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극복이 아니라, 견디는 것… 견딤이 쓰임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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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설교연구원 인문학 서평] 역설이 아닌 역전 인생을

신앙은 역설이다
이재영 | 글과길 | 216쪽 | 12,000원

반전 없는 인생은 없다. 조관일 박사는 자신의 책 <비서처럼 하라>에서 ‘고통 총량 불변의 법칙’을 말한다. 한 사람이 평생 경험하는 고통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젊어서 어려움을 많이 경험한 사람은 인생의 후반부에서 삶의 보람과 가치를 만끽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젊어서 별다른 고생 없이 살아온 사람은 인생의 후반부에서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

영화의 재미는 반전에 있다. 어려움 속에 있는 주인공이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것이 최고의 반전이다. 인생에도 이런 반전이 있다. 최고의 재미는 반전에 있다.

그러나 반전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힘든 것을 받아들이는 순간이 필요하다. 우리 삶에 반전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힘든 순간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지속된 어려움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손쓸 수 없는 어려움을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인생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들로 가득하다. 잘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하나님의 백성이 오히려 고난을 당한다. 열심을 인정받지 못하는 역설의 순간을 우리는 참지 못한다.

그러나 반전 없는 인생은 없다. 특히 하나님 자녀들의 삶은 더욱 그렇다. 하나님이 보여주는 인생은 반전의 인생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역설 속에 버려두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우리를 역설에서 역전 인생으로 바꾸어 주신다.

<신앙은 역설이다>는 역설적으로 보이는 인생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만든다. 저자 이재영 목사는 풍부한 예화로 쉽고 이해가 잘 되는 글을 쓴다. 이 책도 예외가 아니다. 힘들고 어려운 역설의 순간 오히려 힘을 얻게 된다.

저자는 역설의 순간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견딤이 쓰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견디는 것은 고통이 아닌 부족한 부분들이 채워지는 순간이다.

“견딤은 모난 부분들이 다듬어지고 부족한 부분들이 채워져 감을 의미한다.”

인생의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다. 소설가 고 박완서 선생은 남편과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얼마 지나고 잡지사 기자가 박완서 선생을 인터뷰하며 이런 질문을 했다. “선생님, 그러한 고통을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박완서 선생은 대답했다. “그것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그냥 견디는 겁니다.”

우리도 견뎌야 하는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이 우리를 오히려 단단하게 만든다. 이것이 신앙의 역설이다. 지금 힘든 시간을 견디는 것이 우리를 강하게 한다.

견디는 것은 무작정 참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저자는 견딜 때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한다.

“정말 바라봐야 할 대상은 사람도 환경도 세상도 아니다. 주님을 바라볼 때 해석이 달라진다.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반전 없는 인생은 없다. ⓒ픽사베이

▲반전 없는 인생은 없다. ⓒ픽사베이

저자는 우리가 주님을 바라볼 때, 실패가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패조차 승리의 삶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 된다. 주님을 바라볼 때 역설 인생이 아닌, 역전 인생이 된다는 말이다.

미국 미시간 주에는 아주 특별할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실패 박물관’이다. 실패한 물건 10만여 개가 전시되어 있다.

과연 실패한 물건을 보기 위해 누가 찾아오겠는가? 놀랍게도 이 전시관에는 세계적 기업의 경영진들이 수시로 찾아온다. ‘실패 박물관’을 실패로 보지 않고 도전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실패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한다.

견딤의 순간, 우리가 바라봐야 할 것이 주님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럴 때 우리의 실패가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저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잃는 것이 곧 얻는 것이라는 더 큰 역설을 설명한다.

누가복음에는 아버지의 품을 떠난 둘째 아들 이야기가 있다. 아버지의 유산을 가지고 집을 나간 둘째 아들은 가진 돈을 탕진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빈털털이가 되었다. 남은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저자는 잃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탕자는 모든 것을 잃고 아버지를 얻었다.”

이것이 진짜 역설이다. 모든 것을 잃어도 정말 필요한 것을 얻는 삶이 가치 있는 삶이다.

우리는 매일 잃어버리며 산다. 젊음을 잃어버리고 시간을 잃어버린다. 돈을 잃어버리고 명예를 잃어버린다.

잃어버린 것에 빠져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저자는 잃어버린 것을 통해 얻는 것을 생각하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시간을 선물로 주셨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현재다. 현재는 과거를 내려놓아야 얻을 수 있는 시간이다. 또한, 현재가 아무리 좋아도 현재를 떠나보내지 않으면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없다.”

잃어버리는 것이 있어야 얻는 것도 있다. 잃어버린 것으로 끝나지 말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모든 것을 잃어버려도, 예수님을 얻었다면 그것이 성공한 인생이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잃어버려도 얻는 것이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 이것이 믿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역설의 축복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역설 속에 빠뜨리지 않으신다. 역설 속에서 역전으로 인도하신다. <신앙은 역설이다>는 역설적으로 느껴지는 힘든 상황 속에서 혼자가 아님을 알려준다.

역설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 힘들고 어려운 삶을 혼자가 아닌 믿는 사람들이 함께 걸어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반전 없는 인생은 없다. 역설적 상황에서 하나님을 바라보고, 역설이 아닌 역전으로 끝나는 인생이 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김현수 목사
행복한나무교회 담임, 저서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https://cafe.naver.com/juda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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