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작성한 2019년도 ‘국가별 인권보고서’의 북한편이 통일부‧북한인권기록센터를 통해 최근에야 공개됐다. 본지는 북한의 참혹한 인권침해 실상이 담긴 해당 보고서 원문을 주제별로 공개한다.
구금시설에서 혹독한 고문 굶주림으로 사망 빈번
교도소 내 환경 가혹하고 생명에 위협 되는 수준
C. 고문 및 기타 잔인하거나 비인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 또는 처벌
북한 형법은 고문이나 비인간적 대우를 금지하고 있으나 이런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다수의 소식통이 보고했다. 많은 탈북자들의 증언과 비정부기구 보고서들은 여러 구금시설에서 고문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고문∙학대의 방법으로는 혹독한 구타, 전기 충격, 비바람에 장시간 노출, 공공장소에서 알몸노출과 같은 수치심 유발, 똑바로 서거나 누울 수 없는 좁은 “형실”에서 최대 수주일간 감금, 장시간 무릎을 꿇거나 움직이지 않고 앉기, 손목에 묶여 매달려 있기, 물고문, 쓰러질 때까지 일어서고 앉기 반복, 두 손을 등 뒤에 깍지 끼고 쪼그리고 앉았다 서기를 반복하는 “펌프”가 있다.
고문, 질병, 굶주림, 비바람에 노출 또는 이러한 요인들의 복합적 작용으로 많은 수감자들이 사망했다고 탈북자들은 보고했다. 노동 수용소에서 교화를 받는 수감자들은 가혹한 여건에서 고된 육체 노동을 하도록 강요당했다고 보고했다. (7.b 절 참조)
2017 년 12 월에 세계변호사협회(IBA)에서 발간한 「북한 정치범 수용소 내 반인도범죄에 관한 조사 보고서」는 물고문과 전기고문은 국가안전보위성이 사용하는 일상적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옷을 벗기고 거꾸로 매달아 매질을 하거나 손톱 밑에 바늘을 쑤셔 넣는 등의 고문 형태도 제기됐다.
통일연구원의 북한인권백서 2019에 따르면 중국에서 송환된 아동도 고문, 언어 폭력 그리고 구타, 가혹한 노동 및 굶주림과 같은 폭력에 시달렸다고 한다.
교도소 및 구치소 실태
식량 부족, 과밀 수용, 신체적 학대, 부족한 위생 및 의료 여건으로 인해 교도소 내 환경은 가혹하고 생명에 위협이 되는 수준이었다. 비정부기구, 탈북자 및 언론 보도에 의하면 북한 정부는 강제노동수용소, 별도의 정치범수용소를 포함하여 다양한 유형의 교도소, 구치소,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 비정부기구는 여섯 종류의 구금 시설이 있다고 밝혔는데 관리소(정치적 처벌 목적의 노동 수용소), 교화소 (교정 및 교화 시설), 교양소 (노동개조시설), 집결소(경범죄자 집단시설), 노동단련대(노동 교육장), 구류장/감옥(취조 시설 또는 감옥) 이다. 2017년도 통일연구원 백서에 의하면, 국가안전보위성이 관리소를 관리하고, 국가안전보위성 혹은 인민보안성이 여타 구금 시설들을 관리한다.
통일연구원의 2018년도 백서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19개의 관리소를 운영하고 있고, 관리소 당 5천~5만 명이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북자들은 관리소 내에 이름 없는 묘지, 막사, 작업장 및 기타 수감 시설이 포함되어 있다고 진술하였다. 비정부기구의 보고에 따르면, 개천(14 호), 화성/명간(16 호), 북창(18 호), 청진(25 호), 처마봉 통제구역 등 5~6개 관리소 시설이 존재한다. 북한인권위원회는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건립된 처마봉 통제구역의 경우 목격자 증언에 의해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운영 중이며 관리소의 모든 특징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비정치적 범죄행위로 징역형을 받은 이들을 교화시설에 보내 혹독한 강제 노동을 시켰다는 보고가 있었다.
탈북자들은 정치범 수용소와 그 외 수용 시설에 수감된 많은 이들이 그 곳에서 살아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하였다. 피구금자와 수감자들은 폭력과 고문 행위를 지속적으로 보고했다. 탈북자들은 정치범 수용소 내 공개처형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일부 수용소에서는 수감자들이 음식을 거의 혹은 전혀 제공받지 못하거나 치료도 받지 못한다. 위생 상태는 엉망이고, 강제노동수용소 생활을 경험한 이들은 수감 기간 동안 옷을 갈아입지 못했고, 목욕과 세탁도 거의 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한국 언론 및 외신 보도에 의하면 최대 수천 명의 정치범, 경제사범 및 일반 범죄자가 교화소에 수용되어 있다고 한다.
북한인권위원회의 2017년 보고서 「또다른 수용소, 북한의 ‘안전부’ 수용소」에 따르면 교화소와 관리소 시설 모두 극히 가혹한 여건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고서는 또한 탈북자 증언을 인용해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범죄행위”에 대해 투옥, 강제 노동, 연명하기 힘든 수준의 식량 배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물리적 여건: 교도소와 수용시설의 총 수감 인원은 8만에서 1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교도관들의 물리적 학대는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 북한인권정보센터의 2017년 사례보고에 따르면 일부 수용소에서는 여성이 남성과 분리 수감되고 여성들은 흔히 성적학대의 대상이 된다. 과거 보고에서 성폭행은 교도관들과 여타 관리들이 누리는 면책과 견제 받지 않는 권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18년 휴먼라이츠워치는 2009년과 2013년 사이에 수용 시설에서 일어난 성적 학대에 관해 탈북자들이 진술한 내용을 발표했다. 피해자들은 보위성이나 경찰 조사관에 의해 집결소와 구류장에서, 그리고 시설 간 이송 중에도 성적학대가 광범위하게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통일연구원의 북한인권백서 2019에 따르면 수용소 내 영양, 위생, 의료 여건은 여전히 끔찍한 수준으로 보인다. 수감 중 발생한 사망 건수에 대한 통계는 없으나 탈북자들에 따르면 즉결 처형, 고문, 적절한 치료 부족, 굶주림으로 인한 사망이 흔한 실정이다.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는 굶주림과 방치, 고된 강제노동, 질병, 처형으로 인한 “수감 중 극도로 높은 사망률”을 언급했다.
또한 정치범들은 일반 수감자들보다 훨씬 더 혹독한 여건에 놓이게 된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14호 관리소에서 재소자들은 여름에는 하루 12시간 그리고 겨울에는 하루 10시간 작업을 하고 한 달에 하루를 쉰다. 관리소들은 새해 첫날 그리고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기념한다. 12 세 이상의 어린이들도 작업에 참가하고, 교도관들은 65 세 이상의 재소자들에게는 가벼운 임무를 맡긴다. 북한인권위원회에서 2016년 발간한 ‘수용소 주식회사’에 의하면, 정치범 수용소 3곳과 교화소 4곳에서 운영하는 광산에서 수감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투입되고 있으며 인명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 수감자는 발에 개방성 골절을 입었지만 당일에 광산으로 복귀해야 했다고 보고했다. 수감자들은 아플 때에도 작업에 투입됐다. 작업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수감자는 배식량이 축소되고 폭행을 당했다. 절도 행위가 적발된 수감자는 임의적이고 가혹한 폭행을 당했다.
법적으로 14세 미만인 자가 저지른 형사 사건은 기각된다. 또한 14세 이상 17세 미만의 자에 의한 범죄에는 사회적 교양처분이 적용된다. 하지만 어떻게 이 법이 실제로 적용되었는지에 관한 정보는 거의 없었다. 당국은 종종 청소년들을 가족과 함께 구금하고 수용소에서 고문, 학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행정: 수감자 및 피구금자가 면회인을 적절히 접견할 수 있었다는 증거는 거의 없었다. 탈북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기독교 수감자들은 다른 수감자들보다 더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고 한다. 북한인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수용시설 내 종교 행위를 하다 적발된 수감자들이 실종된 사례가 2016년 보고되었다. 가혹행위에 대한 신뢰할 만한 주장이 제기된 경우, 당국이 적절한 조사를 실시했는지에 관한 정보는 입수할 수 없었다. 또한 북한 정부가 교도소나 구치소 실태를 조사하고 점검했는지 여부에 관해 공개된 정보는 없었다. 2019년 북한인권위원회의 복청리 교화소 사진 분석에 따르면 당국, 특히 군 및 내부 보위기관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수용소에서의 활동을 위장하고 숨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적 감시: 정부는 교도소 실태 점검을 위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입국을 불허했다. 또한 정부는 여타 인권 조사관들의 교도소 및 구치소 사찰을 허용하지 않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