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암 수술 받고 입원한 김성혜 총장님, 교단이 고발하다니…”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하나님의성회 교회연합회’ 창립한 고경환 목사 (上)

마지막까지 총회 안 떠나려 했지만
여러가지 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투병중인 총장님 고발, 말이 되는가

▲순복음원당교회 고경환 목사가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순복음원당교회 고경환 목사가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지난 5월 17일 고경환 목사(순복음원당교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순복음 교단인 ‘하나님의성회 교회연합회(이하 교회연합회)’가 창립됐다.

교회연합회는 창립 의의에 대해 “미국 하나님의성회는 초대교회 부흥운동을 한국 땅에 실현하고자 우리나라에 선교회관을 설립하고, 세계적인 부흥사 조용기 목사님과 함께 성령님이 주도하는 부흥운동을 주도해 한국교회의 부흥과 세계 선교를 주도해 왔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속주의와 인본주의의 도전과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교회는 감소하고 있다”며 “이에 다시 한국과 세계 교회 부흥을 위해 성령님이 주도하는 부흥운동이 요청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고경환 목사는 왜 갑자기 기하성 교단을 나와 총회를 창립했을까. 단서는 이날 총회 임원 선거에서 단일 후보들임에도 투표를 거치면서 그 이유로 “성령운동 교단은 ‘박수로, 은혜로’ 만장일치 추대하곤 하는데, 법적인 절차를 정확히 지키기 위해 총회장님이 강력하게 투표 절차를 추진하셨다”고 한 데 있다. 본지는 교회연합회 총회장 고경환 목사를 만나, 구체적인 입장을 청취했다. 해당 인터뷰는 2회에 나눠 게재된다.

- 총회 창립 이유는 무엇인가.

“전혀 계획에 없었다. 마치 코로나를 아무도 예견하지 못했던 것처럼,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해본 적도 없다. 저는 조용기 목사님의 배려로 만 20세에 남미 에콰도르에서 교회개척을 하여 첫 사역을 시작했다. 이후 38년 동안 한 곳에 몸담고 있다가, 그곳을 나오게 됐다.

나오게 된 데는 피치 못할 사정들이 있었다. 처음 사정은 약 4년 전 있었던 일이다. 그때는 총회 도중 700여명의 대의원들 앞에서 지방회장 인준을 했다. 그런데 저희 지방회원 중 한 명이 손을 들고 ‘고경환 목사는 인준하면 안 된다. 불법으로 회장이 됐다’면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영훈 총회장님께서 제게 ‘이 건(이의)을 받겠느냐’고 하셨다. 불법으로 지방회장이 됐다고 주장하는데, 제가 이를 받지 않으면 ‘정말 뭔가 있나보다’ 할 것 같아서, 이의제기를 수용하기로 했다. 차후에 문제가 없으면 인준하기로 하고 끝냈다.

총회 40일 전에 지방회장을 뽑는다. 제게 정말 불법이 있었다면, 그 안에 고발하는 것이 맞지 않나. 그런데 총회에서 갑자기 불법을 거론하고, 또 총회 집행부는 그런 걸 인정했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나중에는 서로 말을 맞췄나 의심하기도 했다.

이후 정식으로 총회 집행부에 질의했다. 700명의 총대 앞에서 허위사실로 명예 훼손을 당했기 때문이다. 정신병원 치료 서류까지 첨부해 총회로 보냈다. ‘불법’이란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기에 총회의 결론도 그렇게 났고, 지방회장 인준을 받았다.

그렇다면, 700명의 총대 앞에서 거짓을 말한 사람을 징계하든 뭔가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다음은 2018년 총회였다. 한 회원이 700여명의 총대 앞에서 ‘고경환 목사가 이영훈 목사를 욕하고 돌아다닌다. 녹음이 있다’고 했다. 저는 욕한 적이 없었다. 이영훈 총회장님이 그 녹음을 제게 보내줬다. 욕한 내용이 없었는데도, 총회에서 저를 재판위원회에 회부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고발했는지 육하원칙에 의해 알려 달라고 했더니, ‘저 자신이 저를 고발했다’고 하더라. 기가 막힐 노릇 아닌가. 제가 저를 고발해서 소환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주고받은 다툼이 녹취돼 있다. 이때 기본적인 상식을 넘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일에 교회 성도님들께 다 말씀드렸다. 이러저러한 일을 당했다고. 교단 탈퇴를 하려면, 2주 전 공고한 후 임시 공동의회를 열어야 한다. 성도님들이 만장일치로 향후 5년간 교단 탈퇴와 번복, 새 교단 선정 등의 결정 일체를 위임해 주셨다. 하지만 2018년 당시에도 탈퇴하지 않은 것은, 교단을 떠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몸담은 교단이기에, 인내하고 있었다.”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는 순복음원당교회 고경환 목사. ⓒ송경호 기자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는 순복음원당교회 고경환 목사. ⓒ송경호 기자

-다른 이유도 있나.

“교단의 여러 병폐들이 있다. 임원 선거를 하지 않는다. 총회장이나 총무 더 하셔도 되지만, 투표로 뜻을 묻고 하시면 된다.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 투표 아닌가.

지방회장을 한 10여년 했는데, 임원회도 부회장단에게 맡기고 후원만 했다. 이런 사건들 이후 지방회장으로 선출되었지만 사퇴하고, 총회와 거리를 두고 목회만 하고 있었다.

2019년 임시총회도 안 가려 했다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참석했다. 김성혜 총장님이 뇌암으로 중환자실에 있는데, 교단에서 고발을 당하셨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2019년 교단 헌법에는 목회자들끼리 사회법으로 가면 면직이나 제명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도 고발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래서 총회에 가서 정말 고발했냐고 질의했다. 맞다고 하더라.

그때도 제가 만약 교단을 떠날 마음이 있었다면, 헌법을 들고 면직이나 제명까지 언급했을 것이다. 하지만 교단을 떠날 마음이 없었기에 그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 조용기 목사님의 사모님도 여의도순복음교회 개척자이고, 더욱이 투병중인 분을 고발하느냐고 이의를 제기하려 했지만, 저는 일개 교단 회원에 불과했기에 사실 확인만 하고 들어가야 했다.

그런데 얼마 후에 총회에서 서류 한 장이 왔다. ‘개인정보 수집·이용, 제3자 제공 동의서’였다. 이걸 요즘 누가 써주겠나. 가장 기본적인 정보제공이 아니라, 개인의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타 기관들은 보통 유효기간도 길어야 6개월인데, 교단에서 요구한 것은 교단 문 닫을 때까지다. 변호사에게 보여주니 ‘대한민국 어디서도 이렇게 안 한다’고 했다.

당회를 소집해서 장로님들에게 교단에서 요구한 정보동의서를 내밀며 ‘교회에서 이거 필요하니까 해 달라’고 했더니, 다들 교회 떠나겠다고 하더라(웃음). 그래서 총회에서 저에게 요구한 것이라고, 사실을 이야기해줬다. 결국 정보동의서를 총회에 보내지 않았다.

이후 교회 명의 아파트 매매 건 때문에 (교단) 소속증명서가 필요했는데, 교단에서 ‘원당교회는 발급 안 해준다’고 했다. 그 동의서를 써야 해준다더라. 저희 교회는 규모가 있어, 소속증명서가 필요할 일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교단에 어떻게 더 있겠는가.

마지막까지 떠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있을 수 없게 됐다. 장로님들도 ‘목사님, 이건 나가라는 거 아닙니까’ 해서 급히 사단법인부터 만들었다. 교단에서 소속증명서를 발급해주지 않으면, 사단법인 소속으로라도 하려고 먼저 만든 것이다.

그런데 사단법인을 창립했더니 ‘교단을 깨려는 거냐’는 등 계속 공격이 들어와, 올 1월 중순쯤 결국 교단을 탈퇴했다.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어서 나온 것이다.”

-총회에서 왜 이렇게 한다고 보시는가.

“저도 그 이유를 이영훈 총회장님에게 묻고 싶다. 기하성 연금공제회 감사로 있으면서, 몇 달에 한 번씩 총회장님을 만났다. 그 때도 여러 번 부딪쳤다. 어쨌든 교단 대표이신데 부딪치니 괴로웠다.

저는 목회만 하기도 바쁘다. 외부 활동을 하지도 않고, 감투도 써본 적이 없다. 총회 정치도 하지 않았다. 무슨 위원을 해본 적도 없다.

아, 한 번 헌법위원을 시켜달라고 한 번 부탁한 적은 있다. 거부당했지만, 헌법을 잘 만들어서 건전한 교단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는 교단의 걸림돌이 될 만한 힘도 없는데, 이렇게 된 것이 안타깝다.

아픔과 속상함이 있어도, 일개 회원은 할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교단에 소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할 말은 할 것이다. 김성혜 총장님 고발 건도 그렇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원수라 해도, 아파서 입원한 사람은 밟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뇌암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있는 분을 교단에서 고발할 수 있는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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