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코로나 넘어 다시 행복한 교회와 공동체의 회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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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설교연구원 칼럼] 행복지수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행복지수 공식: 행복 = P+(5XE) + (3XH)

여기서 P는 personal, 개인으로 인생관이나 사회 적응력과 같은 개인적 특성을 일컫는다. E는 Existence를 의미한다. 건강이나 금전과 같은 생존이 기본 요소를 가리키고, H는 Higher Order로 개인의 자존심이나 야망 등과 같은 고차원적인 욕구를 나타낸다.

영국의 심리학자인 케럴 로스웰과 인생 상담사인 피트 코언이 개발한 행복지수 공식이다. 이 공식을 대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4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 질문에 매우 그렇다면 10점부터 매우 그렇지 않다면 0점까지 주면 된다. 물론 점수가 높을수록 당신의 행복지수는 높은 것이다.

첫 번째: 외향적이고 변화에 유연한가?
두 번째: 우울하거나 가라앉은 기분으로부터 회복이 빠르고 스스로를 잘 통제한다고 생각 하는가?
세 번째: 건강 돈 안전 자유등의 조건에 만족한가?
네 번째: 자신의 일에 몰두하며 스스로의 기대치에 부응하고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위해 행동하는가?

이 행복지수로 2018년 영국 BBC는 영국인들을 비롯한 전 세계인의 행복에 대한 설문을 통해, 영국인들이 얼마나 행복한 생을 영위하고 있는가를 물었다. 이 지표에서 영국은 108위로 행복지수가 매우 낮게 나와 영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조사에서 한국의 행복지수는 조사 대상국 178개국 중 102번째였고, 프랑스 128위, 미국 150위로 나타났다. 행복지수 1위국은 바누아투, 2위 콜롬비아, 3위 코스타리카, 부탄 공화국, 덴마크,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이 비교적 높은 순위의 국가로 나타났다.

물론 이 지표는 상대적인 지표이며, 절대적인 행복의 척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절대적인 수치로 행복의 척도를 결정할 수 없지만, 성공한 경제지표와 행복지수는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경제지표가 낮은 방글라데시, 필리핀, 부탄, 인도네시아, 인도 같은 나라들이 행복지수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조사 기간과 방법에 따라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대체적으로 유엔에서 인정하는 세계 행복지수 국가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나라는?

부탄 공화국이다.

부탄 공화국은 1972년 4대 국왕 때 국민 총행복 정책을 실시 한다. 이전 3대 국왕은 토지 개혁을 통해 농민들에게 모두 공평하게 토지를 분배했다. 이어 5대 국왕 지그메 케사르는 왕의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행복정책의 개념과 나아갈 방향을 헌법으로 명시했다.

부탄 공화국의 행복 정책은 성장을 위한 정책을 펼치지 않는다. 다만 행복을 위한 국가 발전을 모색하고, 국가 계획을 수립한다. 부탄에는 행복 정책을 관장하는 행복청과 장관이 있다. 부탄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국가 최우선 과제를 정하고, 행복을 객관화하기 위한 계획을 매년 수립해 간다.

부탄 공화국이 추구하는 행복의 최대 특징은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국가 공동체 전체가 행복해지기 위한 국가 전략을 수립한다는 점이다. 2015년 실시한 국민 총행복 정책에서 무려 75%의 국민이 경제적 성취와 상관없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부탄의 국가정책으로 채택한 행복을 위한 기본권 정책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지속 가능한 사회 경제적 발전
두 번째: 전통 문화에 대한 자존감
세 번째: 좋은 정치 체계
네 번째: 깨끗한 환경정책(국토의 산림은 무조건 60% 이상을 유지한다고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다)

부탄은 경제적으론 부요한 국가가 아니다. 사회 산업 기반도 일반 선진국과 비교하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국가가 보유한 자원도 많지 않다. 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매우 높다. 전 국민이 느끼는 행복은 공히 세계 1위 국가에 해당한다.

부탄에 비해 대한민국은 경제적인 기적을 이루었다. 전세계 GDP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는 경제 대국이 되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극심한 양극화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높은 학구열과 전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문맹률, 대학 진학률, 국가 교육 시스템을 갖추었지만, 행복하지 않다. 학생들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입시뿐 아니라 심각한 구직난 또한 불행하다 느끼는 사회 요인이기도 하다. 행복해지고 싶어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지만, 그럴수록 더욱 불행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코넬 대학 코머스 길로비치 교수는 올림픽에서 매달을 따는 선수들의 행복에 대한 연구를 통해, 행복의 조건이 우수한 성적순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코머스 길로비치 교수는 시상대에 오른 메달리스트들이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의 표정을 통해 얼마나 행복해 하는가를 평가하도록 했다. 각 메달리스트들이 시상대에 오르면서 보여준 표정 속에서 그들이 받은 행복 지수는 금메달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은메달 4.8점, 동메달 7.1점이었다.

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대의 데이비스 마쓰모토 교수에 의해 또 한 번 연구되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수상했던 메달리스트들을 연구한 결과 금메달 리스트들은 시상대에서 미소를 지었고 동메달리스트들은 환호했지만, 은메달리스트들은 매우 침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은메달리스트들은 자신이 좀더 잘 했더라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자책과, 금메달리스트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행복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동메달리스트들은 메달을 땄다는 안도감과 만족감이 넘쳐 행복지수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행복도 연구에 따르면, 결국 행복은 자신이 얼마나 만족한 삶을 누리고 있는가가 행복도를 결정한다. 높은 경제적 성취, 학업성취, 사회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삶은 행복지수가 매우 낮아져 불행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행복지수가 매우 높은 나라 부탄도 행복이 도전받고 있다. 2015년 이후 부탄의 인구는 70% 이상 도시에 집중하고 있다. 대부분의 편리한 산업 기반 시설이 도시를 중심으로 전개 되면서 나타나는 도시화 산업화의 전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부를 이루었고 농촌의 농부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부탄의 변화 요인으로 가장 많이 지적받고 있는 것은 급속한 인터넷을 통한 세계화와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언제든지 세상의 정보와 변화를 민감하게 접속할 수 있게 된 점을 지적한다.

자신들이 지켜온 행복한 삶이 화려해 보이는 산업화와 경제화에 비교되면서, 부탄 국민들이 생각했던 행복의 기준들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행복한 나라 부탄도 불행한 나라, 불행한 국민들의 숫자가 점점 더 많아 질 것이라 예측된다. 결국 행복도 노력하고 가꾸지 않으면 영원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교회에 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때가 있었다. 교회에 가면 설명하기 어렵지만 행복했다. 비록 교회 건물이 지어진지 반세기도 넘어 이곳저곳 곰팡이가 슬고 비가 새는 곳이 많았지만, 교회에 가면 행복했다.

교회 선후배들과 교육관에 모여 선교사들이 사용하던 오래된 기타를 치며 찬양하고, 배가 고프면 퉁퉁 불어터진 라면을 끓여 먹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교회에 가면 교회 누나들이 있었고, 교회 오빠들이 있어 행복했다. 교회 누나들은 친절했고, 교회 오빠들은 멋있었다. 교회를 생각하면 행복했다.

그렇게 행복했던 교회가 부흥하기 시작했다. 매주 새 가족이 몰려왔고 새 가족이 몰려오는 교회가 행복했다. 새 가족이 계속 교회로 유입되었고, 교회는 더욱 편리한 시설들을 갖추어 나갔다.

그렇게 시설이 갖추어지고 크고 좋은 교회 건물에서 예배드릴 수 있었던 시간도 행복했다. 오래된 작은 교회였을 때도 행복했고, 부흥하여 교회가 성장하던 때도 교회는 행복했다.

교회는 늘 행복했고 교회에 가면 늘 좋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어 행복했다.

그런데 이민 사회에 목회를 하고 있는 대다수의 목회자들이 행복하지 못하다. 주관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어려운 유학 길에 올라 힘들게 공부하고 학위를 받았음에도, 생각했던 것처럼 목회 현장을 이끌지 못해 불행하다.

한국교회에서 만났던 행복했던 교회의 경험을 좀처럼 다시 경험하기 힘든 이민 목회 현장 때문에 불행하다. 최소한의 목회자에 대한 자존감마저 존중되지 못하는 목회 현장 때문에 불행한 목회자들이 많다.

많은 목회자들의 아내들 역시 행복한 마음으로 사역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와 의학계의 보고가 없지만, 적지 않은 목회자 아내들이 우울증과 공황장애,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다. 목회자의 아내가 행복하지 않으니, 그 목회와 교회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목회자의 자녀들도 행복하지 못하다. 부모님이 목회자인 것이 축복과 은혜가 아니라, 원망이 되버린지 오래다. PK의 의미가 ‘Problem Kid’라고 불리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자녀들이 목회자 부모들의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비율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교회를 떠나는 자녀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목회자와 목회자의 아내와 자녀들이 건강하지 못하니, 그 교회와 사역이 건강하기 어렵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니 교회의 행복지수는 상당히 낮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많은 성도들이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가 아닌, 타 교회의 온라인 예배에 출석했다. 결국 대형교회들도 교회 출석과 온라인 접속자 수의 격차를 보며 교회의 현실을 직시하는 시간이 되었다. 상당수 교회들의 중직과 임직자들이 ‘기회가 되면 교회를 떠나 만족스러운 교회로 갈 수 있다면 교회를 옮기겠다’고 말한다.

2020년, 2021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교회가 문을 스스로 걸어 잠가야 했다. 슬펐다. 텅빈 교회의 빈자리와 더 이상 예배할 수 없는 공동체를 보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비통함을 경험했다.

다시 교회로 돌아와 공동체의 예배가 시작되었을 때 행복했다. 아직도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들이 요원하지만, 다시 예배드리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2022년 행복한 교회와 공동체의 회복을 기대한다. 교회는 행복한 곳이다. 예수님의 임재가 있고,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는 곳은 행복하다. 여전히 행복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조건과 상황속에도 교회는 행복하다. 그것만으로 교회의 존재 이유가 된다.

2022년에도 주변의 환경은 상당히 비관적이다. 하지만 비관주의자들은 모든 기회 속에서도 어려움을 찾고, 낙관론자들은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낸다.

2022년 교회의 최대 소망은 다시 행복한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교회가 잃어버린 행복지수가 있다면, 그것을 찾아 나서는 길을 시작하는 한 해 소망을 기대한다.

2022년 행복한 한 해를 기대하며.

박종순 목사
제자들 교회
<열혈독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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