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세상 속에 존재하면서 세상에 선 긋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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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세상 속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어려운 시대 속에서 자신이 그어놓은 기준 통해
하나님과 백성 사이 존재 성자 예수님 보여주다
현실과 말씀 사이 존재하는 괴리감 어찌 메우나
중보자 예수님, 무한한 사랑의 하나님을 믿으라

세상을 사는 그리스도인
조영민 | 죠이북스 | 308쪽 | 16,000원

세상 속에서 평가되고 있는 교회의 현실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폭발적으로 교회가 성장했던 1980-90년대가 있었고, 그런 성장을 밑바탕으로 한국 사회에서 교회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작년 초 시작되었고, 당연하게 여겨졌던 모든 것들이 중단되기 시작했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 중 하나는 주일에 교회에 가는 일이었다.

그러면서 교회의 치부가 세상 속에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세상의 유일한 희망은 교회’라고 외쳤던 소리는 점차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고,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교회의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손가락질을 당해야 했고, 주일 예배를 출석하게 되면 여러 가지로 불이익을 당하는 시대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런 시기에 세상 속의 교회는 과연 어떤 위치와 목소리를 내야 할까?

이런 질문들 속에서, 조영민 목사의 다니엘서 강해집이 나왔다. 이 책은 2020년 9월부터 4개월 동안 교회 강단에서 선포된 설교를 정리한 책이다.

다니엘서라고 하면, 우리는 몇 가지 선입견을 가지고 생각한다. 풀무불 속 다니엘과 세 친구들, 그리고 사자굴에 들어간 다니엘, 조금 더 나가면 벽에 손이 나와 국가의 멸망을 예언한 내용 외에는 특별나게 생각나는 것이 없다.

왜냐하면 다니엘서는 묵시에 관한 책으로, 책 후반부는 거의 다니엘을 통한 하나님의 묵시의 예언이 나와있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면, 한국교회 강단에서 전반부는 많이 강조했지만, 후반부는 별로 다루지 않았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러나 다니엘서는 바벨론에 잡혀간 세 명의 유대 청년들에 관한 에피소드만 기록된 책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고대 근동 역사 속에서 어떻게 이 세상을 통치하고 계시고, 주관하고 계실 뿐 아니라, 하나님의 택한 백성을 통해 구원 계획을 이루어가시는지가 담겨 있음을 알게 된다.

▲예루살렘 성전산 야경. ⓒ크투 DB

▲예루살렘 성전산 야경. ⓒ크투 DB

특히 조영민 목사는 다니엘서를 강해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이란, 세상 속에 존재하면서 세상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런 인물로 다니엘을 말하고 있다. 다니엘은 현실의 삶, 즉 포로로 잡혀와서 바벨론의 모든 학문과 종교, 문화를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뜻을 정하여 하나님의 백성된 자의 삶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인물임을 말하고 있다.

포로기에 잡혀온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 속에 분명히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백성들을 향해 하나님께서는 약속한 시간인 70년을 분명히 말씀하셨다. 그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것이 아니라,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예언(렘 29:1-14)하신 것처럼 바벨론 땅에서 집을 짓고,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텃밭을 만들고 열매를 먹으며 살아갈 것을 말씀하셨다.

그래서 70년의 때가 차면 하나님의 말씀이 성취되어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을 말씀하시면서, 하나님이 하신 말씀은 재앙이 아니라 평안이며, 미래에 관한 희망을 주는 말씀임을 강조하셨다.

이와 마찬가지로 다니엘서에 나타난 다니엘의 신앙은 세상을 등지고, 세상을 거부하며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세상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런 삶으로 바벨론 왕립학교에서 제공하는 모든 혜택을 누리고, 그런 혜택으로 실력을 쌓았다. 다니엘이라고 하는 이름조차 바벨론식 이름인 벨드사살로 바꾸었다.

그러나 다니엘이 유일하게 선을 그은 것이 있다면 바로 바벨론에서 제공하는 ‘음식’임을 강조하면서, 그 음식이 주는 풍요로움과 편안함을 거부했음을 말한다.

이렇게 다니엘이 바벨론 속에 살아가면서도, 바벨론과 동화되지 않고 스스로 선을 그어가며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지켰다고 하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결국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세상을 등지고 세상을 판단하는 이원론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우리가 하나님을 드러낼 수 있는 성경적 기준이 분명히 있어야 됨을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그런 기준들이 풀무풀 속에서도, 사자굴 속에서도 다니엘에게서 나타났음을 강조한다.

후반부는 ‘세상을 사는 그리스도인이 품어야 하는 꿈’이라는 주제를 정하고, 다니엘 7장부터 나오는 네 편의 환상이 결국 다니엘과 세 명의 친구들이 세상 속에서 경험되는 어려움과 갈등, 신앙적 회유를 이기는 힘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힘들은 다니엘이 환상 속에서 일어난 것을 해석하고, 그 해석과 더불어 나타난 기도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특히 다니엘 9장에서 나타난 그의 기도 속에 나타난 하나님을 부르는 수식이 다니엘이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믿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니엘은 하나님을 ‘크시고 두려워할 주 하나님, 또한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를 위하여 언약을 지키시고, 그에게 인자를 베푸시는 이(단 9:4)’라는 표현 속에서 공의와 사랑의 하나님이 되심을 강조한다.

그리고 죄의 고백과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대한 인정, 구원을 향한 다니엘의 요청은 다니엘이 세상 속에서 끝까지 자신의 기준을 지킬 수 있는 밑거름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런 다니엘의 삶을 하나님은 기뻐하셨고, 다니엘은 별이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많은 사람을 옳은 곳으로 인도한 다니엘, 그 옳음은 단지 도덕적, 율법적, 윤리적인 옳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한다.

다니엘서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은 일곱 번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사람이 손대지 않는 돌, 풀무풀 가운데서, 사자굴 속에서, 구름을 타고 오시는 인자와 같은 이, 하나님 계시의 의미를 알려 주신 분, 지극히 거룩한 자로, 세마포를 입은 사람으로 등장한다.

결국 다니엘서는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이 선을 그었던 기준을 통해 하나님과 하나님 백성 사이에 늘 존재하고 계신 성자 예수님을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 주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삶 속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현실과 말씀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감은 무엇으로 메꾸며, 우리의 신앙을 지켜갈 수 있을까?

▲조영민 목사. ⓒ교회 제공

▲조영민 목사. ⓒ교회 제공

결국 예수 그리스도가 나와 하나님 사이의 중보자로 계신다는 그 믿음과 풀무불 속에서, 사자굴 속에 미리 들어가 계신 예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믿는다면,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마무리를 이렇게 하고 있다.

“성도인 우리가 영원히 빛나는 별이 되기를 원합니다. 다니엘이 삶 전체로 보여 주었던 이 예수, 이 세상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그 예수를 보여주고 들려주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결국 이런 고백이 우리가 예수를 믿는 이유이고,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상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미래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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