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목사 “분당우리교회 29곳 분립, 하나님과의 약속”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4월부터 29개 교구 체제 진행 중… ‘일만성도 파송운동’ 3차 보고

엄청난 의미 부여시 많은 문제 생겨, 교회들마다 사명 달라
자신의 일과 존재에 너무 큰 의미 부여하는 것 옳지 않음을
30개 숫자 맞추려다 문제 생길 것 같아, 29개 교구 체제로

▲이찬수 목사가 3차 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홈페이지

▲이찬수 목사가 3차 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홈페이지

분당우리교회 ‘일만성도 파송운동’의 일환으로 29개 교구가 편성되고 예비 담임목회자들이 발표돼 4월부터 29개 교구 체제가 시작된 가운데, 담임 이찬수 목사가 지난 15일 ‘3차 중간보고’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일만성도 파송운동은 하나님께 드린 약속을 지키는 차원이므로, 여기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면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다른 교회들도 이렇게 가야 한다는 식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옳지 않다. 하나님께서 교회들마다 주신 사명과 미션이 다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찬수 목사는 “지난 4월 첫째 주부터 실질적인 일만성도 파송운동이 시작됐다. 4월부터 내부 부교역자 15명과 외부 교역자 14명까지 29개 분립개척 교회로 발전할 교구로 출발했다”며 “9개월간 과도기를 거친 다음 올 연말 독립교회로 분립을 계획하고 있는데, 순탄하고 순적한 은혜로 잘 진행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당초 30개 교구에서 1곳 줄어든 29개 교구 체제가 된 것에 대해선 “당황스럽고 난감한 일을 겪었다. 30개 교구 발표 이틀 전, 외부 청빙 목회자 중 1인에게 개인적 사정이 생겼다”며 “보완할 시간도 없을 뿐더러, 인위적으로 30이라는 숫자에 맞추려다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있는 그대로 29개 교구 체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저도 30이라는 숫자가 채워지지 않고 29개라는 것이 불편했다. 하지만 30이 저와 당회가 결정한 인간들의 숫자라면, 29는 하나님이 조정해 주신 숫자라고 받아들였다”며 “인생은 해석인 것 같다. ‘29개 교회’라고 말할 때마다, 순리대로 맞춰드리는 것이 옳겠다고 다짐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분당우리교회까지 포함하면 30개 교회가 된다”고 했다.

일만성도 파송운동 2가지 의미
1. 하나님과의 약속 지키는 차원
2. 복음증거 차원

이후에는 ‘일만성도 파송운동’의 두 가지 의미를 다시 공유했다. 첫째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이다.

그는 “‘일만성도 파송운동’을 왜 하는지 물으시면, 아주 간단하게 이야기한다. 주인 되신 하나님께 어느 날 새벽 약속드렸고, 그 약속을 당회와 성도님들이 수용해 주셨기 때문”며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지난 8년간의 준비 과정에서, 하나님께서는 세례 요한을 묵상하게 하심으로써, 자신의 일과 존재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옳지 않음을 알게 하셨다”며 “우리는 하찮은 존재이고 광야의 소리와 같다. 이 일은 비천한 종으로써 주인께 드린 약속을 지키는 차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둘째로는 ‘복음 증거 차원의 의미’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땅끝까지 주님의 복음을 전해야 할 사명을 부여받았다. 우리의 존재 이유이자 운명”이라며 “지난 1970-80년대 캠퍼스와 거리 곳곳에서 복음을 전할 때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지만, 너무 불행하게도 지금은 그것을 다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찬수 목사는 “복음 증거가 왜 이렇게 한국 사회에서 어렵게 됐을까. 오해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교회나 목회자에 대한 인식이 ‘탐욕적이다, 자기 배만 채우려 한다, 사람들 끌어모아 숫자 늘려서 헌금 많이 걷으려 한다’ 이렇게 됐다. 코로나19 터지고 대면 예배가 목말라 몸부림칠 때, 세상 사람들은 냉소적으로 바라봤다. ‘이 시국에도 헌금 모으려고 저런다’는 비아냥에 찢어지게 마음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이 목사는 “터무니없는 말이지만, 혹여 그런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조한 것은 아닌가 하고 반성했다”며 “이제 잘 흩고 흑막이나 의도 없이 각 지역교회로 순수하게 파송함으로써, ‘탐욕적’이라는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손톱만큼이라도 일조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또 “좀 더 거시적으로 생각하면 ‘디아스포라(흩어지고 퍼트려짐)’ 원리는 초대교회 때부터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원리”라며 “큰 대형교회 하나가 할 수 있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29개 교회로 나눠져 지역마다 건강한 디아스포라의 원리를 구현한다면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만성도 파송운동’이 이 두 가지 본질적 의미를 마음에 담고, 꿈으로 이뤄져 가길 원한다. 이것이 너무 고통스럽고 괴롭고 죽을 것 같으면, 하나님 뜻이 아닐 것”이라며 “이 운동을 하나님의 뜻과 섭리로 풀어나가는 과제 가운데, 모든 성도님들과 제가 하나님 주신 꿈으로 이것을 기쁨으로 받들어 드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찬수 목사는 “지난 4월 11일 주일 설교 제목을 ‘위대한 꿈’이라고 잡았다. 여기에는 생략된 말은 제 꿈도 성도님 꿈도 아닌, ‘하나님 아버지의 위대한 꿈’이었다”며 당시 설교 본문이었던 마가복음 4장 31-32절을 다시 거론했다.

이에 대해 “어느 날 새벽 하나님께서 이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설명해 주시는 것을 먹먹한 마음으로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다”며 “일만성도 파송운동도 우리 하나님 아버지의 위대한 꿈을 수종들어 이뤄드리는 가슴 벅참으로 다가가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일만성도 파송운동 향한 2가지 꿈
1. 모든 성도님들이 순종할 때 주시는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되시는 꿈
2. 파송운동 모든 지역의 이웃 작은 교회들과의 상생이 이뤄지는 꿈

이후에는 일만성도 파송운동에 대한 2가지 꿈을 소개했다. 첫째는 ‘파송운동에 참여하시는 모든 성도님들이 순종할 때 주시는 기쁨과 행복을 누리시는 꿈’이다.

이 목사는 “당장에는 교회를 떠나는 것이 아쉽고 섭섭하고 왜 이래야만 하는지 답답함을 가지면서 시작했더라도, 3년 5년 10년이 지나면서 ‘29개 교회로 분립한 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시려고 주신 너무 소중한 축복이었다’는 고백이 나오는 결과가 있기를 꿈꾼다”며 “29명 예비 담임목사님들도 순수한 겨자씨 같은 순박하고 순수함을 갖고 이뤄지길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둘째는 ‘이웃 작은 교회들과의 상생이 이뤄지는 꿈’이다. 그는 “상생이란 국어사전에서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같이 잘 살아간다’는 뜻”이라며 “기도하며 꿈꾸는 것은 이 29개 교회가 가는 지역마다 인근 교회들이 긴장하고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두 교회 이상이 다같이 잘 살아가는 상생이 이뤄지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하나님께 한 가지 더 약속드리길 원한다. 제 목회 기간 (분당우리교회에) 장년 출석 5천명을 넘기는 일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후 분당우리교회나 제 임기 등이 얼마나 남았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정직하게 그때 그때 주인 되시는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르고, 제 유익보다 교회의 유익에 따라 맞춰 나가겠다고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일만성도 파송운동 2가지 기도제목
1. 성도님들에게 상처 없이 진행되게 하옵소서
2. 하나님 뜻에 의해 차질없이 진행되게 하옵소서

끝으로 2가지 기도제목을 나눴다. 먼저 ‘일만성도 파송운동이 성도님들에게 상처 없이 진행되게 하옵소서’이다.

이찬수 목사는 “시니어 어르신들을 비롯해 모든 성도님들의 마음이 힘든 상태라고 들었다. 죄송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이것이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과도기적 현상이 되기를 바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저도 불면증이 와서 잠 못 이루는 일들이 여러 날 계속되고 있다. 잠이 잘 안 올 뿐더러, 너무 짧게 잔 다음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에서 깨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혹여라도 이 과정에서 성도님들 마음에 상처가 있을까 두려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둘째로 ‘일만성도 파송운동이 하나님의 뜻에 의해 하나 하나 차질 없이 진행되게 하옵소서’이다.

그는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순적하고 질서정연하게 이뤄져야 한다. 앞에서 큰소리만 치고 선포만 하고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모든 혼란이 한꺼번에 닥칠 수 있다”며 “연말 이후 분당우리교회 예배는 3부로 줄이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5천명 이하로 줄어들면 5부까지 예배를 드릴 수도 없고, 드려서도 안 된다. 당장 8개월 뒤 성가대 하나를 줄이는 것도 큰 짐”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일학교와 대청교구도 1/4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교역자들의 내년 사역이나 역할이 줄어드는 직원들 문제 등이 하나님의 지혜로 하나 하나 은혜롭게 풀릴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며 “어떤 것도 인위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너무 놀라운 하나님의 순리 가운데 일이 진행되도록 기도해 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목사는 “이를 통해 지쳐 있는 공중의 새들이 하나님 나라에 펼쳐진 그 큰 나뭇가지가 제공하는 그늘 덕분에 쉴 수 있길 바란다”며 “분당우리교회와 29개 교회, 그리고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이 복음으로 드리워진 큰 나무가 되어, 그 그늘 아래 지친 이들이 쉼을 누릴 수 있는 꿈을 함께 꾸고 이뤄지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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