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그리고 천사와 사탄과 사후세계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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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희미한 장소

구약과 제2성전기 문헌과 신약 통해 탐구
하나님 우리 삶 개입해 함께하길 원하신다
하늘 열거나 천사 통해 자신의 뜻 전달하셔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마침내 드러난 하늘나라
폴라 구더 | 이학영 역 | 학영 | 284쪽 | 16,000원

하늘나라는 물질 세계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소망하고 그리워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늘나라에 가고 싶어하고, 그곳은 아픔과 슬픔과 고통이 없는 행복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인들의 생각도 그렇거니와, 신자들 또한 하늘나라는 죽어서 가는 곳이고 그곳에는 영원한 기쁨과 찬송만이 있다고 믿습니다. 실제 죽어야만 가는 하늘나라는 죄와 악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우리에게 큰 위로를 줍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하는 하늘나라는 죽어서 가는 곳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이제 도래하였다 하셨고, 하나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가르쳐 주실 때도 하나님 나라를 가게 해달라고 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가 임하게 해달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즉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늘나라를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형이하학적으로 더 풀어주셨습니다.

저자는 현대인들이 하늘나라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어느 부분 인정합니다. 그러나 필자가 볼 때 현대인들은 하늘나라에 관심이 부족합니다.

현실에서 어떻게 잘 먹고 잘 살고 좋은 곳에 여행 다닐까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불의한 것은 조금 견딜 수 있어도, 자신에게 불이익이 생기고 불편한 건 참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땅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모든 행복을 땅에서 추구하는 것에만 더 집중합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하늘나라와 지옥과 영의 세계와 공중의 권세와 같은 것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행복과 안일에만 몰두합니다. 하늘나라는 그냥 죽어서 좋은데 가고 싶은 소원에 그곳을 소망하고 간절히 원하는 마음 뿐입니다. 그나마 양심이 있다면 내가 어떻게 그런 곳에 갈 수 있을지 미안한 마음을 품을 뿐입니다.

신자들 또한 과학과 기술과 의술이 최첨단을 달리는 시대에 하늘나라와 지옥 등에 대해 크게 마음을 쓰지 못합니다. 기껏 인생의 마지막이 찾아왔을 때, 정신을 차리고 삶의 본질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책은 하늘나라의 본질과 의미가 무엇인지 구약과 제2성전기 문헌과 신약을 통해 그 흐름과 발전과 변천사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책 추천사에 의하면 하늘나라에 관한 최고의 연구서라고 칭찬을 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책을 읽으며 하늘나라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그리고 천사와 사탄과 사후세계에 대해 다시 정리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책이 학문적이면서 대중적이라 편하게 읽을 수 있고, 번역과 편집도 학영사답게 깔끔하고 자연스럽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하늘나라와 관련된 여러 주제들을 다루며, 자기의 주장만이 옳다고 고집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도 하지만 여러 의견들을 존중하며 다양한 의견과 가능성을 열어놓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비논리적이고 억지 같은 의견은 부정해야겠지만, 이런 저자의 열린 마음과 자세가 좋았습니다.주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다가갈 수 있고 해석될 수 있는 다양성이야말로, 성경을 주신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됩니다.

▲천국은 주로 ‘저 하늘 끝’, ‘구름 위’ 등의 상징이 자주 사용된다. ⓒMichael und Maartje on Unsplash

▲천국은 주로 ‘저 하늘 끝’, ‘구름 위’ 등의 상징이 자주 사용된다. ⓒMichael und Maartje on Unsplash

책 전체의 핵심을 말한다면, 하나님은 이 땅에 관심이 많으셔서 우리의 삶에 개입하여 함께하길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성경을 보면 그런 하나님은 하늘을 여셔서 메시지를 주시고, 또한 천사를 통해 자신의 뜻을 전달해 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늘 궁정에서 어전회의를 통해 하나님의 구속을 위한 회의와 결정을 내리시고,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과의 전투를 통해 하나님의 비전을 신실하게 수행해 가십니다.

구약 시대에도 그렇고, 예수님 당시에도 그리스-로마 문화는 점성술과 별자리와 마술을 통해 인간의 운명과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사역은 이 땅을 장악하고 있는 사탄의 세력을 몰아내는 것이고, 사람을 옭아매고 있는 어둠의 권세로부터 인간에게 자유와 해방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권리를 빼앗고 인간을 노예와 괴물로 만드는 악한 영으로부터 인간에게 하늘나라를 주는 것이 예수님의 사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사역은 사탄과의 전쟁과 귀신과의 싸움이 자주 등장합니다. 사도행전의 사도들의 역사를 보아도 귀신들이 밀집한 곳에 복음의 역사가 나타나 하늘나라가 임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통해 지역에 교회를 세우시고 하늘나라가 실제적으로 임하도록 전진기지가 되게 하셨습니다. 사도들을 통한 사도행전의 역사는 하늘나라의 역사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그만큼 하늘나라는 능력으로 강력하게 이루어져 갔습니다.

바울 또한 하늘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고, 직접 세 번째 하늘을 다녀온 인물입니다. 저자 또한 이것에 대해 여러 설명을 하는데, 개인적으로 저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자는 바울의 관심은 몇 번째 하늘에 갔다는 것에 있지 않고, 자신이 참된 사도로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자격에 있었다는 의견입니다.

어쨌든 바울은 사역 중에 어둠의 세력들(악한 영, 벨리알, 세상의 통치자, 공중의 권세 잡은 자 등)을 향해 대적하고 하늘나라가 임하게 합니다.

바울은 영의 세계와 어둠의 권세를 인정했습니다. 그런 악한 세력이 마술과 점성술과 오컬트와 미신 등을 통해 사람을 미혹하고 영혼을 지옥으로 이끈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성도가 마귀를 대적하고 전신갑주를 입고 깨어 기도함으로 승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어둠에 매여 있는 사람들을 하늘나라로 인도하기 위해 복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과 마찬가지로 바울에게도 하늘나라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셔서 구원과 자유를 주시는 것이였습니다.

폴라 구더의 책, <마침내 드러난 하늘나라>를 보면 혹시나 신자들로 하여금 이 땅에서의 정의와 평화만을 위해 살게 하는게 아닐까 우려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이 이 땅에 들어오셔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하나님의 정의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악한 영들의 활동은 1세기와는 다르게, 지금은 다양하고 교묘하게 정부와 집단과 기업과 법과 제도를 통해 펼쳐지기에 여전히 활개를 칩니다. 그래서 저자는 땅에서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게 도와줍니다.

그러나 저자의 궁극적 관심은 그런 정의와 공의와 평화가 이루어지는 하늘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에 방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이 성경과 초대문헌을 통해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 ‘하늘나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저자의 하늘나라가 오늘 여기에 임하는 면도 강하지만, 우리가 죽어서 가는 곳, 뭐라 정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영원한 나라의 의미도 담겨져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성경에서 참 은혜로운 장면이 있습니다. 스데반이 돌에 맞아 순교할 때, 하늘이 열리고 하늘 보좌 우편에서 예수님이 그를 보고 계셨던 장면입니다. 그 순간 스데반은 하늘나라를 경험하는 것이고 마지막 숨을 거두면 인자의 품으로 안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 호흡을 멈추면 하늘나라에 입성하는 것이고, 아직 마지막 호흡이 끊어지지 않았어도 하나님의 함께하심으로 하늘나라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책에 보면 켈트족의 전통을 따라 ‘희미한 장소’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와 거룩함이 더 강하고 특별하게 느껴져서, 하늘인지 땅인지 경계가 흐릿한 곳을 의미합니다.

구약에서는 그러한 희미한 장소가 구별되었지만, 신약에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심으로 인해 주님을 인정하고 주님을 따르고 주님께 순종하는 곳이 희미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으로 인해 변화된 장소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를 인도하고 도와주시길 원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 땅에 하나님의 본체이자 인간의 몸으로 오셔서 참된 성전이 되어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통로가 되셨습니다.

하늘의 거룩성과 땅의 죄성이 만난 곳입니다. 그곳이 하늘나라이고, 그곳이 희미한 장소입니다. 책을 통해 하늘이 땅 위에 임하고 땅은 하늘에 붙잡히게 되는 것을, 하늘나라의 본질과 의미를 알게 되길 원합니다.

방영민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서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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