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낙동강 전선 지키자”… 부산서 회개 기도회 개최

부산=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코로나19 발생 이래 최대 규모의 전국적 초교파 집회

정권교체, 대장동 사태 엄정수사, 악법 제정 시도 철회 등 촉구
최홍준 목사 “내가 회개하면 교회와 나라까지 회복시켜 주셔”
김진홍 목사 “사드 철수는 위험… 좋은 나라와 교회 물려줘야”
손현보 목사 “정권 주요 인사들, 기독교 혐오하고 말살시키려”

▲참석한 목회자들이 강단 위에서 무릎 꿇고 통회의 기도를 하고 있다. ⓒ부산=송경호 기자

▲참석한 목회자들이 강단 위에서 무릎 꿇고 통회의 기도를 하고 있다. ⓒ부산=송경호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래 최대 규모의 전국적 초교파 집회가 열렸다. 11월 11일 부산 세계로교회(담임 손현보 목사)에서 열린 ‘국가비상긴급기도대성회’에 모인 약 2천 명의 성도들은 장장 5시간이 넘도록 대한민국의 위기 앞에 철저히 회개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갈구했다. 유튜브를 통해 참여한 성도들도 총 수만 명에 달했다.

이번 기도회는 과거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이 대반전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것과 같이, 오늘날 예배가 위협받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악법들이 제정되고, 동성애, 이슬람, 반기독교 정서가 확산되는 등의 위기 앞에 영적 대반전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1부 예배에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요일 4:7-8)는 제목으로 설교한 최홍준 목사(부산 호산나교회 원로)는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시며, 회개하는 이들을 무조건 용서해 주신다”며 “우리가, 특히 저 같은 목사들이 하나님 앞에 많은 죄를 지어 지금과 같이 어려움에 처했기에 회개하러 이곳에 왔다”고 했다.

▲호산나교회 최홍준 원로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부산=송경호 기자

▲호산나교회 최홍준 원로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부산=송경호 기자

최 목사는 “회개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회개의 영을 부어 주셔야 하는 것”이라며 “내가 회개하면 나와 내 가정과 내 교회와 이 나라를 하나님께서 회복시켜 주신다. 이 회개의 영이 우리에게 임하도록 간절히 기도하자”고 역설했다.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원장)는 “우리는 어떤 사회, 어떤 나라, 어떤 교회를 물려줄까 같이 기도하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최근 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씨가 과거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철회 의사를 밝힌 것을 비판했다.

김 목사는 “중국은 우리나라를 향해 미사일 1,600기를 배치했는데, 우리나라는 미군이 북한의 위협에서 방어하기 위해 자기들 돈으로 설치한 사드를 철수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우리 자손들이 좋은 나라에서 복되게 살게 하기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했따.

역시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 권태진 목사(한국교회연합 전 대표회장)는 “부산은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이 어려울 때마다 구국기도회로 모였던 곳”이라며 “오늘 모임에서도 갈멜산에서의 엘리야의 심정으로 간절히 기도하면 하늘에서 불이 내려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메시지 도중 “정치인 중 사람에게 충성 않고 국민에게 충성한다는 귀한 사람이 있다”며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가 대표회장을 역임했던 한교연은 최근 이례적으로 윤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전 국민의힘) 전 대표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목회자들을 향해 회개를 촉구하라는 감동을 주셨다고 했다. 그는 회개의 주제로 첫째는 예배 탄압에 저항하지 못하고 순응한 것, 둘째는 북한 정권에 돈을 퍼줘서 결과적으로 국내 좌파들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을 꼽았다.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예배 자유를 위해 싸워 온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부산=송경호 기자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예배 자유를 위해 싸워 온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부산=송경호 기자

기도회 장소를 제공한 세계로교회의 손현보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도하고 회개할 마음을 주신 것은, 망하지 않고 살 기회를 주신 것”이라며 “기도하는 백성은 망하지 않는다. 오늘의 기도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민노총의 100만 집회보다 더 강력하다. 하나님께서 이 기도에 응답하셔서 세상을 바꾸실 것”이라고 했다.

손 목사는 자신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한 비서관에게 “현 정권 주요 인사들이 ‘기독교인구를 10분의 1로 줄여야 한다’고 의논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들이 얼마나 기독교를 혐오하고 말살시키려 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또 자신과 세계로교회가 예배를 지키기 위해 싸워 온 경과를 설명한 뒤, “11월 18일에 이에 대한 1심 판결이 있다. 이것이 승리하면 모든 교회를 위한 판례이자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진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항소하고 헌법소원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시대에 교회 1만여 개가 사라지고 수많은 목회자가 일용직이나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며 “우리 교회는 괜찮다고 해서 (그들의 사정을) 안타까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한국교회가 하나됐다고 말할 수 없고 이 시대를 살아간 것을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밖에 이날 주강사로는 박영우(광주안디옥교회 담임)·원대연(예장 고신 악법저지대책위원장)·임영문((사)전국17개광역시도226개시군구기독교총연합회 이사장)·이우탁(울산기독교연합회장)·안희환(예수비전성결교회 담임)·박경배(송촌장로교회 담임)·고병찬(파주 운정참존교회 담임) 목사 등이 나섰다. 또 대회 상임고문은 조용목 목사, 대회장은 정필도·최홍준·김명석 목사, 본부준비위원은 임영문·박원영·나영수·장갑덕·윤상운·박경만·김영일·박종호·홍호수 목사가 맡았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 ⓒ부산=송경호 기자

▲정부 정책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 ⓒ부산=송경호 기자

참석자들은 우상숭배,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은 죄, 하나님보다 세상 권력을 두려워한 죄,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죄, 코로나를 핑계로 예배를 소홀히 한 죄 등을 회개했다. 특별히 목회자들은 집회 도중 강단 위에 올라와 무릎 꿇고 통회하기도 했다.

또 정권교체, 대장동 사태 엄정 수사, 요소수 확보, 차별금지법 등 악법 제정 시도 철회 등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마스크 착용과 전신소독, 체온 체크 등의 방역수칙을 준수했다. 주최측은 이 집회를 시작으로 광주, 대구 등 전국을 순회하며 기도대성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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