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들이 수 년간 괴롭혀… 다른 종교 장신구 등은 방관
영국의 한 기독교인 간호사가 십자가 목걸이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해, ‘런던 국민보건의료서비스(NHS)’ 기관을 상대로 고소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올해로 61세인 18년 경력의 간호사 메리 오누오하(Mary Onuoha)는 이날 고용재판소에 자신이 근무한 ‘크로이든대학병원’에서 2015년까지 수 년간 아무 문제 없이 십자가 목걸이를 착용해 왔으나, 2018년부터 직장 내 상사로부터 근무 중에 이를 빼거나 숨기라는 경고를 받아 왔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녀는 이를 거부했고, 타종교를 가진 직원들은 장신구나 (인도 전통의상인) 사리, (이슬람 또는 시크교도의 의상인) 터번이나 히잡을 제한 없이 착용할 수 있었다며, 자신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018년 8월, 크로이든 국민보건의료서비스의 상사들은 오누오하 여사가 병원 복장 규정을 위반했다며, 그녀와 환자의 건강에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며 십자가 목걸이를 빼라고 명령했다.
그녀는 이러한 명령이 종교적 요구사항을 “세심하게 다룰 것”이라고 명시한 병원의 복장 규정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항상 목에 다양한 (신분증) 끈이 걸도록 요구하는 것과 모순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상사들이 그녀에게 (십자가 목걸이를) 진료실 병상 구역에 있을 때 수술복 아래에 “눈에 보이지 않도록” 착용할 수는 있다고 했고, 이를 어길 경우에 보안요원을 불러야 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으로 보고했다.
오누오하 여사는 목걸이를 벗거나 숨기는 것을 거부했고, 이후 그녀는 병원에서 비(非)사무직 관리 역할을 배정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 4월, 그녀는 병원에게서 최종 경고장을 받았고, 2020년 6월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해 두 달 만에 사표를 냈다.
오누오하의 변호인은 법원에서 복장 규정이 일관되지 않게 적용되며, 병원의 요구가 안전과 위생에 대한 우려가 아닌 “십자가를 보이는 것 때문”이라고 주장할 예정이다.
오누오하 여사는 당시 병원 정책에 대해 “경악했다. 이것은 항상 내 신앙에 대한 공격이었다”면서 “내 십자가는 40년 동안 나와 함께했다. 그것은 나와 내 신앙의 일부이며,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환자들은 종종 나에게 ‘나는 당신의 십자가가 정말 좋다’고 말한다. 하나님이 나를 너무 사랑하셔서 나를 위해 이 고통을 겪으셨음을 알기에, 이것을 착용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녀는 “이 병원에는 하루에 네 번씩 사원에 가는 직원들이 있는데, 누구도 그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며 “힌두교도들은 손목에 빨간 팔찌를 차고, 여성 이슬람교도들은 히잡을 쓴다. 하지만 내 목에 달린 작은 십자가는 너무 위험해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고 간주되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크리스천법률센터(Christian Legal Centre)의 안드레아 윌리엄스 대표는 오누오하가 끔찍한 처우를 받았다며 “애초부터 이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소중히 여겨지는 기독교 신앙의 상징인 십자가에 대해, 한두 명의 직원이 불쾌해 하는 것에서 출발됐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대표는 “팬데믹 기간 동안, 경험 많은 간호사가 자신의 신앙과 자신이 사랑하는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 받은 것에 분노한다. 왜 일부 NHS고용주들은 십자가가 다른 종교 복장보다 보호받거나 전시될 가치가 덜하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우리는 정의를 위해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반면, 크로이든 국민보건의료서비스 대변인은 “진행 중인 법적 절차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