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단 개혁, 교리·윤리 바로 세우는 헌법 개정부터”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마스터스개혁파총회, 설립 선포식 15일 제주에서 개최

개혁주의 신학, 장로교회 헌법 등 4대 강령 선포
장로·집사 등 직분 계급에서 은사로, 평생 섬김
총회장 대신 의장, 여성 목사 대신 여성 교육사
‘증경·공로’ 제도 폐지, 은퇴 목사 경제적 보장도

▲설립 선포식 기념촬영 모습.

▲설립 선포식 기념촬영 모습.

한국 장로교단의 성경적 개혁을 위해, 모범적 개혁파 총회를 세우는 운동이 시작됐다.

마스터스개혁파총회 설립준비위원회(위원장 최더함 목사, 이하 준비위)는 지난 15일 제주 애월 하람교회(담임 최상권 목사)에서 설립 선포식을 개최했다.

준비위는 이날 ①개혁주의 신학을 고수한다 ②장로교회 헌법을 준수한다 ③질서 있는 시스템 사역을 추구한다 ④10 미션을 수행한다 등 4대 강령을 선포했다.

특히 교리(신학)와 윤리가 실종된 한국 장로교회를 바라보면서, 지난 2년간 총 7차례 모임을 거쳐 ‘총회 (임시)헌법’부터 내놓았다.

준비위원장 최더함 목사는 “한국교회 개혁의 첫걸음은 법을 바로 세우는 것”며 “장로교 헌법이 오랜 기간 큰 틀에서 방치돼, 변화하는 시대와 변하지 않는 성경적 진리를 모두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한국교회는 전통 종교(유교, 도교)와 혼합된 일명 ‘유독교(유교+기독교)’의 성격을 띠고 태동했다”며 “때늦은 감이 많지만, 이제라도 진리 위에 진정한 기독교로 거듭나기 위해 새롭고 바르게 초석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교회의 타락과 부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영적으로 허약한 한국교회는 끝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에 교회를 사랑하시고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교회가 참회하고 첫사랑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준비위원장 최더함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준비위원장 최더함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최더함 목사는 “거룩하고 신성해야 할 총회도 하루가 다르게 인간의 유익을 구하거나 계파간 헤게모니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라며 “이는 최고 권위의 헌법을 주관적이고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시비가 없게 헌법을 더욱 세분화하고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한국교회는 상황논리에 갇혀 성경에도 없는 직분을 많이 남발하였다. 여자 목사, 서리집사, 권찰 등이 그 예”라며 “새롭게 중건될 개혁파 교단은 직분에 있어 전통과 상황논리가 아닌, 성경의 규범에 맞추어 직분을 정비하고자 한다”고 천명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빠르게 급변하는 세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시대와 언어, 사상과 사람, 시스템이 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장로교 헌법은 수십 년째 정체 및 답보 상태에 있어, 오늘날 교회와 시대에 동떨어진 법제와 제도의 수정과 개정은 필수”라고 지적했다.

준비위가 이날 공개한 헌법은 전체 16장 125조로 구성돼 있다. 준비위가 변경한 헌법 주요 내용은 △서리집사 폐지 등 직분제에서 은사제로 △제비뽑기·순번제 등 총회장제에서 의장제로 △70세 정년에서 종신제로 △여성 목사 대신 여성 교육사로 △부목사에서 전임목사로 등이다.

직분제의 경우, 로마가톨릭의 잔재인 계급제를 성경적인 은사제로 바꾸기로 했다. 장로와 (안수)집사는 원래 상하 개념이 아닌 은사 개념이므로, 치리와 감독(장로), 섬김과 구제(집사) 등 고유한 사역 목적에 걸맞은 은사대로 평생 섬기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장로처럼 원로 집사 직함을 신설해 동일하게 대우하고, 서리집사직은 폐지한다. 또 형편에 따라 교사와 박사, 부장과 구역장 등 임시 직무자를 활발히 운용하게 된다.

직분제와 연결되는 목사·장로·집사 등 항존직은 만 70세 정년이 아닌 종신제로 변경한다. 이에 대해 준비위 측은 “무조건 종신제가 아니고, 성경의 방식을 따라 당사자의 의사와 당회의 결정에 따라 퇴임 시기를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은퇴 목사들이 퇴임 이후 경제적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것을 감안, 퇴임 후 현직 목회자 사례비의 50%만큼 보장해 주기로 했다.

또 여성 목사는 비성경적이므로, ‘여성 교육사’를 신설해 남성 교역자에 준하는 예우와 대우를 해주기로 했다. 준비위 측은 “여성 목사 안수 문제를 가장 성경적으로 적용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부목사 명칭은 전임목사로 변경해, ‘목사 위에 목사 없고 목사 아래 목사 없는’ 성경적 원리를 적용한다. 특히 부목사 명칭은 로마가톨릭의 ‘부사제’ 개념과 유사하므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

대신 항존직 자격은 강화한다. 목사와 장로, 집사의 연령을 기존 30세 이상에서 35세로 변경하기로 한 것. 목사의 경우 인성과 영성 등 역량 미달에 대한 대비책이며, 장로와 집사의 경우 교단 인준 교육기관에서 합당한 교육을 이수한 자에 한하기로 했다.

▲총회 로고.

▲총회 로고.

총회 제도는 권한과 권력 편중으로 허점과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총회장제를 말 그대로 회의 사회자 및 대외 대표직만 수행하는 의장제(chairman)로 개편한다.

의장은 2년 임기제이며, 노회장 5인 중 제비뽑기 방식으로 순번을 정해 선출한다. 총회 임원도 의장, 총무, 서기로 간소화하고, 총무 중심의 행정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노회 대의원 파송과 장로 선출 자격도 현실화한다. 기존에는 성도 100명 이상일 때 장로 2인, 100명 미만일 때 장로 1인에서 36명 이상일 때 장로 2인, 36명 미만일 때 장로 1인씩 파송하기로 했다. 장로 역시 기존 세례교인 30명당 2인 선출에서, 12명당 1인으로 완화한다.

또 공로주의를 배격하는 차원에서 공로목사를 비롯해 증경총회장, 증경노회장 등 ‘증경’ 제도를 폐지한다. ‘증경(曾經)’은 과거에 회장을 역임한 자를 가리키는 옛말로, 요즘에는 교회 안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증경 외에 각종 용어도 현대화한다. ‘주일학교→ 교회학교, 총촬→ 지도와 감독, 원입교인→ 등록교인, 수의→ 전달, 신도→ 신자, 신복하는 자→ 믿고 순종하는 자, 은총→ 은혜, 폐쇄→ 해체, 총대→ 대의원’ 등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날 선포식은 사회 송연수 목사(더향기#교회), 대표기도 공성권 목사(청교도개혁교회), 성경낭독 김경수 목사(주찬양교회), 특송 윤희숙 사모(하람교회), ‘지혜로운 선택(로마서 16:19)’ 설교 최더함 목사(바로선개혁교회), 축도 김홍성 목사(안산상록수교회) 순으로 진행됐다.

선포식에는 임마누엘교회 김중득 목사가 이끄는 장애인 복지단체 홀리클럽(서울 송파구 문정동) 장애우 10명과 변성휘 목사(서길교회) 외 제주학당 관계자 등 40여 명이 함께해 뜻을 같이했다.

마스터스개혁파총회는 법인을 제주도에 두어 몽골과 중국 등 해외에서도 가입할 수도 있고 선교에도 용이하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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