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피랍 선교사 12명, 극적 탈출 성공… “하나님의 도우심”

뉴욕=김유진 기자     |  

앞서 석방된 5명 포함, 전원 무사 귀환

▲아이티에서 납치됐다가 풀려난 선교사들. ⓒCAM

▲아이티에서 납치됐다가 풀려난 선교사들. ⓒCAM

지난 10월 아이티에서 납치된 17명의 선교사 중 마지막 남은 12명이 극적인 탈출에 성공했다고 이들의 소속 선교단체인 ‘크리스천에이드미니스트리스(CAM)’가 밝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20일 오하이오주 베를린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교사들이 15일 밤, 자유를 얻기 위해 기도한 뒤 탈출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결혼한 부부와 각각 10개월, 3세, 14세, 15세 아이, 그리고 미혼 남성 4명과 미혼 여성 2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웨스턴 쇼월터 CAM 대변인은 “그들이 포로로 잡혀 있는 동안 하나님께서 탈출을 시도하게 하셨지만, 언제 어떻게 탈출할지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시도 자체가 위험했기에, 그들은 계속해서 기도로 하나님을 찾으며 그분께 인도를 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간이 걸리고 하나님의 역사가 필요했다. 많은 토론과 기도 끝에 그들은 굳건히 하나가 되어 하나님께서 탈출로 인도하신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이러한 하나됨 자체가 큰 기적이라고 입을 모았다”면서 “여러 번 탈출을 계획했지만,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기다리라는 하나님의 지시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선교사들은 두 번의 탈출을 계획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때마다 적기가 아니라는 분명한 신호를 주셨고, 마침내 15일 바리케이드가 쳐진 수용소를 탈출하는 데 합의했다.

쇼월터는 “그날 밤 그들은 하나님의 지시대로 준비하고, 신발을 신고, 옷에 물주머니를 채워 길을 떠났다. 한쪽 구석에 매트리스를 쌓아 두고 떠날 준비를 했다”면서 “때가 맞았음을 감지한 이들은, 닫힌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자신들이 선택한 길로 묵묵히 나아갔다. 수많은 경비병들이 가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빨리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CAM에 따르면, 선교사들은 인질 수용소를 떠나 주요 지형지물로 확인된 산으로 이동한 뒤, 별빛을 따라 북서쪽으로 이동했다.

그는 “하나님의 도우심, 보호하심과 인도하에, 이들은 밤새도록 빨리 헤쳐나갔다. 숲과 덤불 속을 지나 가시덤불을 헤치면서 약 10마일을 걸었다”고 말했다.

선교사 중 한 명의 증언에 따르면, 일행은 2시간 가량 덤불숲을 지나야 했고, 이동 경로는 여전히 갱단의 영역 안에 있었다. 또 그들은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를 때마다, 멈춰 서서 하나님께 길을 보여 주시기를 간구했다.

결국 이날 늦은 시각, 12명 전원은 플로리다행 해안 경비대 비행기를 타고 아이티를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쇼월터는 “마지막 구출을 받기 전, 다른 인질들이 석방될 수 있는 길을 예비하신 하나님께 찬양드린다. 이 모든 과정은 분명 두 달간의 힘든 여정의 끝에 다다르고 있었다”며 “전능하신 하나님께 드린 여러분의 기도는, 모든 인질들이 사랑하는 이들과 재회하는 데 분명히 한몫을 했다”고 전했다.

선교사들을 납치한 아이티 갱단 ‘400마우조’는 당시 1명당 100만 달러(총액 한화로 약 200억 원)의 몸값을 요구하다, 지난달 22일에 2명, 이달 5일에 3명을 석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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