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날짜 매년 다른 이유? 2021년 부활주일, 토끼와 달걀 사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부활절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예수 그리스도가 무덤에서 다시 살아남을 찬양하는 날이다. 올해는 4월 4일이 부활절로, 예수님 당시 A.D. 33년과 고난주간과 부활절이 동일한 날짜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두 번째로 맞는 부활절이기도 하다.

일부 동방 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독교회는 춘분(春分, 3월 21일) 당일 혹은 그 직후 보름달(滿月) 이후 첫 번째 일요일을 부활절로 정하고 있다. 그래서 부활절은 3월 22일부터 4월 25일 사이가 된다.

부활절의 중심 주제는 예수의 죽으심과 다시 사심, 그리고 40일 후 승천과 50일 후 성령강림 등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이자 중심 교리이다.

부활절에 대한 개신교의 태도는 역사적으로 변화해 왔다. 청교도적 교파에서는 준수를 거부한 적도 있으나, 20세기 들어서는 부활절 예배를 성탄절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절기로 지키고 있다.

부활절과 관련된 풍습과 상징은 다양하다. 달걀을 나눠먹거나 토끼나 백합을 상징으로 삼는다. 이는 각각 새로운 삶, 풍요, 순수함을 나타낸다.

특히 유럽 중부와 동부에서는 양을 예수의 상징으로 삼고, 양고기를 부활절의 중요한 음식으로 삼고 있다. 또 흰 옷은 새로운 생명을 나타낸다고 하여 널리 입힌다.

많은 교회들은 ‘부활절 달걀’을 서로 주고 받으며 기쁨을 나눈다. 달걀이 부활절의 상징이 된 것에는 여러 설(說)이 존재한다.

그 중 하나는 부활절의 영어식 표현인 이스터(Easter)가 봄의 여신인 에오스트레(Eostre)에서 유래한다. 이날 유럽 지역에서 달걀을 주며 여신을 기리던 풍습이 기독교와 만나, 오늘날까지 굳어졌다는 것이다.

‘부활절 토끼’도 이 여신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때문에 부활절 달걀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 하나는 십자군 전쟁 당시 징병된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가 자신을 보살펴 준 마을 사람들에게, 색을 칠한 달걀을 선물한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다.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진 구레네 시몬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달걀 장수였던 그가 예수가 십자가에 달린 뒤 집으로 돌아가 보니, 달걀들이 모두 무지갯빛으로 변해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자연스레 이것이 부활절의 상징이 됐다고.

달걀 자체를 부활절의 의미와 연관 짓기도 한다. 마치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나오듯,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우리가 비로소 구원을 받아 옛 사람을 벗고 새롭게 거듭난다는 것을 달걀이 상징적으로 표현한다는 것.

이 밖에도 미(美)와 선(善)을 의미하는 백합으로 장식을 하거나 예수의 희생을 뜻하는 양(羊)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다.

▲부활절 풍습 중 하나인 토끼. ⓒunsplash.com

▲부활절 풍습 중 하나인 토끼. ⓒunsplash.com

부활절에 자주 등장하는 토끼(Easter Bunny)의 기원은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동문학과 문화 플로리다 대학 센터(University of Florida's Center for Children's Literature and Culture)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봄과 다산의 여신을 숭배하고 있었으며, 토끼는 복제율이 높기 때문에 여신의 상징이었다. 가혹한 겨울에서 새로운 삶과 활력을 상징하는 봄으로, 토끼와 달걀은 점차 상호 연결됐다.

토끼는 알을 낳을 수 없으므로 이는 믿을 만한 이유가 없으나, 부활절 토끼와 부활절 계란을 즐기는 데는 아무런 해가 없다. 아이들은 달걀 그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토끼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에반젤리컬 프렌즈 처치(Evangelical Friends Church) 리더십 개발 담당자 랜디 해커트(Randy Heckert) 박사는 “토끼는 안 되고, 산타클로스는 괜찮다. 우리가 마리아나 요셉 또는 다른 신앙의 인물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것처럼, 선행의 모범으로서 세인트 니콜라스(산타클로스의 유래가 된 성직자)를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활절의 전통과 교파별 의식

우리나라 기독교(개신교)에서는 1947년부터 교파에 관계없이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으나, 1960년대 교단 분열로 진보와 보수 교단들이 별도로 기념예배를 가졌다. 이후 하나로 예배를 합쳤다가 다시 갈라지는 등, 이합집산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은 교단장회의와 한국교회총연합을 중심으로 한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예배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다 1978년 ‘부활절 연합예배’라는 이름으로 연합해서 드리게 됐으나, 최근 연합기관들의 분열로 서너 곳에서 부활절 연합예배가 별도로 드려지고 있다. 각 도시별 연합예배는 한 곳에서 드려지는 편이다.

가톨릭의 경우 부활절 의식은 주로 밤에 이루어진다. 부활 성야(復活聖夜, Easter Vigil)는 성 토요일과 부활절 사이 거행되는데, 죽음의 어둠 속에서 그리스도가 승리하여 새로운 삶을 얻는 과정이 중점적으로 강조된다. 이때 부활초(paschal candle)가 어둠을 밝히는 빛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중세에는 토요일 아침이나 오후 미사가 행해져 철야 예배의 상징성이 없어졌지만, 로마가톨릭의 경우 1955년 밤 미사를 의무화하면서 회복됐다.

우리나라 천주교에서는 전례서에 규정된 대로 ‘주님부활 대축일’ 예식이 행해진다. 부활절 절기는 ‘주의 만찬’으로 시작돼 부활 성야제로 정점에 이르고, 부활주일 저녁기도로 끝난다.

부활절은 구약의 유월절(逾越節, Passover)과 맥이 닿아 있다. 유월절은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해방된 데 대한 감사의 절기이다. 하나님께서 애굽에 내린 10가지 재앙 중 마지막인 ‘이집트에서 태어난 모든 첫 아이(가축 포함)의 죽음’을 앞두고,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어린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면 죽음의 사자가 그 집을 그냥 지나칠 것(passover)’이라고 했다. 유월절은 여기서 유래했다.

세월이 흘러 예수 그리스도는 유월절 기간에 체포되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기에, 부활절과 유월절은 비슷한 시기에 지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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