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결혼관’ 때문에 기소된 핀란드 기독의원 “경찰에게 성경 가르쳐”

뉴욕=김유진 기자     |  

앞으로도 믿음 고수하고 표현할 것 강조

▲핀란드 전 기독민주당 의장인 페이비 레세넨 의원(가운데). ⓒ페이비 레세넨 페이스북

▲핀란드 전 기독민주당 의장인 페이비 레세넨 의원(가운데). ⓒ페이비 레세넨 페이스북

핀란드에서 성경적 결혼관을 공유한 혐의로 기소된 기독 정치인이 경찰 조사 후 인터뷰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초 핀란드 검찰은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라는 내용의 소책자를 저술한 페이비 레세넨(Päivi Räsänen) 의원을 동성애자 혐오 등 3가지 인종 선동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레세넨은 2019년 라디오 쇼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최근 13시간 넘는 경찰 조사를 받은 그녀는 성경 속 사도 바울의 서신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대해 심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레네센은 교회와 목회자를 변호하는 비영리 법률단체인 국제자유수호연맹(Alliance Defending Freedom International)과의 인터뷰에서 “경찰과 이런 토론을 하게 된 것을 더없는 특권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이 시간 동안 나는 경찰에게 복음의 메시지와 성경이 가르치는 인간의 가치에 대해, 그리고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고, 이것이 그들 모두를 가치 있게 하는 이유’라고 말할 기회를 여러 번 가졌다”라며 “마치 경찰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것과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심문을 받은 것이 황당하고 충격적이었다며, 마치 ‘소비에트 시대’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레세넨 의원은 정계에 입문하기 전, 의사로 일하던 중 목회자와 결혼했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는 핀란드 기독민주당 의장직을 역임했다.

레세넨은 “내무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경찰을 관할할 때만 해도, 내가 경찰서에서 그런 심문과 질문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경찰이 내게 그 글을 ‘폐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물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녀는 “나는 내가 믿는 것을 고수할 것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것에 대해 말하고 글을 쓸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단순히 의견이 아닌 신념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표현이 합법적이며, 검열돼서는 안 된다고 변호했다.

앞서 레세넨은 ADF 인터내셔널에 발표한 성명에서 “나의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는 것이 투옥을 의미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나는 누군가를 위협하거나 비방하거나 모욕한 것에 대해 내 자신이 유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말은 모두 결혼과 성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에 기초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6명은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에 서한을 보내, 핀란드 검찰과 정부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자행한다고 비판했다.

서한을 주도한 칩 로이(텍사스) 등 의원들은 미 국무부가 종교자유 침해 특별감시국을 선정할 때 이를 고려할 것을 USCIRF에 촉구했다.

또 지난해 5월 하버드대, 예일대, 프린스턴대 등 아이비리그 법학교수들과 학자들도 레세넨과 포흐욜라 주교를 기소한 핀란드 검찰총장을 제재할 것을 USCIRF에 요청했다. 이어 7월에는 국제루터교회협의회(ILC)와 세계루터교 주교와 회장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결혼과 성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을 고수한 기독교인을 기소한 핀란드 정부의 행동은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핀란드 복음주의 루터교회 교인인 레세넨 의원은 3건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시, 최대 6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레세넨 의원은 이달 24일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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