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목사 “마음먹고 퀴어 운동 해보려 한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국교회를 향한 퀴어한 질문’ 큐앤에이 단체 시작

혐오와 차별의 시대, 우리의 신앙은 어떤 모습이어야?
모든 존재에 안전하고 평등한 공동체 위해 답 찾을 것

▲이동환 목사(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변호인단이 연회 재판 선고 후 입장을 표명하던 모습. ⓒ크투 DB

▲이동환 목사(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변호인단이 연회 재판 선고 후 입장을 표명하던 모습. ⓒ크투 DB

‘동성애자 축복식’으로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정직 2년’ 판결이 확정된 이동환 목사가 “‘한국교회를 향한 퀴어한 질문’ 큐앤에이 단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동환 목사는 지난 22일 SNS를 통해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 축복식 집례 이후 2년여 기간 동안 제 삶에는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며 “교단으로부터 재판을 받아 정직 2년 처분을 받았고, 항소를 하였지만 8개월째 열리지 않는 재판을 기다리며 기도회를 열고 그러다 천막농성까지 하게 됐다. 허망하게도 결과는 재판비용 지연납부로 인한 재판각하가 되었다. 그렇게 감리회 재판투쟁은 마무리되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재판을 받는 기간 동안 저는 감리회의 아니 한국교회의 현실을 뼈저리게 체험하였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차별적인지 알 수 있었고, 빈약하지만 악의적인 선동에 많은 개신교인들이 휩쓸리는 안타까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며 “저와 주위 사람들에 대한 온갖 저주와 비난은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이런 모습들을 마주하며 ‘정말 이대로는 안 되는데’ 하는 속상한 마음과 함께 점점 변화에 대한 열망, 새로운 운동에 대한 갈급함 같은 것들이 생겨났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 목사는 “지금 한국교회의 소수자 혐오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인권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할 교회는 사랑하는 방법을 잃어버렸고,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의 인권 진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되었다”며 “그렇지만 우리가 믿고 따르는 예수는 달랐다. 그는 ‘이상하다’ 손가락질받던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먹고 마시며 살았다. 하나님이 지으신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함을 존중하며, 그 존재를 환대하는 삶을 사신 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서, 한국교회 안에서 마음 먹고 퀴어-엘라이 운동 한 번 해보려고 한다. 단체 이름은 ‘큐앤에이’로, Question and Answer 이란 뜻도 있고 Queer and Ally 라는 뜻도 품는 중의적 의미가 있다”며 “큐앤에이는 ‘한국교회를 향한 퀴어한 질문’이라는 모토로 교회들을 향하여 질문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예수가 선포한 복음의 의미를 기억하며 혐오와 차별의 시대에 우리의 신앙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모든 존재에게 안전하고 평등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고 답을 찾아가겠다”며 “아직 사무실도 없는 신생 단체다. 저와 간사님 두 명으로 사무국을 꾸렸고, 이제 여러 일들을 해나가려 한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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