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음악의 아버지’ 박재훈 목사 소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지금까지 지내온 것’, ‘어서 돌아오오’ 등 작곡

▲원로 작곡가 박재훈 목사(캐나다 토론토큰빛교회 원로 목사). ⓒ크투 DB

▲원로 작곡가 박재훈 목사(캐나다 토론토큰빛교회 원로 목사). ⓒ크투 DB

‘한국 교회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곡가 박재훈 목사(토론토 큰빛교회 원로)가 99세로 2일 오전(현지시간) 소천받았다.

캐나다에 거주중인 박재훈 목사는 미시사가 트릴리움 병원에서 생을 마무리했다. 암 투병 중이던 그는 병세가 악화돼 지난 7월 29일 입원 나흘만에 세상을 떠났다.

3일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는 홈페이지에 “박재훈 원로목사가 2일 오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고 전했다.

박재훈 목사는 찬송가에 수록돼 있는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지금까지 지내온 것’, ‘어서 돌아오오’, ‘산마다 불이 탄다’, ‘언제나 바라봐도 늘 보고 싶은 분’ 등 지금도 널리 불리는 곡들을 만들었다.

이 외에도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어머님의 은혜)’, ‘예수님은 우리들의 밝은 등불이에요’, ‘흰 구름 뭉게뭉게 피는 하늘에(여름성경학교 교가)’ 등 수많은 어린이 찬송가들도 작곡했다.

박 목사는 동요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산골짝의 다람쥐’, ‘송이송이 눈꽃송이’, ‘시냇물은 졸졸졸졸’, ‘펄펄 눈이 옵니다’ 등 교과서에 수록됐을 뿐 아니라 지금도 많은 아이들에게 즐겨 불리는 곡들을 지었다.

박 목사는 손양원 목사의 일대기를 담은 ‘손양원’을 비롯해 ‘에스더’, ‘유관순’, ‘함성 1919’ 등 창작 오페라도 작곡했다. 오페라 ‘손양원’은 2012년 서울에서 초연한 후 누적 관객 1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당시 박 목사는 8년간 심혈을 기울여 창작한 오페라 발표를 위해 직접 방한해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 자신의 아들을 죽인 원수를 끌어안고 전쟁 속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끝까지 돌보던 손양원 목사님의 모습을 교회가 본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쓰게 됐다”고 창작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함성 1919’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19년 KBS홀에서 공연됐다. 당시에도 방한했던 박 목사는 본지와 인터뷰하기도 했다.

1922년생인 박재훈 박사는 평양 요한학교를 졸업하고 동경 제국고등음악학교에서 수학했으며, 美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교회음악 석사학위를, 캘리포니아 아주사 퍼시픽 대학에서 명예 인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1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최근 암 투병 중에도 3·1 독립운동사를 오페라로 만들고 있었다. 고인은 토론토 한인합창단을 창설해 지휘자로도 오래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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