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반기독교 코드, 병적 수준으로 악의적”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기독 유튜버 ‘책읽는사자’, 반기독교·반서구문명 코드 분석

악행 저지른 종교인 설정, ‘회개’ 확대 왜곡 및 일반화
사람 죽이고 감사 기도하는 캐릭터, 기독교 이해 부족
마지막 게임, 굳이 크리스마스 이브로 설정한 이유는

▲ⓒ책읽는사자

▲ⓒ책읽는사자

기독교 유튜버 ‘책읽는사자(이하 책사)’가 넷플릭스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반기독교 코드를 지적했다.

책사는 “매우 아쉽게도, 총 9편으로 제작된 드라마 <오징어게임> 전반에 짙게 스며든 반기독교·반서구문명 코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도를 넘어 거의 병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볼 정도로 악의적”이라며 “대부분 대중예술가가 반미, 반기독교, 반자본주의 사상에 경도된 것은 사실이지만, <오징어 게임>은 (특히 반기독교 코드는) ‘한두 번 하고 마는’ 보편적(?) 수준을 뛰어넘어 매우 일괄적이고 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과대해석이자 의미 부여라 비판할 수도 있겠으나, 만약 이 작품에서 풍자하고 혐오하는 종교가 기독교가 아닌 ‘이슬람’이었다면, 주님과 하나님이 아닌 ‘알라’였더라면 어땠을까”라며 “애초에 감독이 그런 시나리오를 쓸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의 ‘선택적 분노’는 이미 유명하다”고 지적했다.

책읽는사자는 작품 속 ‘반기독교 코드’에 대해 먼저 “‘구슬치기 신’에서 여성 출소자 ‘지영’은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는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보니 엄마가 바닥에 죽어 있었고, 옆에는 아빠가 칼을 들고 서 있었고, 조금 후 ‘지영’은 그런 아빠를 자신이 죽였다고 이야기한 뒤 아빠의 직업을 ‘목사’라고 특정한다”며 “그녀는 ‘엄마를 때리고 나한테 그 짓을 하던 인간’이라며, 그런 악행을 저지른 후에는 꼭 ‘기도’를 했다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책사는 “실제로 말도 안 되는 악행을 저지른 종교인은 ‘당연히’ 있다. 천주교 신부들의 광범위한 아동 성폭행과 조직적 은폐를 다룬 실화 영화 <스포트라이트>도 있지 않은가”라며 “그러나 이것은 ‘종교의 패악’보다 ‘인간의 죄성’으로 다가가는 게 보다 ‘사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종교인에게 기대하는 일종의 군중심리가 있는 것도, 기대감이 큰 만큼 실망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얼마 전 ‘혜민 스님 풀 소유 논란’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며 “‘지영’의 입을 빌려 굳이 끔찍한 악행을 저지른 아빠의 직업을 특정하는 것 역시, 작가가 가진 (일종의) 배신감일 수도 있다”고 했다.

▲탈북민 여성과 대화하는 출소자 여성 &lsquo;지영(왼쪽)&rsquo;. ⓒ책읽는사자

▲탈북민 여성과 대화하는 출소자 여성 ‘지영(왼쪽)’. ⓒ책읽는사자

그러나 “작가는 기독교의 핵심 교리 중 하나인 ‘회개’를 확대 왜곡하고, 섣불리 일반화했다. 후에 설명할 극 중 캐릭터 ‘244번 참가자’가 이기적인 행동이나, 하물며 살인을 한 후에도 감사 기도를 드리는 ‘종교적 자기합리화’ 역시 같은 선상에서 악의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작가는 극단적인 이슬람 원리주의 무슬림들의 악행과 그들의 종교심 역시 같은 선상에서 비판하고 풍자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작가의 세계관 형성에 있어 ‘기독교의 사회적 패악’이 얼마나 큰 인상을 남겼는지 모르겠다”며 “부디 눈을 들어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그 죽은 사람의 친척들까지 정치범수용소로 보내버리는 곳을 바라보고, 그곳을 향한 슬픔과 의분도 균형 있게 자리잡길 바란다”고 했다.

‘244번 참가자’에 대해선 “유독 이 작품에 몰입을 방해하는 캐릭터다. 전 직업은 모르겠으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왜곡된 기독교 사상을 보여주는 인물”이라며 “예를 들어 목숨을 건 줄다리기 게임을 한 뒤, 게임 참가자들은 목숨을 부지했다는 감사함과 동시에 남의 목숨을 빼앗아갔다는 죄책감과 절망감에 빠져있을 때, 그는 혼자 감사 기도를 올린다. 목숨을 건 ‘징검다리 게임’에서는 다른 사람을 죽이고 본인이 살았다는 감사 기도를 하기도 한다. 매사에 그런 식”이라고 설명했다.

책사는 “물론 이런 서바이벌 영화나 자연재해 영화에서 단골로 나오는 캐릭터가 ‘맹목적 종교인’이다. 시종일관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캐릭터로 묘사되는 게 다반사이고, 나아가 자신의 이기심을 종교로 합리화하는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특히 반기독교 정서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는 관객들에게 묘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세속화된 종교와 그에 따른 부작용은 분명 비판받을 지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오징어게임> 작가는 두 가지 어설픈 실수를 저질렀다. 첫째, 본인이 비판하려는 ‘기독교’에 대한 무지다. 작가가 비판하려 한 대상에 대한 이해가 빈약하다 보니, 작가의 풍자가 풍자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이라며 “둘째, 244번 캐릭터의 당위성 부족이다. 상황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한다. 이것을 캐릭터 연기 톤의 문제라 지적할 수도 있겠으나, 시나리오 자체가 작위적이라는 게 1차 원인이라 보는 게 보다 자연스럽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아무리 극적 묘사라지만, (244번) 혼자 너무 ‘정극’을 하고 있다”며 “작가 개인이 무엇을 비판하고 싶은 줄은 알겠으나, (적어도 이 부분에서만큼은) 실력이 부족했다(참고로 나는 영화 <남한산성>을 매우 재밌게 봤다. 한국도 이런 영화가 나왔구나 하며)”고 비판했다.

▲주인공과 &lsquo;참가자 1번&rsquo;의 마지막 게임 모습. ⓒ책읽는사자

▲주인공과 ‘참가자 1번’의 마지막 게임 모습. ⓒ책읽는사자

끝으로 마지막 회 ‘참가자 1번’과의 마지막 게임 신에 대해 “작가(겸 연출 겸 제작자)는 둘이 만나는 날짜와 시간을 굳이 보여준다. 그날은 ‘크리스마스 이브’, 곧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리는 바로 전 날”이라며 “장소 역시 자본주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여의도 금융가 건물”이라고 했다.

책사는 “이 마지막 게임에서 12시 직전 극적으로 주인공이 승리한다. 이는 작가가 갖고 있는 반기독교·반서구문명적 코드가 절정을 이루는 순간”이라며 “작가가 주장하는 선이 악을 이겼다는 것이다. 작가(이자 연출자이자 제작자인 그)는 그 이후 12월 25일, 즉 성탄절을 알리는 자명종 소리가 울리게 연출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그 종소리가 의미하는 바는 해석하기 나름일 것이다. 기독교와 서구 문명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일 수도 있고, 마지막 게임을 이긴 주인공을 축하하는 의미의 종소리일 수도 있다”며 “매우 신성모독적인 일이긴 하다. 마호메트 성일로 동일하게 설정했다고 생각해 보라.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것이 결코 ‘친기독교적’이거나 ‘친서구문명적’이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작가의 명징한 정체성”이라고 했다.

책읽는사자는 작품의 반미, 반서구문명, 반자본주의 성향에 대해서도 설명한 뒤 “현재 작가는 ‘여성혐오’와 ‘외국인 노동자 비하’ 논란에 서 있다(표절 논란은 논외로 한다). 둘 다 ‘PC주의’의 정치적 맥락 안에 있는 주제들”이라며 “PC주의의 핵심 정치기조인 반기독교·반서구문명 코드가 분명한 작품인데도, 그들에게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다 비판받는 모습이 참으로 코미디”라고 밝혔다.

▲목숨을 건 잔혹한 데스 게임을 소재로 삼은 넷플릭스 드라마 &lt;오징어 게임&gt;.

▲목숨을 건 잔혹한 데스 게임을 소재로 삼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그러면서 “좌파 언론사들이 쏟아내는 비판에 뚜렷한 찬반이 갈리면서도(개인적으로 난 PC주의를 분명히 반대한다), 더 짙은 혐오와 차별이 철철 흘러넘치는 반기독교·반서구문명 코드에는 이리도 조용한 것 역시 코미디”라고 했다.

그는 “결국 작가이자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건 ‘자본주의’ 사회 속 경쟁에 대한 문제의식이라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그런 ‘부정적인’ 경쟁을 부추기는 ‘악의 축’으로 기독교를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며 “(어떤 의미에서) 아주 정확하다. 기독교가 아니었다면 미국식 서구 문명은 생기지도 않았을테니”라고 말했다.

책사는 “하지만 작가는 알까. 자신이 이렇게 작품 활동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자신이 비판하는 기독교와 서구 문명의 산실인 ‘자유민주주의’라는 시스템에서만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이라며 “역사와 사상을 어설프게 아는 ‘순박한’ 이들은 썩은 열매가 있다고 나무 그 자체를 썰어버리는 우를 범한다. 작가는 미국식 자본주의(기독교+서구 문명의 산실)의 가장 달콤하고 맛있는 열매인 영화문화산업 군에서 큰 부와 명예와 권력을 획득한 ‘자본가들 중의 자본가’이다. 싫든 좋든 이게 팩트”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자본주의가 조장하는 과도한 경쟁으로 우리 삶이 피폐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근 100년 동안 1억 명 가까운 대학살을 자행한 소련과 중국, 북한 사회보다는 분명 옳다. 자정 능력이 있는 시스템과, 눈에 거슬리면 죽여버리고 가둬버리는 독재는 근본이 다르다. 비교가 불가하다”며 “<오징어게임>의 잔혹함은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과 중국에서 자행되고 있다. ‘인민’의 생명을 짓밟는 ‘참가자 1호’는 아직 저 북한에서 돼지처럼 먹고 논다. 실로 이 작가를 포함해 좌경도된 많은 예술계 종사자들의 근시안적 관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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