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과 출입문 등에 “나의 몸, 나의 선택” 등 문구
미국 대법원이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될 수 있는 임신 6주 이후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텍사스의 생명보호법을 확정한 지 며칠 만에, 한 가톨릭교회가 낙태를 옹호하는 낙서로 훼손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루이빌시 외곽에 위치한 세인트루이스가톨릭교회는 지난 5일 낙태옹호운동가들의 표적이 됐다.
이 교회 출입문에는 낙태운동가들 사이에서 흔히 사용되는 “나의 몸, 나의 선택”이라는 문구가 스프레이로 쓰였다. 이곳 교인들은 주일 아침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였을 때 이 낙서를 발견했다.
낙서자들은 또 “생명을 존중하라”는 교회의 문구를 “생명”과 “신체적 자율성”이라는 문구로 대체했다. 게다가 교회 앞 간판에는 “우리 몸을 금지하지 말라”는 문구를 썼다.
6일 루이빌 경찰국은 CCTV 분석을 통해 주일 새벽 1시 30분경에 낙서를 한 세 명의 용의자들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번 교회 기물 파손 행위는 대법원이 텍사스주 생명보호법 시행을 허용한 지 4일 만에 발생했다.
현재 텍사스주의 낙태시술업체들은 생명보호법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이 법안을 무효화할 수 있는 연방법을 지지하겠다고 공언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주 성명에서 이 법에 대해 “반 세기 만에 가장 극단적이고 위험한 낙태 금지”라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휴회 후에도 “하원은 주디 추 하원의원의 여성건강보호법을 상정해, 미국 전역의 모든 여성을 위한 법적 생식 건강 관리법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톨릭교회는 교리문답 2271항에 의거, 낙태를 도덕률에 크게 반하는 범죄라고 선언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가톨릭주교회의(USCCB)는 낙태를 지지하는 가톨릭 정치인들의 성찬식 참여를 거부할 수 있도록 “교회 생활에서 성찬식의 의미에 관한 문서”를 승인하기로 가결했다.
주교회는 그러나 이 문서에 대해 “본질적으로 징계를 의도한 것은 아니”라며 “정치인들의 영성체를 보류하는 전국적인 방침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낙태옹호기관인 구트마허연구소에 따르면, 콜로라도주는 낙태 시술에 대한 어떠한 제한도 없는 7개 주 중 하나로, 출산 직전인 여성도 낙태가 가능하다. 지난해 콜로라도주 생명옹호단체들은 임신 22주 후 낙태를 금지하는 국민투표를 제안했으나, 유권자들은 이를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