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사람들에게만 착하고 하나님 앞에 착하지 않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본질 추구하는 ‘교회다운 교회’ 회복 강조하는 신호섭 목사 (上)

국가 권력 너무 의식하다, 이웃의 비난 자초
락다운 아닌 일상, 1시간 예배 못 드리다니
고요하고 단정하게 하나님 앞에 예배드려야
온라인으로 다 되면, 학교나 회사는 왜 가나

▲신호섭 목사가 과거 발표하는 모습. ⓒ이대웅 기자
▲신호섭 목사가 과거 발표하는 모습. ⓒ이대웅 기자

교회다운 교회
신호섭 | 다함 | 340쪽 | 20,000원

“코로나 시대에도 바르게 목회하는 교회들은 큰 타격이 없고, 오히려 성장하고 있습니다. 수평이동도 있겠지만, 새가족도 찾아옵니다. 결국 시대에 적응하고 발맞춰서 약삭빠르게 온라인을 활용하는 교회보다, 다시 한 번 하나님이 원하시는 본질을 성찰하고 성경적인 교회로 되돌아가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책을 썼습니다.”

‘영광스런 목회와 가슴벅찬 신앙생활 설명서’ 신호섭 목사의 <교회다운 교회>는 기독 출판계의 침체 속에서도 발간 두 달여만에 2쇄를 돌파했다.

“오늘날 교회에 대한 세속적 평가가 어떠하든지 간에 나는 교회를 사랑합니다. 그것도 열렬하게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사랑합니다.”

위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은 한 신문에 연재됐던 글을 토대로 참된 표지의 ‘교회’, 목사·장로·집사 등의 ‘직분’, 설교, 세례와 성찬, 교제와 봉헌 등 ‘예배’, 그리고 가정과 사회, 국가와 최후 심판 등을 말하는 ‘삶’ 등 4부로 나눠 거룩과 경건으로서의 교회의 본질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소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술술 읽힌다는 것이 장점이다. 고양 행신동 올곧은교회에서 만난 신호섭 목사에게, ‘교회다운 교회’, ‘코로나 시대의 예배’에 대해 물었다.

-코로나 시대, ‘교회다운 교회’란.

“한국교회는 사람들에게 착하고, 하나님 앞에 착하지 않은 교회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세상 사람들에게 비판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 초기 많은 교회들이 수양관을 내주는 등 얼마나 많은 물적·인적 자원을 지원했습니까. 그런데 온라인 예배를 드리라며 예배도 못 드리게 했습니다. 좋은 일을 했지만, 욕을 먹고 예배도 못 드리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결국 교회가 본질을 추구하는 데서 멀어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본질을 추구하는 교회, 고요하고 단정하게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예배드리는 교회가 돼야 합니다. 예배를 당연히 여기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교회가 돼야 합니다. 개인 방역과 위생 수칙 철저히 지키면서 말입니다. 그걸 안 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그렇게 예배드리겠다고 당연히 요구하고 보호를 요청했어야 교회가 교회다웠을텐데, 그런 부분에서 초동 대처가 미흡하지 않았나 합니다. 그런 측면을 잘 대처했다면 이웃을 사랑하는 동시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은 둘 다 놓쳐버린 것 같습니다.

국가 권력을 너무 의식하다 보니 이웃의 비난을 받고, 바르게 에배드리는 곳들까지 비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바르게 예배드리고 교회의 본질을 제대로 수행하는 교회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 이웃을 사랑하는 좋은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모이지 않는 것만이 이웃을 사랑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모여서 예배드리는 교회들을 향해 ‘이웃을 사랑하지 않느냐?’는 질문은 허울만 좋은 말입니다. 형평성을 떠나, 상식적이지도 않은 것 아닌가요?

교회다운 교회, 본질로 돌아가는 교회는 성경대로 목회하고 예배드리고 설교하며 허례허식을 버리고 거품을 뺀 교회, 여러 비본질적 활동들을 과감하게 줄이고 예배와 말씀과 교육에 전념하는 교회입니다. 이렇게 하면서 이웃 사랑을 통해 복음을 전할 방식을 찾고 회복하는 것이 가장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입니다.

그러려면 교회들마다 기복주의를 버려야 하고, 교회 성장주의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것이 치료책입니다. <교회다운 교회>는 그런 목적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온라인 예배는 어떠셨나요.

“코로나 이후 피치 못하게 교회에 못 나오는 교인들이 생겼습니다. 초기에는 간호사들을 교회에 못 가게 했습니다. 일부 직장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교회 교인들은 거의 다 출석하셨지만, 그런 한두 가정들이 있었습니다.

생업 때문에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오는 분들을 위해, 오전에만 실시간 중계를 했습니다. 교인들에게만 이를 알려주면서, 원하는 분들이 듣게 했습니다. 지금도 오전 예배는 실시간 중계를 하고 있지만, 참석자들은 극소수입니다. 저희 교회 성도들은 대부분 현장 예배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8월과 12월 방역당국에서 대면 예배를 금지시켰을 때, 본의아니게 몇 주 동안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교역자와 장로들만 현장에서 예배드리고, 이를 송출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원을 분리해 횟수를 늘려서라도 현장에서 예배드릴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예배를 드리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봅니다. 카페에서, 식당에서 다 이상없이 생활하고 있는데, 1시간 예배를 못 드리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 ‘온라인 예배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또는 ‘온라인 예배를 허용하지 않습니다’를 강조하는 교회들도 생겨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온라인 예배를 찬성하는 주장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흘러 떠내려가지 않고 삼가 유념해서 더욱 모이기에 힘쓰는 교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히브리서 말씀처럼 성경적이고 본질을 추구하는 교회, 모임을 강조하는 교회, 예배 모임에서의 현장성과 역동성을 강조하는 교회가 나와줘야 하지 않는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네요.

“저희 교회 교인들은 세대가 다양합니다. 40-50대가 주류이지만, 젊은 친구들이 오히려 예배를 더 사모하고 현장에 나오고 싶어합니다. 코로나가 정리되면 한국교회도 언제 그랬냐는 듯 온라인 대신 현장으로 다 나올텐데, 그러기 전에 현장에 모여 교회의 본질, 즉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아 함께 모인 공동체를 회복하는 교회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온라인으로 다 할 것 같으면, 회사나 학교에는 뭐하러 가겠습니까? 저희 자녀들도 1년 6개월째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고, 제가 가르치는 신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막내는 성실한 편인데도, 온라인 수업 1년째가 되니 오전 9시에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켜놓고 다시 자요(웃음).

이런 아이들을 붙잡고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닙니까. 1주일 내내 모니터 앞에 앉아만 있던 아이들에게, 주일에도 모니터를 보고 예배드리라는 건….

현장 예배를 원하는 성도들이 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벌금을 내더라도, 현장에서 예배드린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성도들이 그렇게 말해주니 감사합니다.

교회가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백성들과 가족들입니다. 교회 공동체의 특징은 누가 뭐래도 ‘모이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신 목적은 약속한 땅에 들여서 당신을 섬기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공동체성과 회집성이 교회의 특징인 것입니다.

안 믿는 사람들은 ‘이 시국에도 모이냐’고 욕하겠지요. 하지만 교회가 뭔지 전혀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몰라서 그런 것이니, 그들을 욕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허망한 논리인가요? ‘온라인 시대에 밥은 왜 직접 먹나, 마음으로 먹으면 되지’, ‘가족끼리도 서로 보지 말고 가상현실에서 만나자’, ‘각자 방에서 줌으로 식사하자’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 같은 공간에 있는데, 얼마나 웃깁니까?”

지금쯤 ‘온라인 예배 불허’ 교회들 생겨나야
하루종일 모니터 보는 아이들, 예배 때라도…
왜 모이냐 욕하는 사람들, 교회가 뭔지 몰라
신앙과 믿음 연약한 사람들 합리화 명분만

-비대면 예배는 왜 비성경적인가요.

“교회란 하나님이 밖으로 불러 모이게 한 존재들이고, 그러한 존재들이 함께 모여 구성된 곳이 신약의 교회입니다. 구약과 신약의 정신을 따라 하나님 나라, 천국에까지 가서 함께 예배드리는 모임입니다. 주일마다 그 모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안 모인다? 스마트폰으로 한다?’ 이는 성경적이지 않습니다.

왜 비성경적인지, 2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장성과 역동성입니다. 요즘 ‘메타버스 교회학교’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가상현실에 교회학교를 만들고 심방하고 예배하고 설교하자는 것입니다. 여기서 다 관리가 가능하다지요. 전제 조건은 못 모일 때입니다.

성지순례는 어떻게 합니까? ‘랜선’으로 합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이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비디오로도 성지순례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현장에 찾아가는 이유는, 그 땅에서 성지의 공기를 맡고 음식을 맛보고 직접 현지인과 대화하는 것과 랜선으로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 아닙니까.

교회가 함께 모여 찬양하고, 진리 안에서 교제하고, 서로 돌아보아 선행을 격려하는 것이 교회로 모이라고 하신 명령인데, 이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물론 위반해도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고 구해야 할 때입니다. 예를 들면 국가 재난 사태입니다.

하지만 지금이 국가 재난의 사태일까요? 락다운(Lock down) 상태라면, 당연히 교회는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그런데 카페와 유흥업소 등은 다 열지만, 교회는 문을 닫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흥업소와 교회가 함께 문을 닫고 있지요. 모든 일상생활 공간은 열려 있는데, 교회만 못 모이게 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습니다.

‘국가 재난의 사태인가? 교회가 솔선수범해서 안 모일 때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지금 코로나 전염병을 그렇게 심각하게 여기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사회적 측면에서도, 성경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입니다.

▲올곧은교회에서 과거 북토크를 진행한 신호섭 목사(왼쪽). ⓒ이대웅 기자
▲올곧은교회에서 과거 북토크를 진행한 신호섭 목사(왼쪽). ⓒ이대웅 기자

성경에서는 함께 모였을 때, 주님께서 함께하시고 성령께서 역사하셨습니다. 흩어져서 예배해도 역사하십니다. 그러나 모일 수 있는데도 안 모이고 각자의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신앙이 약하고 믿음이 연약한 사람들에게 자기 합리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교회 안 가도 되네?’ 하고 믿음을 약화시키거나 잘못된 교회관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코로나가 끝나도 교회에 굳이 안 가도 되는 것 아닌가요?

여기서 치명적으로 중요한 것이 성례입니다. 성례는 세례와 성찬이지요. 함께 모여 성찬을 나눴는데, 지금은 키트로 각자 합니다. 이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라도 성찬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럴 때는 차라리 성찬을 금식하면서 평소 성찬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깨닫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 이 상황을 허용하셔서 영적으로 매우 굶주리고 메마르게 하시는 이 현실을 교회가 ‘성찬을 금식하며’ 깨달아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편하게 누렸던 것은 아닐까요? 마음만 먹으면 예배와 성찬에 참여할 수 있었고, 그래서 참여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런 것들을 회개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부가 교회 예배를 간섭할 때, 교회는 성경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매우 어려운 부분입니다. 원론적으로 크게 이야기하자면, 국가는 교회에 예배를 드리라 말라 명령할 권한이 없습니다. 이것은 교회에 주신 권한이지, 국가에 주신 권한이 아닙니다.

국가 위정자들이 먼저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모른다면, 교단이나 연합회에서 알려줘야 합니다. 그렇게 했던 사람이 <벨직 신앙고백서>를 썼던 귀도 드 브레와 <기독교 강요>를 쓴 존 칼빈입니다. 기독교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교정시킬 목적으로 쓴 것입니다. 정부에 대응할 때, 선행해야 할 부분입니다.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왔다면, 역시 2가지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부분을 먼저 알려드려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국가 명령에 따라 나온 것이므로, 최대한 친절하게 대하면서 상식적으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고요하고 단정하게 잘 예배드리고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예배드리는 이 상황이 이웃의 생명을 위태롭게 만드는 행위가 아님을, 친절하고 부드럽게 설명하고 나머지는 하나님 뜻에 맡겨야 하겠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에서 교단 역할이 너무 미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노회도 거의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개교회들이 정부를 상대로 각개전투를 하는 꼴입니다.

연합회가 못하고 교단이 침묵하니, 예자연이 만들어져 나서고 있습니다. 어떤 목회자들은 교회가 교단에 가입할 이유가 있나 하는 마음까지 든다고 합니다. 너무 나이브해 보입니다. 야성을 잃고 정부에 굴종하고 순종하는 모습으로 비칩니다. 교단이나 연합기관들의 대오각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대통령이라면 오히려 이렇게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교회 방역은 종교단체에 맡기고, 문제가 발생하면 교단이 지자체나 국가와 상의해서 손해에 대해 협의하되, 예배나 종교 자유의 문제는 종교기관에 맡겨야 한다고요.

락다운 상황 정도가 아니라면, ‘모여 예배드리면서 교회와 국가와 저를 위해, 전 세계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라고 국가가 요청해야 합니다. 이것이 국가와 교회의 아름다운 관계일 것입니다. 자꾸 못 모이게 하고 금지시키고 규제하고 벌금을 때린다고 하니, 전광훈 목사 같은 사람들이 일어나서 충돌하게 됩니다.

국가는 교회와 종교를 좀 더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우리나라에는 ‘하나님께 기도해서 이 재앙이 물러갈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멋진 대통령이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면 오히려 지지율이 올라갈 것입니다. 계속 이렇게 나간다면, 교회들은 다 돌아서지 않을까요.

정부가 교회를 분열시키고 힘을 빼려 한다는 합리적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물어보지도 못하는 사회’가 됐습니다. 예배를 왜 못 드리게 하느냐는 말조차 못하는 사회가 됐습니다. 그렇게 말했다가는 십자포화를 당하기 때문입니다. 국가나 지도자들이 이를 주도 내지 방임한다면, 결코 나라와 민족을 위한 방법이라 할 수 없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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