역에서 한국의 우수성을 알리며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장기간 해외 거주 중 잠시 본국에 들어와 열방센터에 묵으며 지친 건강을 돌보고 재충전하고 있었다”며 “갑작스런 상황으로 선교사들이 갈 곳 없는 신세가 되어 이곳저곳을 다니며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더욱이 선교사들은 오랜 기간 한국을 알지 못하는 제3세계에서 일종의 외교관 역할을 감당하면서 한국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한국인으로 긍지를 가지고 살아왔다”며 “그런 그들이 안식처를 갑자기 폐쇄당하자, 오랜만에 돌아온 본국에 대한 실망과 안타까움이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선교사 자녀들은 한국이 아닌 문화권에서 자랐기에 한국과 현지 문화가 뒤섞여 있다. 이들에게 일시 본국 체류 기간은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그러나 갑지가 닥친 상황으로 거처가 불명확해져 많은 혼란과 함께 모국에 서운한 마음을 표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이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한국 교육과정을 경험하고 친구들과 교제하면서 뿌리를 되새기는 시간을 기대했는데, 거처가 없어지면서 등교도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친구들과 갑자기 헤어진 뒤 상실감과 함께, 개학을 앞두고 다시 새로운 학교에 정착해야 하는 부담까지 생겨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BTJ열방센터 방문자들 중 미검사자는 3%로 낮아지는 등 거의 모든 검사가 완료된 상황이기에, BTJ열방센터에 대한 시설 폐쇄가 신속히 해제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다시 힘을 얻어 복음을 전하러 가는 선교사들과 우리 자녀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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