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나에게 어른이었다. 나이만 먹은 어른이 아니라 성품이 옹골차서 말보다는 삶으로 더 큰 말씀을 남겨주신 어른.
아빠는 말수가 적었다. 그래서 때로는 고구마, 그것도 목 메이는 밤고구마 한 바가지 먹은 것 같기도 했다.
남 이야기 앞이나 뒤에서 하는 걸 들어본 적 없이 묵묵하신 건 최고에, 안팎으로 바지런히 딸래미를 뒷바라지 해주시던 아빠.
그 때나 지금이나 철이 없는 딸래미를 아빠는 잠잠히 하늘에서 바라봐 주고 계시겠지.
시간이 갈수록 그립고 생각나고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마음에 꽃 한 송이를 품고 사는 것 같다.
이혜리 작가
이름처럼 은혜롭고 이로운 사람이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삶의 단상들을 글로 담아내는 작가. 어릴 때는 순수함을 잃을까 나이 드는 게 싫었는데, 그 덕분인지 지금도 말랑한 생각은 가득하고 하늘 보며 신나게 웃고 잔디에 풀썩 누울 줄 안다.
작가의 한 마디를 들어봅시다.
“자연과 사물, 사람과 교감하며 모험하고 경험하는 일들을 당신에게 전하는 가슴 따듯한 손편지 같은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