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애향숙, 용문산기도원 구국제단 역사적 고찰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용문산기도원 나운몽 목사의 삶과 신학 재조명

이철 감독회장 “1970년 나운몽 장로 시절 교회에서 뵈었다”
김명구 박사 “용문산 기도운동, ‘구령과 구국’의 두 축 연결”
박명수 교수 “나운몽 영성운동 특징, 애국정신과 개혁정신”

▲제4회 학술세미나 모습.

▲제4회 학술세미나 모습.

재단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 애향숙(이사장 이철 감독회장)은 지난 9월 6일 서울 광화문 감리회 본부 16층 회의실에서 용문산기도원 구국기도원 59주년을 맞아 ‘용문산기도원 구국제단에 관한 역사적 고찰’을 주제로 ‘용문산기도원 제4회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철 감독회장은 개회예배 설교에서 “선친이 1970년 김천감리교회에 부임하셨다. 나운몽 목사님은 당시 장로님이셨다. 그때 뵈었다. 1971년 말부터 김천 남곡감리교회에서 첫 목회를 해서 용문산과 구국기도원을 잘 안다. 용문산 기도운동을 귀중하게 생각한다”며 “오늘 학술세미나를 통해 과거를 다시 살펴보는 것은 미래로 한 걸음 나가기 위함이다. 용문산 구국기도운동의 뜨거운 기도 불길이 감리교 구석구석에, 나아가 한국교회에 다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명구 박사(전 연세대 교수, 현 월남시민문화연구소 소장)는 ‘아실 나운몽 신앙 유형의 한국교회사적 위치’라는 발제에서 나운몽 목사의 생애를 추적하면서, 그의 신학과 국가구원관부터 용문산 구국제단 및 애향숙 재건, 기도원 운동, 반공운동, 이단논쟁 등을 재조명했다.

김 박사는 “당시 나운몽의 신학은 내면의 신앙과 성경에 입각한 역사적 실천이 합치되었던 영미 복음주의 신학의 전통, 곧 한국교회 일반 신학의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며 “내적으로 회심해 새로 태어나는 체험을 했고, 남이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성경공부와 기도생활을 유지했다. 그리고 성서의 교훈에 따라 세상을 향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려 했다”고 평했다.

또 “땅 위 하늘의 모형인 ‘사랑나라 건설’을 목적하는 교육기관으로 애향숙을 재건했고, 1947년 8월 15일 광복 2주년 입산 7주년 기념집회를 초교파적으로 개최했다”며 “장로교신학교 신학자 박형룡과 감리교 신학자 방훈이 참석해 집회를 인도했고, 이 집회부터 용문산이 차츰 알려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1948년 1월부터 ‘용문산 심령수련회’라는 명칭으로 10일 부흥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했다. 16명의 수도생으로 시작된 용문산수도원이 배출한 86명의 수도사들은 전국으로 퍼져 1990년대까지 53개의 기도원을 세웠다”며 “이들은 한국 기독교사에 커다란 공헌을 한 기도원 운동을 펼쳐 나갔다”고 평가했다.

▲김명구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김명구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구국제단과 관련해서는 “1963년 4월 30일 1시부터 시작된 한민족 제단의 구국기도는 말 그대로 나라를 위한 기도로,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기독교의 값진 역사라 할 수 있다”며 “구국제단 기도는 올해 58년째로, 지금까지 50만 명 이상이 기도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단 논쟁에 대해서는 “감리교 장로이면서 장로교 지역인 대구 경북에서 활동한 것이 그의 이단성 시비를 촉진시켰다”며 “나운몽 신학에서 그리스도는 ‘성서적 계시의 핵심이요, 성서 해석의 단서’였다. 구체적 실행의 근본적 출발도 언제나 교회였고, 성서였다. 그의 신학에서도 기독론과 삼위일체론이 강하게 주장된다. 따라서 신학적으로 폄훼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명구 박사는 “기도원은 스스로 소외됐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부여해 주는 곳이었다. 그런 신념 아래 성령운동이 일어났고 교회부흥으로 연결됐다. 나운몽의 용문산이 그런 역할을 했다”며 “기독교 복음이 인간을 구원한다는 것에 확신을 심어준 것에 그치지 않고, 구원의 사명을 땅과 나라로 확장시켰다. 구령과 구국의 두 축을 연결시켰고, 성령운동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구원을 실행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김정회 서울장신대 외래교수는 논찬에서 “나운몽의 신학은 한국복음주의 신앙의 전통 안에 있고, 용문산 기도원 운동은 성령운동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며 “구국제단을 통해 표출된 나운몽의 국가구원 의식은 영적인 것과 분리되지 않고 합치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적극적으로 반공운동을 나선 것”이라고 평했다.

박명수 서울신대 명예교수는 ‘아실 나운몽의 초기 생애에 관한 연구’ 발제에서 나운몽의 성장배경과 기독교 입문, 만주 피란생활, 건국활동, 6.25 전쟁과 시련 등을 상세하게 살폈다.

박 교수는 “나운몽은 민족주의적 배경이 강한 집안에서 자랐고, 급작스러운 경험으로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며 “강력한 일본 배척적 태도를 갖고 있었고, 해방 후 우익의 입장에서 활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서 그의 새로운 영성운동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데,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정신 △사회를 개혁하려는 개혁정신 △이 모든 것은 영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영성운동이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명수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박명수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박종현 한국문화신학회 회장은 논찬에서 “용문산 기도원은 상처받은 영혼의 안식처로서 예언과 신유, 방언운동이 일어나 영적 치유를 통해 전쟁의 상처를 보듬었고, 나운몽은 전국을 순회하며 설교에 나서 역시 전쟁의 광기로부터 사람들을 구하려 노력했다”고 했다.

이날 개회예배는 최범선 목사의 사회로 육상임 수도사의 기도, 수도사 특송, 나서영 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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