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고신 선교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선교 제안
코로나19 팬데믹을 두고 ‘임박한 종말’, ‘교회에 대한 핍박’ 등 지나친 세대주의적 해석을 경계하며, 교회가 코이노니아 공동체로서 적극적으로 복음을 살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신총회 세계선교 후원교회협의회(이하 선후협)가 주최 제11회 선교포럼이 3-4일 경주 켄싱턴호텔에서 ‘코로나 시대,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교’를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조샘 선교사 “세대주의 경계하고, 복음의 진리 살아내야”
첫 발제는 조샘 선교사(인터서브 대표)가 ‘재난과 선교: 마태복음 24장 14절의 재해석’을 주제로 전하고, 김성운 교수(정책기획전문위원, 고려신학대학원)와 권효상 선교사(KPM 연구국장)가 논찬했다.
조샘 선교사는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는 구절과 재난에 대한, 지나친 세대주의적 해석과 적용을 경계했다.
그는 교회의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 이유가 대부분의 한국교회가 재난을 세대주의적 관점에서 해석하여 하나님의 심판, 임박한 종말, 교회에 대한 핍박으로 인식하고, 현실의 문제를 회피하고 도피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시각과 태도는 성도들이 공적인 영역에서 복음을 살아내고 교회가 친밀한 코이노니아 공동체로 나아가도록 하지 못하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교회 밖의 사람들이 교회를 비방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마태복음 24장 14절에 대해 대다수 선교사역자들이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증거되는 것이 재림의 조건”이라고 해석하고, 교회의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우리 시대에 세계 복음화를 완성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주님이 명령하신 선교를 지리적 확장이나 구령의 영역에만 적용하여 ‘온 세상’에 복음이 전해지는 것을 소홀히 여겼고, 그 결과 사회와 공적 영역에서 복음의 진리를 살아내도록 하는 노력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복음과 구속은 생태계까지 포함하는 총체적인 것이고, 우리 교회가 존재하는 곳이 선교지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교회는 성도들을 훈련하고 준비시켜 세상으로 보내어 그들이 일하고 살아가는 곳에서 복음을 살아내고 전하도록 해야 함을 강조했다.
박영기 선교사 “성육신적 영성 사역으로 탈바꿈해야”
두 번째는 박영기 선교사(KPM 본부장)가 “코로나에 대한 KPM의 대응과 코로나 시대 이후의 선교 전략”을 주제로 발제하고, 이성구 목사(직전 대표회장)와 김강남 선교사(KPM)가 논찬했다.
박 선교사는 “선교사들의 사역과 자유로운 이동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귀국한 선교사들이 예정대로 귀임하지 못하고 있다. 선교 헌신자도 줄어들고 있다. 케어와 치료가 필요한 선교사들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선교사를 환영하면서 비자를 허락하는 나라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선교 환경이 어려울 때는 선교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시려는 하나님의 마음을 담아낼 선교 정책과 선교 전략을 새롭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먼저 코로나 팬데믹 사태 직후 KPM는 먼저 기도운동을 펼쳤다. 자발적 동참을 통해 선교사들이 한 달간 금식 기도를 펼쳤다. KWMA·한국위기관리재단과 소통해 가장 급박한 동북아 지역 A국 선교사들에게 자발적 귀국을 요청하고, 비대면 사역을 통한 멤버 케어를 권고했다. 국가별 조치 현황을 모든 선교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코로나 상황판을 운영했으며, 미국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중에 이웃 사랑하기” 영문 교재를 번역해 보급했다.
3월 28일 이후로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의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에 의하여 전체 선교사의 38% 정도가 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국내에 머무르게 돼, 복귀 선교사들과 자녀들을 위한 안식관을 마련하고 후속 조치를 펼쳤다. 옷, 신발, 마스크 등의 생필품과 방역물자를 지원받아 수시로 필요한 선교 현장에 전달했다.
특히 현지 교회들과 선교사들을 위해 안디옥교회 운동, 후원 교회에 편지 보내기 운동, 선교사들이 코로나 시대에 조국의 어려운 교회들을 방문하는 ‘내려가기 운동’, 의식주에 어려움을 겪는 선교사들과 현지 성도들, 이웃들을 돕기 위한 ‘사랑의 나눔 운동’ 등을 펼쳤다.
박 선교사는 코로나 시대 이후 중요한 선교 전략을 두 가지로 꼽았다. 첫째, 선교사들이 “프로젝트 중심의 선교에서 벗어나 성육신적 개인 영성을 바탕으로 한 사역으로” 탈바꿈하는 선교 본질에 충실해지는 전략을 요청했다. 선교사 개개인이 충실한 개인 영성과 야성을 키우는 것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교의 본질 회복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곳에 힘을 쏟는 바른 방향성 점검 △성숙한 영성과 야성으로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하는 삶의 선교 △지극히 작은 자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개인 전도 △만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남기는 관계 전도 △충성된 사람들을 양육하여 주님의 제자로 세우는 선교 △성도들을 말씀으로 잘 가르치는 교육 선교 △약한 사람들을 고치면서 복음을 전하는 사랑의 사역 △가정(Home)과 가정교회(Home Church)를 튼튼하게 세우는 선교 △성령의 역사를 의지하는 선교를 제안했다.
더불어 장기적으로 변화되는 선교 지형을 고려한 KPM 맞춤형 전략을 제시했다. △현지인 제자와 함께하는 전방개척 사역 강화 전략으로의 전환 △디아스포라(Diaspora) 선교 전략의 강화 △팀 사역과 네트워킹 사역 강화 △기능별 네트워크의 활성화 전략 △중간연령 미만의 지역에서 4/14 사역에 집중하는 선교 전략 △비대면 플랫폼 선교 △헌신자 발굴 및 동원을 위한 분명한 정책 수립 등이다.
손승호 선교사 “선교적 교회로 변모하면 폭발적일 것”
마지막으로 손승호 선교사(정책기획전문위원)가 ‘코로나 시대, 선교적 교회의 실천적 적용’을 주제로 발제하고, 문장환 목사(KPM 정책위원장)와 김북경 선교사(KPM)가 논찬했다.
손 선교사는 앨런 허쉬의 ‘교회의 사도적 유전자(apostolic genius)’와 mDNA(6가지의 선교적 혹은 운동적 유전인자들)를 소개하며, “mDNA의 잠재력을 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mDNA 6개의 유전인자는 예수님이 주님이시라는 고백, 제자 만들기, 선교적-성육신적 추진력, 경계성과 Communitas, 교회의 5중적 은사 문화, 유기적 시스템이다. 손 선교사에 따르면, 이들이 제대로 발현될 경우 폭발적인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날 수 있음을 초대교회와 중국교회가 보여주었다. 그는 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작동한다면 그 자체로 폭발적 운동이 일어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선교적 교회로 개척, 전환, 실천의 좋은 예로 토론토 영락교회를 꼽았다. 토론토 영락교회는 첫째는 선교적 교회론을 교육하고, 둘째는 구조적 변경으로 교회 조직과 모임을 슬림화하고 샘터(구역)를 운영하고, 셋째는 실천으로, 개인적으로 선교적(구속적) 삶을 살아가게 하고 샘터식구들과 함께 선교적 사역을 감당하게 하고 교회가 정한 (타문화) 선교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한다.
또 바로세움정립교회(카페 에클레시아)의 예는 교회가 교회 바깥을 선교의 현장으로 인식을 하고 거기로 가는 것을 보여주고, T4T는 교회(신자)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함께 일하는 자리를 마련하면서 생존하고 사역하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선교적 교회가 교회의 본질의 회복임에도 불구하고 그 실천과 실현이 어려운 것은, 담임목회자의 인식의 전환이 어렵고, 설령 된다 하더라도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다. 교인들 역시 인식의 변화와 삶의 변화의 요구에 저항할 것이 크다. 그럼에도 선교적 교회가 교회의 본질이기에 그 길을 가야하고 잠재력을 끄집어낼 때 교인들이 선교사로 세워지고 교회는 폭발적 복음을 경험할 것임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