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개장 20년의 명암과 미래, 그리고 교회의 역할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태백 기독교계, 폐광 지역 발전 포럼 개최해 대안 모색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기공협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기공협

강원도 태백시 기독교계는 ‘폐특법(폐광지역 개발지원 특별법) 개정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찾는 포럼: 강원랜드 개장 20년의 명암과 미래’를 주제로 지난 5월 27일 오후 2시 태백시 서학로 예안교회(담임 백창곤 목사)에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태백시교회연합회, 도계교회연합회, 고한사북남면교회연합회, 태백성시화운동본부, 도박을걱정하는 성직자모임, 하늘나눔회, 태백기독실업인회, 강원동노회 사회부, 홀리클럽, 광산기독교 환경연구소, 예장통합 태백시찰회 등 태백시 12개 기독교 단체와 세계성시화운동본부,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등이 함께했다. 

포럼 기획과 준비 책임을 맡은 최준만 목사(하늘나눔회 대표)는 “강원랜드가 폐광 지역을 살리는 오아시스가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시작이 돼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떤 분들에게는 희망이 되고 있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큰 아픔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런 현실 속에서 강원랜드에게 독점권을 주는 폐특법이 개정됐다. 이 또한 어떤 분들에게는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이를 시대적 흐름이라고 여기면서도, 양식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슴을 누르는 무거운 책임이 주어진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이 지역에도 교회가 있다. 교회는 지역을 섬기는 하나님의 공동체로 존재한다. 교회는 이 땅의 모두를 섬겨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이 땅에 살면서 희망을 가지는 사람도,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모두 섬김의 대상이다. 폐특법이 개정되면서 교회는 열심히 기도하게 됐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교회의 본질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현실을 회피하는 것 대신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지역 교회가 연합하여 오늘의 모임을 마련했다”며 “오늘 포럼을 통해 교회가 하나가 되어 지역을 사랑하고 섬기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원한다”고 밝혔다.

최 목사의 진행으로 ‘도박을 걱정하는 성직자 모임’ 회장 송건섭 목사의 기도에 이어, 지역구 이철규 의원이 영상으로 인사말을 전했다.

이 의원은 “강원랜드는 폐광 지역 경제 회생을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국내 유일 내국인 출입 카지노로 20년 간 운영되면서, 명암도 있었다”며 “폐광 지역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지만, 한편으로 도박중독 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오늘 포럼이 강원랜드 개장 20년의 명암과 미래를 돌아보며, 폐광 지역의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나가는 가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발표는 김태호 위원장(고한사북남면신동 살리기 공동 추진위원회, 강원랜드 사외이사)이 ‘폐특법 개정과 폐광지역의 미래’에 대해 이 발제했다.

김 위원장은 “석탄 증산으로 나라에 보답하라며 광부들의 헌신을 독려하던 정부는 1989년부터 갑자기 에너지 합리화를 내걸고 폐광 정책을 추진했다”며 “그로 인해 지역은 존폐 위기를 맞았고, 주민은 생활기반이 급속히 붕괴되어 벼랑 끝에 내몰렸다. 특히 합리화 조치 5년 만에 폐광 지역 인구는 반토막이 났고, 8년 만에 탄광의 97%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1994년 12월 정부의 감산정책 철폐와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사회단체가 참여한 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폐특법은 대책 없이 버려진 지역을 주민의 결사 투쟁으로 쟁취한 것”이라고 공추위 활동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폐광 지역 미래를 위한 새로운 과제로 폐광 지역 진흥지구 주위의 개발 관점을 광역화 하고, 전체 폐광지역의 장기발전 로드맵 수립을 통해 체계적인 지역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국가가 운영하고 있는 7개 사행산업에 대해 산업적 관점에 입각한 규제와 제도 보완의 필요성도 밝혔다.

게임중독 문제와 카지노 규제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도박이 아닌 건전한 레저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으나 싫으나 강원랜드는 폐광 지역의 전부가 됐다”며 “강원랜드는 연매출 1조 5천억 원에 6천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이를 대체할 만한 산업이 들어선다면, 문을 닫아도 된다”고 밝혔다.

장효강 센터장(한국도박문제 관리 강원센터)은 ‘카지노 개장 20년의 폐해’에 대해 발제를 했다.

장 센터장은 “도박문제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접근은 도박 자체를 금지하는 통제적 접근과 폐해를 감소시키는 폐해감소 접근이 있다”며 “도박으로 인한 정신적, 심리적, 정서적 병리와 자해, 자살행동, 다양한 스트레스 관련 장애, 무단결근, 가정소홀, 심각한 채무 및 파산 등이 있다”고 도박의 폐해를 설명했다.

특히 도박의 폐해 중 하나로 “직업 상실 위험이 2-3배 높으며, 노숙 위험과 주거 취약, 그리고 부모, 아내, 자녀 등 직접적인 사회 환경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강원센터에 치유상담을 목적으로 치유상담을 목으로 접수한 이용자 1,182명 중 카지노 이용자는 361명으로 전체 30.5%를 차지한다며, 상담 내용을 소개했다.

장 센터장은 “조사자의 평균 손실액은 6억 8천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최대 손실액은 3백억원이라고 응답한 자도 1명 있었다. 10억 이상 손실액이라고 보고한 경우는 62명으로 21.3%”라고 밝혔다.

또 “강원센터 이용자의 경우 1-3억 미만 19%(224명), 3억-5억 미만 6.4%(76명), 5억-10억 미만 6.5%(77명), 10억 이상 6.9%(2명)으로 나타나 1억 이상 손실액이 38%였다”며 “평균 도박기간은 153개월로 나타났고, 자살 시도 경험자는 355명 중 6명으로 1.7%였다.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42%가 ‘있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장 센터장은 “카지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 도박 중독의 심각한 폐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목회자 분들이 도박중독 예방과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목사님들이 강원랜드 이사 또는 운영위원으로 들어가 지역 주민과 카지노 이용자를 보호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김철영 목사(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사무총장)은 ‘기독교 공공정책과 태백시 발전 방향’을 발제했다.

김 목사는 “2016년 1월 성시화운동을 위해 처음으로 태백을 방문했다.”며 “성시화운동은 복음전도와 교회의 사회책임을 동시에 감당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행복한 시민, 건강한 가정, 깨끗한 도시를 만드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1974년 7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150여 국가 3700여명의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존 스토트 목사의 초안으로 ‘로잔 언약’을 발표한 사실과, ‘로잔 언약’ 중 ‘그리스도인의 정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조항을 소개하면서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창립과 활동을 소개했다.

김 목사는 “지난 2012년 3월 한국교회 연합기관과 교단, 단체, 전문가, 학자들이 정부와 국회에 기독교 가치를 담은 공공정책을 제안하고 추진하기 위해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를 창립하고, 총선, 지방 선거, 대통령 선거에 여야 정당과 후보들에게 정책을 제안하고 답변을 받아 언론에 발표하고 이를 추진해 왔다”고 전했다.

또 “지난 2013년 11월에는 알콜, 마약, 도박, 인터넷 게임 등 4대 중독 없는 대한민국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중독예방과 치료에 관한 법률안’ 제정 등을 추진했다”며 “당시 우리나라 4대 중독 중증환자는 333만명이었다. 특히 도박중독자는 220만명으로 추정되며 사회적 폐해비용은 78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전문의들에 의하면, 중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운동과 종교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며 “태백시 교회들이 중독예방을 위한 센터를 만들어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또 “다른 나라에서는 사행산업 관련 중독 예방 치유 예산이 전체 매출액의 1.5%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전체 매출액의 0.3% 정도에 불과하다. 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한 예산을 해외 국가들 수준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태백시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기독교 공공정책으로 △중독예방과 재활센터, 중독예방학교 운영 △저출산 극복운동 △생명존중 캠페인 △환경보호 및 보존 캠페인 △태백기독교역사관 건립 △패밀리 레저산업 유치 △위기청소년 대안교육시설 유치 △김치 K브랜드화-김치공장, 김치연구소 △산소의 도시 브랜드화-청정 친환경 제품 생산 기업 유치 △영성의 수원지-기독교 연구소 등 유치 △투표참여 캠페인 및 후보자 정책토론회 개최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지 세계 쾌적 도시 평가 참여 등을 제안했다.

포럼은 질의응답 후 진장길 목사(태백시 교회연합회장)의 마침기도로 마무리됐.

최준만 목사, 송건섭 목사, 오대석 목사, 김도영 목사, 김철영 목사 등은 지난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를 방문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김사열 위원장을 면담하고, 태백시의 건강한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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