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랴 8장 16-17절, 나훔 1장 5-6절 등 적혀 있어
AD 130년대 반란 당시 동굴에 숨긴 것으로 추정
기존 마소라 본문들과 많은 차지 있는 다른 버전
보관함과 동전, 6천년 전 미라 등도 함께 발견돼
이스라엘에서 1,900여년 전 성경 사본 조각이 발견됐다.
이스라엘 외교부(Israel Ministry of Foreign Affairs)는 예루살렘 인근 동굴에서 성경 사본 조각 등을 찾아냈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스라엘 고대유물 관리국(Israel Antiquities Authority, IAA)에 따르면, 해당 두루마리 조각은 예루살렘 남부 ‘유대 광야(Desert of Judea)’ 동굴에서 발굴됐다.
성경 두루마리가 마지막으로 발견된지 60여년만에 새롭게 발굴된 20여개의 양피지 조각에는 헬라어로 구약 스가랴 8장 16-17절과 나훔 1장 5-6절 등 소선지서 일부가 적혀 있었다.
IAA는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 결과 이 사본들이 1,9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IAA 발굴팀은 해당 유물이 로마 제국에 대항한 유대 민족의 저항운동인 ‘바 코크바의 반란(Bar-Kokhba, 132-135년)’ 당시 동굴에 숨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발견된 사본들은 기존의 유대인 학자들을 통해 전해진 마소라 본문(Masoretic Text)과 많은 차이가 있는 다른 버전으로 알려져, ‘바 코크바 반란’ 시대까지의 성경 전승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른 특징은 헬라어로 기록된 본문임에도, 예루살렘의 첫 성전 시대부터 내려오는 고대 히브리어 문자로 ‘하나님’ 이름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발굴팀은 코크바 반란 당시 것으로 보이는 동전 보관함도 발견했다. 동전에는 하프, 대추 야자, 화살과 선창, 직물과 샌들 등이 새겨져 있었다.
또 6천년 전 천으로 싸인 어린이 미라(여성으로 추정)와, 1만 5백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바구니 등도 함께 발견했다. 미라는 동굴의 기후적 특성으로 잘 보존돼 있었으며, 미라의 손은 헝겊 조각을 움켜쥐고 있었다.
고대유물 관리국은 지난 2017년부터 도굴범들의 손이 미치지 못한 유대 사막 동굴 등지에서 대대적인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그 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물들은 유대 사막 보호구역 Nahal Hever 속 ‘공포의 동굴’로 불리는 곳에서 발굴됐다. 이 동굴은 80여m 절벽을 밧줄로 타고 내려가야 닿을 수 있어, 그동안 도굴범의 손이 닿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문화체육부 Raz Frohlich 부장은 “이번 발견은 역사적이고, 유대 민족의 풍부한 역사적 유산을 상기시킨다”며 “이번 발굴에 수십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한 것도 고무적이다. 저희는 다음 세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문화재를 발굴할 것”이라고 전했다.
IAA 이사 Israel Hasson도 “이번에 발굴된 유물은 인류에 있어 헤아릴 수 없는(immeasurable)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사해 서안의 동굴에서 발굴된 구약성서 사본과 유대교 관련 문서들은 ‘사해사본(死海文書, Dead Sea Scrolls)’으로 불리고 있다.
가장 오래된 사해사본은 1940-1950년대 사해 서안 쿰란 동굴에서 나왔으며, 연대는 B.C. 3-1세기 경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