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인의 아트독서 88] 책은 내용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구매를 결정짓는 것은 내용이다
책 쓰기에 대해 강의하는 사람들은 책의 주제와 목차가 80%이고, 책 내용이 20%라고 말한다. 이는 책을 구매할 때의 기준이다. 책을 구매한 뒤에는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겼느냐가 중요하다.
책 구매의 출발은 제목, 표지 디자인, 목차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구매를 결정짓는 것은 책의 내용이다. 만약에 내용이 부실하다면 독자로부터 외면받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아트설교연구원에서는 매주 인문학책 위주로 독서 토론을 한다. 독서 토론 때마다 회원들은 내용이 좋은 책에 환호를 보낸다. 만일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왜 이 책을 추천했느냐고 불만을 표한다.
최근 한 책을 읽고 토론했는데, 이구동성으로 책이 너무 좋다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 읽는 행복을 맛보았다고 고백했다.
친구와 해외여행을 갔을 때, 그 친구는 내가 가져간 책을 주로 읽었다. 그가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내용이 좋은가?’였다. 그는 표지 디자인이나 제목이 좋아도, 내용이 부실한 책은 읽지 않으려 한다.
독자들이 처음 책을 구매할 때는 제목, 표지 디자인 등을 중시하지만, 나중에는 내용에 따라 책에 대한 반응이 달라진다. 나를 포함해 많은 독자가 저자를 보고 책을 읽는 것은, 그 저자라면 책의 내용이 실망스럽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책이 5만 8,635종에 이른다. 월평균 4,886권, 하루 평균 160권이나 되는 책이 세상에 쏟아져 나온다. 이 많은 책 중 팔리는 책은 내용이 좋은 책들이다.
기독교가 속해 있는 ‘종교/역학’만 봐도 베스트셀러는 이미 유명한 저자들로 채워져 있다. ‘종교/역학’ 분야 소위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들어가는 책들의 저자는 대부분 유명한 저자들이다. 그 저자들의 공통점은 알찬 내용의 책들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내용이 좋은 책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책을 쓰고자 하는 분야의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남들이 읽지 않는, 관련이 없는 분야의 책까지 읽어야 한다.
둘째, 묵은지처럼 오랫동안 묵혀야 한다.
오랫동안 묵혔다는 것은,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는 말이다. 묵은지와 같이 깊은 맛을 내는 책이 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과 기다림이 뒤따라야 한다.
셋째, 통찰력 있는 콘텐츠로 채워져야 한다.
독자들은 자신이 모르는 내용, 정보, 그리고 창의성 있는 내용의 책에 매력을 느낀다. 그러므로 내용이 풍부하도록 인용과 사례로 채워야 한다.
내용이 입소문을 좌우한다
사람의 특성 중 하나가 좋은 것은 나누려 하는 것이다. 혼자만 독식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글을 쓰는 중 신학교 동기들을 만났다. 동기들이 이구동성으로 ‘나눔과 베품’, 그리고 ‘함께’라는 말을 자주 언급했다.
책도 마찬가지다. 좋은 책을 만나면 주위에 ‘함께’ 좋은 것을 공부하도록 추천하기를 즐겨한다. ‘함께’ 하고자 하는 책은 좋은 내용이 담긴 책이다. 결국 책의 입소문은 그 안에 담긴 내용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유시민, 김영하, 정유정, 강원국, 정민, 제러드 다이아몬드, 유발 하라리, 팀 켈러, 이찬수, 조정민, 유기성 목사 등의 책은 출간되자마자 독자들이 먼저 찾아서 읽는다. 내용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설교의 명문장은 명품 반응을 이끌어낸다
명문장은 설교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교인들도 명문장이 많은 설교에 반응을 보인다. 설교에 명문장이 있으면 듣는 교인의 귀가 쫑긋해진다.
그러므로 저자는 명문장을 쓸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설교에서 명문장에는 개념의 정의를 선명하게 내리는 것도 포함된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믿음은 선구안이다.”
“기쁨은 호흡과 같다.”
“약점은 내 인생의 지렛대이다.”
이찬수 목사는 《삶으로 증명하라》에서 신앙이 자라는 것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린다.
“신앙이 자란다는 것은 바로 선택의 기준이 바뀌는 것이다.”
설교는 명문장이 많을수록 좋다. ‘논증 세미나’를 할 때마다 참여한 설교자들이 명문장에 마음을 주는 것을 매번 본다. 교인들은 명문장만을 기억한다.
교인이 명문장을 기억하는 것은 명품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므로 설교자도 명문장을 쓸 수 있는 필력을 길러야 한다.
김도인 목사
설교자에게 설교 글쓰기를 가르치는 치열한 설교연구가로 아트설교연구원 대표이자 아트인문학연구회 회장이다.
교인들로부터 ‘설교가 들려지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듣고 지천명 때 독서를 시작해 10년 만에 5,000여권의 책을 읽었다.
매주 월, 목, 금요일 설교자들을 대상으로 ‘설교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김해, 순천 익산 등에서 설교 글쓰기를 강의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책 쓰기 코칭와 책쓰기 여행을 통해 그리스도인에게 책 쓰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설교는 글쓰기다/CLC』, 『설교자와 묵상/CLC』,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목양』, 『언택트와 교회/글과길』, 『감사인생(이재영 목사와 공저)/목양』, 『나만의 설교를 만드는 글쓰기 특강/꿈미』, 『설교자,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글과길』,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이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출간한 『이기는 독서(절판)』,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가 있다.
매주 「크리스천투데이」에 매주 ‘아트설교연구원 인문학 서평’과 ‘아트설교연구원 설교’를 연재하고 있으며, 「목회와 신학」, 「월간 목회」, 「기독교신문」, 「교회성장연구소」 등에 글을 썼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과 함께 ‘아트설교 시리즈’ 13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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