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목사 “휴가 다녀오고 푹 자도, 쉰 것 같지 않은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3주 만에 ‘쉼과 회복의 자리로 나아가기’ 설교

주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2가지
1. ‘쉼의 자리’로 초대해 주심
2. ‘의미부여’ 후 다시 달리게 하심

▲이찬수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유튜브

▲이찬수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유튜브

이찬수 목사가 8일 ‘쉼과 회복의 자리로 나아가기(마가복음 6:30-34)’라는 제목으로 3주 만에 설교를 재개했다.

이찬수 목사는 구글 수석 디자이너 출신의 저자가 쓴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구글 입사 후 겪어야 했던 마음고생, 말로 다할 수 없는 스트레스로 얼마나 위축됐는지, ‘가면증후군’을 앓았다고 한다. ‘가면증후군’이란 자신의 성공이 노력이 아닌 운이라고 생각하고 지금껏 주변 사람들을 속였다고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심리 상태”라며 “언어도 짧고 문화도 익숙하지 않았던 저자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을지 공감이 됐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더 흥미로웠던 건 그 다음 내용이었다. 저자가 어느 날 그런 마음을 구글 동료들에게 글로 알렸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나도 글을 읽고 울었다, 공감이 된다, 위로를 받았다’는 답이 쇄도했다”며 “저자는 ‘다들 똑똑하고 잘나 보이던 그들도 나처럼 숨죽인 채 상처받으며 자신과 열심히 싸우는 중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소제목 중 ‘나 혼자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을 보면서 예전 베스트셀러 <피로사회>가 떠올랐다. 책은 예전 권위주의 시절이 ‘규율 사회’였다면, 오늘날은 ‘성과 사회’라고 한다. 규율 사회가 권위적·강압적이라면, 성과 사회는 긍정적·낙관적이다. 겉보기에 훨씬 좋아졌지만, ‘긍정 과잉’의 함정이 있다. 규율 사회가 타인에 의해 혹사당했다면, 성과 사회는 스스로를 혹사하고 착취하는 시스템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규율 사회가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다면, 성과 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고 있다. 무한 경쟁의 장으로 몰고 가, 스스로를 엄청나게 혹사시키기 때문”이라며 “유명하고 좋은 회사일수록 이런 시스템이기 때문에, 모든 직원들이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에 빠져 산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WHO에서 탈진, 무기력, 번아웃을 ‘국제 질병’으로 분류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찬수 목사는 “지난 여름 휴가 동안, 교역자들과 성도님들을 위해 기도가 나왔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소진하고 착취하고 혹사시키는 시스템 속에서, 진정한 회복이 일어나기를 원한다”며 “하지만 이 기도에 응답이 별로 없다는 걸 안다. 현대인들은 이런 시스템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그래서 계속 묵상된 말씀이 시편 23편이다. 휴가를 다녀왔지만 쉰 것 같지 않고, 푹 잤는데 잔 것 같지 않은 현실 앞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진정한 대안은 23편 2절의 ‘주님의 쉼으로의 인도하심’”이라며 “2절 말씀은 3절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를 낳게 된다. 직장의 휴가로 못하는 회복(restore)을, 주님께서 해주신다. 삶에 찌들리고 지쳤다면, 주님께서 인도하시고 가이드해 주시는 쉼과 회복의 자리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딱 3주 전, 두려움이 찾아왔다. 일만성도 파송운동을 해서, 괜히 성도들 괴롭히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에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설교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다음 날 1부 예배 인도 후, 2·3부 설교를 못했다. 19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집으로 와서도 계속 머리가 너무 아프고 마음에 두려움이 계속 밀려왔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하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 지난 3주 동안 하나님께서 만져주심을 말로 다할 수 없다. 먼저 정서적으로 만져 주셨다. 번뇌를 없애주는 선명한 그림을 그려주셨다”며 “후회한다고 안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후회 안 한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고 하셨다. ‘네게 맡긴 사명이니, 이런 것 갖고 갈등하지 마라.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무슨 근거로 이런 두려움에 빠져 있느냐’고 하셨다. 그러면서 찬양으로 만져 주셨다”고 했다.

둘째로는 “이전에 생각지도 못했던 대안을 주셨다. 8월 4-5째 주일부터 이번에 주신 드림센터와 파송운동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고 두려움이 물밀 듯 밀려오는 순간에도, 한편에서는 제가 경험했던 하나님은 반드시 쉼의 자리로 인도하시고 대안을 주시며, 미봉책이 아닌 근원적으로 인도해 주신다는 마음의 확신을 또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찬수 목사는 “영혼이 지쳐 있는가? 회복되기를 원하는가? 시편 23편의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주님을 바라보고 의지하셔야 한다. 주님은 늘 우리를 쉼과 회복의 자리로 인도하신다”며 “너무 잘 아는 말씀,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고 하셨다. 오늘 예배 가운데 이 말씀이 여러분의 내면에 울림이 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본문에 대해서도 “파송받은 제자들이 열정적으로 사역해 많은 열매를 맺었다. 제자들이 이를 보고하니, 주님께서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31절)’고 하셨다. 저는 이런 예수님이 너무 좋다”며 “피로사회의 ‘오너’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다시 현장으로 가서 열심히 하란 말이야’. 하지만 주님은 쉬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주님은 복음이 전파되는 것도 중요하셨지만, 제자들에게도 관심이 있으셨다. 그래서 많은 열매를 기뻐하심과 동시에, 쉼의 자리로 인도하신다”며 “지난 3주 동안 눈물나게 회복을 경험하면서 감격했던 것도 이런 것이다. 주님은 일만성도 파송운동에도 관심이 많으시지만, 그만큼 저 자신에게도 관심이 많으심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분당우리교회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

▲분당우리교회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

이후에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2가지를 소개했다. 먼저 “‘쉼의 자리’로 초대해 주심”이다.

그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은 한 마디로 ‘쾌락 호르몬’이다. 열심히 일해서 보상이 돌아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성도들이 말씀에 은혜 받으면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 기분 좋은 호르몬 도파민 때문”이라며 “문제는 이 호르몬에 중단이 없다는 것이다. 더 큰 것, 더 높은 것, 성공을 끊임없이 갈망하게 만든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도 도파민 때문이다. 중독성 있는 위험한 호르몬”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우리에게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열등감에 빠지거나 우울해지는 도파민 사회로 갈 것인가? 아니면 수고하고 짐진 자들을 부르시는 주님의 초청에 응할 것인가”라며 “왜 은혜 받는 일이 어려운가? 도파민이 너무 왕성하게 나오고 있어서, 미친듯이 달려도 모자란데 쉴 수 없어서 그러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마르바 던의 <안식>에서 소개한 ‘안식일의 4가지 의미’도 소개했다. 이는 ‘그침, 쉼, 받아들임, 향연’인데, 특히 ‘그침’에 주목했다. 그는 “안식일은 한 마디로 노력을 그치는 날이다. 인간의 탐욕에 대한 그침, 우리를 얽어맨 모든 우상들로부터 그침을 선언하고, 다시 하나님만 바라보아야 한다”며 “인간의 모든 불행은 탐욕을 절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목회자들에게 주시는 경고이기도 하다. 왜 목사가 안식을 설교하면서, 자신은 안식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방향과 색깔만 다를 뿐, 여전히 내 안의 저급한 탐욕과 욕망 때문은 아닌가. 더 유명한 목사가 되고 싶고, 더 설교 잘 하고 싶고, 더 큰 교회 목사가 되고 싶은 우리의 욕망”이라며 “목사가 됐다고, 신학교를 졸업했다고, 성경만 읽는다고 이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탐욕에 대한 그침을 선언하는 것이 안식”이라고 역설했다.

둘째로 주님께서 주시는 것은 “‘의미부여’ 후 다시 달리게 하심”이라고 했다.

이찬수 목사는 “제자들에게 한적한 곳으로 가서 쉬라고 하셨는데,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진다. 사람들이 먼저 와 있었다. 모두 자기만의 상황을 갖고 와서 손 내미는 이들이었다”며 “하지만 주님께서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여러 가지로 가르치셨다. 제자들도 이를 배웠을 것이다. 그 뒤를 보면, 쉼을 방해한 그들에게 호의를 베푼 사건이 바로 오병이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막연히 팔(8)자로 드러누워 있다고 쉬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인생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피로는 의미가 부여될 때 회복된다”며 “오늘 브레이크 없는 도파민 사회에서, 쉼의 자리로 초청하시는 주님에게 우리는 ‘그침의 영성’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그침의 영성’이란 근심, 걱정, 긴장을 그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도록, 하나님이 되려는 노력을 그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하나님이 되려는 노력’을 그치고, 하나님과 더불어 그 분이 제공하시는 쉼의 자리로 나아가는 남은 여름철이 되시길 바란다”고 설교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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