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분당우리교회에서 주님 모시고 있다” 했지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현재형’으로 발언, 진실은?

“어머니 권사, 아내도 오래 전부터 독실한 성도”
분당우리교회 최근 10년간 출석 없어 제적 상태
이찬수 목사, 지난 5월 설교서 직접 거론하기도

▲이재명 후보가 지난 2일 국가조찬기도회 식전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이재명 후보가 지난 2일 국가조찬기도회 식전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제5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를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인사말에서 “지난해 돌아가신 제 어머니도 권사님이셨고, 아내도 아주 오래 전부터 교회 반주를 했던 독실한 성도여서, 저도 분당우리교회에서 열심히 우리 주님 모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최근 10년간 분당우리교회에 출석한 적이 없어 ‘제적’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과거 2010년 성남시장 취임 당시 교계 인사들과 함께 ‘이재명 집사 취임감사예배’를 드렸고, 이후 ‘교회 집사’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예배를 주최했던 성남시기독교연합회 당시 한 임원은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지사가 기독교인이고 분당우리교회 집사라고 들어서 당연히 그런 줄 알았을 뿐, 확인한 적은 없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코로나19 방역을 명분으로 ‘종교집회 제한명령’을 발동하자, 기독교계에서는 “어떻게 교회 집사가 이럴 수 있느냐. 진짜 집사 맞느냐”는 반발과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본지는 이 후보 측에 이를 확인했는데, 이에 그는 자신이 분당우리교회 집사가 맞지만 ‘정식 집사’는 아니라고 답했다.

당시에도 분당우리교회 측은 이 후보에 대해 “2009년 이후 선거 때를 제외하면 교회에 출석한 일이 없고, 집사 임명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물론 그가 비록 교회에 10년 이상 출석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여전히 분당우리교회 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나, 온라인 예배만 드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선거 유세 기간 중에는 광주 양림교회와 정읍 성광교회 등에 직접 참석해 현장 예배를 드렸다.

▲이재명 지사가 지난해 본지 기자와 주고받은 문자 내용. ⓒ크투 DB
▲이재명 지사가 지난해 본지 기자와 주고받은 문자 내용. ⓒ크투 DB

이와 관련,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는 지난 5월 2일 주일 설교에서 성도들에게 이재명 후보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사실을 알린 적이 있다. 그는 당시 “개인 이름 거론이 부담되지만, 바로잡고자 한다. 대선을 앞두고 집요하게 가짜로 공격당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며 “(어떤 사람들이) 벌써 이재명 지사(당시)가 분당우리교회 장로라고 공격한다. 이 분이 우리 교회를 떠난 지 10년 가까이 됐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가슴 아픈 것이, 우리 교회 다닐 때 초신자였다. 복음에 대한 소개가 필요한 분이었다. (그런데) 장로라니? 만날 수도 없고, 한 번씩 마음에 기도가 나온다. 어느 교회든 좋은 교회를 출석하시길 바란다”며 “저희 교회에는 보수 정당에서 의원 하신 분도 계시고 시의원도 여러 분 계신다. 그리고 진보 정당에서 정치하시는 분들도 여러 분 계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저는 그걸 가지고 구분해본 적이 없다. 담임목사인 제 눈에는 둘 중 하나”라며 “초신자라면 복음을 잘 전해 예수 믿게 해야겠다, 오래 잘 믿는 중직자라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지도자가 되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다 보니 저는 ‘누구를 지지한다, 어떤 성향이다’ 일절 밝히지 않는다. 우리 딸에게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그러니 이쪽저쪽에서 부작용을 경험했다. 보수 정권 시절에는 보수 목회자라서 교회 못 있겠다고 몇 가정이 떠났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니까 완전 정반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찬수 목사는 “이런 것들을 다루는 모 이단 그룹이 있다고 누가 제보해 줬다. 깜짝 놀랄 숫자였는데, 확인하지 않았기에 숫자를 밝히진 않겠다”며 “분당우리교회와 저를 좌파 교회라느니, 이념에 찌든 좌파 목사라고 믿는 사람은 전체로 보면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심각하게 여기는 것은 예수님의 ‘한 사람 철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주님이 소중히 여기시는 한 영혼, 때로는 귀신들린 한 영혼까지 건지시려고 주님께서 엄청난 대가를 치르셨다”며 “이것을 공식 거론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분당우리교회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너무 많은 교회들이 이념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서 저희 다락방 원칙이 절대 구역 모임에서 정치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이라며 “교회에서는 주님이 주인공 되셔야 한다. 사람을 가리지 않고 구원해 주시는, 한 사람 철학을 가지신 분이 바로 주님”이라고 강조했다.

본지는 이번 국가조찬기도회에서의 발언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이 후보 측은 답하지 않았다. 향후 그가 이에 대해 입장 또는 반론을 표명할 경우 게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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