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옥 박사 기독문학세계] 2021년, 신축년을 보내며
모든 것을 하나님의 처사로 받아들이고 그냥 뚜벅 뚜벅 걸어가라.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들 판의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추천의 글
하나님의 은혜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초라할까? 송영옥 작가의 글은 일상에 촘촘히 박힌 하나님의 은혜를 따뜻하게 끌어내 초라해진 내 여정을 풍성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다보면 하나님과 함께 걸으며 그 분께 말을 건네는 나를 보게 된다(CBS 성서학당 신우인 목사).
서문
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기독교 진리와 인간의 상상력과의 관계에서 끊임없는 작가적 의문이었다. 그러나 잠시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일상의 문학과 마주하면 결국 문학 활동은 한 독자의 관점으로 그 정의가 요약된다.
작품이 마음에 어떻게 와 닿았는지, 삶은 작품을 통하여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 문학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등을 통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문학 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인간의 모든 활동 중 작은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일이 지극히 유쾌하고 또 독특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바로 언어의 행간을 통해 일어나는 무수한 만남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록 눈으로 볼 수도, 귀로 들을 수도 없지만 문학 속에서 만나는 모든 사물과 사람은 그 자체의 살아있는 말을 갖고 있다.
강물과 풀잎과 바람도 그들만의 생동하는 말이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몸으로 말한다. 문학을 한다는 것은 곧 그들 몸의 언어를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언어의 뉘앙스와 그 이미지로 인해 더 의미가 있고 즐거운 만남을 경험하게 되는 것, 이것이 언어의 생명력이다. 은혜의 차원이며 동시에 문학의 힘이다.
숲은, 문학 속에서의 숲은 무성한 잎들이 태양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태양의 힘과 대비되는 어둡고 깊은 공간이다. 어둡고 깊기에 빛을 그리워하고 영원을 사모하는 외롭고도 아름다운 공간이다. 그러나 식물들이 번성하고 꽃들이 화려하게 개화 하고 어떤 규제와 경작에도 자유로운 공간이다.
숲 속, 그 낯선 어둠 속에서도 대지는 명랑하다. 그 속에서 땅과 바다가 즐거움에 몸을 마끼는 것을 본다. 그때마다 나는 원시림의 쓸어진 나무 틈새에 푸른 싹 한 개처럼 피어있었다. 하나님은 생명의 뿌리 , 싹의 생명 이라 고백하면서.
우리가 마른 풀잎과 거친 바람들 사이를 지나면서도 풀들의 몸짓을 읽을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를 통하여 거기에 거하시는 당신의 사랑도 볼 수 있도록 인간을 만드신 때문이리라.
나의 글쓰기는 바로 이 생명들의 행간을 읽어가는 작업이었다. 그 유쾌함이 하나님의 사랑인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나는 주저없이 문학의 숲을 하나님과 함께 거닐 수 있었다.
하나님과 함께 문학의 숲을 거닒으로써 문학은 내 삶에 더 빛나는 열매가 되고 찬란한 향기가 되었다. 이 고백이 담긴 크리스천투데이 문화 란의 연재 글을 이번에 OOO 출 판사의 도움으로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독자의 손에 들려….
-아듀 2021년의 길목에서, 저자 송영옥
작가노트
크리스천투데이 신문을 통해 연재한 글 중에서 사랑의 깊이를 주제로 한 글들을 뽑아 <문학의 숲을 하나님과 함께>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하려 하였다. 출판사에서 일이 진행 되는 때에, 나는 CBS 성서학당의 신우인 목사님께 책 표지 추천의 글을 부탁드렸다. 나의 문학과 신앙이 신우인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깊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목사님께서는 크리스천투데이 문화 란의 글을 읽은 후, 추천사를 카톡으로 보내주셨다. 이어 책의 서문이 쓰여졌다.
이런 준비에도 불구하고 공교롭게도 출판이 중단되었다. <문학의 숲을 하나님과 함께 >는 금년에 빛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 침묵의 기간을 예측할 수 없지만, 새해에도 독자들과 함께 모든 것을 하나님의 처사로 받아들이고 뚜벅뚜벅 걸어가려 한다.
기독 문학을 보존해준 크리스천투데이 가족들과 함께,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사람으로 이 사랑의 고백을 이어갈 것이다. 들판의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모두에게 기쁘고 희망찬 성탄 시즌을 기원한다.
송영옥
영문학 박사,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