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자립교회, 교단이 생존 대안 적극 제시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합동 ‘목회자이중직 신학전문위원회’ 제1차 공개 세미나

이중직 경험 ‘있다’ 48.6%, ‘없다’ 51.5%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 49.4%로 높아
교단, 그들 어떻게 생존할지 대안 제시를

▲김진양 부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김진양 부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예장 합동 ‘목회자이중직 신학전문위원회’ 제1차 공개 세미나가 20일 오후 대전중앙교회(담임 고석찬 목사)에서 총회교회자립개발원(이사장 이상복 목사) 등 주최로 개최됐다.

이날 개회예배 후 세미나에서는 김진양 부사장(목회데이터연구소)이 ‘목회자 이중직 실태 조사 보고’, 양현표 교수(이하 총신대)가 ‘두 직업(소명) 목사의 정착 필요성: 실천신학 관점에서’ 등을 기조발제했다.

예장 합동 이중직지원위원회는 지난 2021년 6월 교인 50명 이하 교회 목회자 400명을 대상으로 이중직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연구모임을 가졌다.

▲이중직 경험 여부 설문 결과.

▲이중직 경험 여부 설문 결과.

김진양 부사장의 발표에 따르면, 설문 결과 이중직 경험 여부에 51.5%가 ‘없다’, 31.7%가 ‘현재 수행하고 있다’, 16.9%가 ‘과거 수행하다 현재 목회만 하고 있다’고 응답해 전체의 48.6%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017년 ‘현재 수행하고 있다’던 응답자는 25.6%로, 4년 만에 약 6% 상승했다.

향후 이중직 수행 의향은 ‘매우 있다’ 9.9%, ‘약간 있다’ 35.3%, ‘별로 없다’ 19.1%, ‘전혀 없다’ 35.7% 등으로, ‘있다’가 45.2%, ‘없다’가 54.8%였다.

▲이중직 향후 수행 의향 설문 결과.

▲이중직 향후 수행 의향 설문 결과.

‘목회자 이중직 찬반 의견’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가 49.4%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목사/목회의 새로운 유형으로 적극 시도해야 한다’가 40.1%, ‘어려워도 절대 해선 안 된다’가 10.4%를 각각 차지했다.

‘이중직 반대’자들에게 이유를 묻자, ‘목회/설교 사역이 소홀해질 우려가 있어서’가 28.2%로 가장 많았고, ‘목회자는 성직이므로’ 22.5%, ‘목회자의 정체성 혼란 때문에’ 18.9%, ‘목회자가 세속화될 우려 때문에’ 12.7%, ‘성도들 보기에 덕이 되지 않아서/싫어해서’ 9.1% 순이었다.

‘이중직 찬성’자들에게 이유를 묻자, ‘어려운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45.2%로 가장 높았고, ‘교회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소신껏 목회할 수 있어서’ 23.2%, ‘믿지 않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선교적 교회(미셔널 처치) 12.4%, ‘이중직에 대한 재능/세상 직업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어서’ 8.8%, ‘새로운 형태의 목회를 할 수 있어서’ 6.3%, ‘평신도의 삶을 이해할 수 있어서’ 3.9% 순이었다.

‘이중직 업종/직종 결정시 겪은 어려움’으로는 ‘목회에 지장을 주지 않는 이중직을 찾기 어려웠다’가 54.5%, ‘별다른 재능/기술이 없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이중직을 찾기 어려웠다’가 18.2%, ‘원하는 수입이 있는 이중직을 찾기 어려웠다’ 6.8%, ‘이중직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얻어야 할지 몰라서 힘들었다’와 ‘이중직에 대한 신학적 확신이 없었다’가 각각 5.0%였다.

‘이중직 수행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선 ‘육체적 피로’가 24.1%, ‘설교 준비 시간 부족’이 16.4%, ‘목회자로서의 소명감/정체성 혼란’이 15.9%, ‘성도 돌봄 시간 부족’이 11.8%, ‘주위 목회자의 시선’이 6.8%, ‘일터에서 세속 문화에 물들어 감’이 2.7% 순이었다.

이중직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만족함’ 28.2%, ‘약간 만족함’ 28.6%, ‘보통’ 30.9%, ‘별로 만족 못함’ 10.5%, ‘전혀 만족 못함’ 1.8%였다. 이중직 계속 여부에 대해선 ‘교회 재정 상황이 넉넉해지면 그만두겠다’가 55.5%였고, ‘교회 재정 상황과 상관없이 계속하고 싶다’가 39.5%, ‘교회 재정과 상관없이 힘들어서 그만둘 생각’이 2.3%였다.

▲이중직 목회자들의 목회 계속 의향 설문 결과.

▲이중직 목회자들의 목회 계속 의향 설문 결과.

이중직 수행시 목회 계속 여부에 대한 고민 여부에 대해선 ‘회의감/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가 44.1%, ‘현재도 고민하고 있다’가 29.1%, ‘과거에는 회의적이었는데 현재는 사라졌다’ 26.8%였다. 그러나 목회 계속 여부에 대한 의향은 ‘목회 계속’이 90.9%로 압도적이었고, ‘목회 포기’는 0.5%에 불과했다.

‘담임목사의 이중직 수행에 대한 성도들의 태도’는 ‘대체로 긍정적’ 49.8%, ‘보통’ 42.3%, ‘대체로 부정적’ 4.0%였다. 이중직 수행 후 교인 수의 변화에 관해선 ‘변화 없다’가 80.5%, ‘더 적어졌다’ 9.1%, ‘더 많아졌다’ 10.5% 등이었다. 이중직 수행 후 담임목사에 대한 성도들의 신뢰도는 ‘더 강화됐다’가 25.0%, ‘별 차이 없다’가 72.3% 등이었다.

수행한 적 있는 이중직 업종에 대해선 단순 노무직이 22.3%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 15.9%, 택배/물류 15.0%, 학원강사/과외 14.1%, 대리운전/택시 9.1%, 카페/음식점과 교사 각 8.6%, 일반 사무직 8.2%, 의사/변호사/교수 등 전문직 6.8%, 농/임/어업 6.4%, 목공/도배와 다단계 판매 각 4.5%, 편의점 등 판매업과 출판/편집이 각 3.2% 순이었다.

또 정규직이 30.5%, 비정규직이 69.5%였고, 풀타임 근무가 34.1%, 파트타임 근무가 65.9%였다. 이중직 수입이 100만원 이하가 48.6%, 101-150만원이 14.5%, 151-200만원이 23.2%, 201-300만원이 12.3%, 301만원 이상이 1.4% 등으로, 이중직인 만큼 많은 수입을 얻기는 어려웠다.

▲총회/노회의 이중직 목회자 지원 필요성 설문 결과.

▲총회/노회의 이중직 목회자 지원 필요성 설문 결과.

총회/노회에 바라는 이중직 목회자 지원 정책으로는 ‘목사에게 적합한 이중직종 개발’이 50.5%, ‘이중직에 대한 총회법의 완전 허용’이 48.2%, ‘이중직에 대한 정보 제공’ 38.6%, ‘이중직에 대한 신학 정립’ 33.6%, ‘개인에 적합한 이중직 상담 및 코칭’과 ‘이중직 수행에 필요한 직업교육’이 각각 32.3%, ‘이중직에 대한 직업관 교육’이 21.8%였다.

김진양 부사장은 “이중직은 막을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러므로 수동적으로 수용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이중직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선택하지만, 단순 생계 유지가 아니라 목회 지속 가능성을 위해 선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부사장은 “이중직 수행 목회자들 대부분이 총회 지원을 원하는데, 목회와 병행 가능한 이중직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이중직 수행에 대한 교단의 법적·신학적 정당화를 요청하고 있다”며 “설문 결과를 놓고 보면, 예장 통합에 비해 합동 목회자들이 수동적·소극적 입장이고, 이로 인해 심적 부담을 더 많이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현표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양현표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이어 양현표 교수는 “목사의 생존과 관련, 한국 목회 생태계가 달라졌음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소명과 사명만을 쫓는다고 목사 생계가 해결되는 생태계가 아니다”며 “많은 목사들이 재정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큰 상처와 절망을 안고 목회 현장에서 물러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그들의 소명 상실은 물론, 그들 가정이 해체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양현표 교수는 “교단은 단지 목사를 배출하는 것을 넘어, 그들이 어떻게 목회 현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교단 소속 1만 2천여 교회 중 적어도 절반이 미래자립교회이며, 따라서 그러한 교회들의 목사들은 날마다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교단은 그들을 위한 생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들의 생존을 목사 개인 차원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교단은 미래자립교회 목사들의 생존을 위한 대안을 신학적·제도적·경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한국의 목회 생태계가 달라졌음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소명과 사명만을 쫓는다 해서 목사 생계가 해결되는 생태계가 아님이 분명하다”며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목사가 교회 밖 수입원을 통해 일정 부분 생존을 해결하는 방안은 오늘날 열악한 목회 환경 속에서 소명과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단에 속한 1만 2천여 교회들 중 적어도 절반이 미래자립교회이고, 그 교회들의 목사들은 날마다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각 교단은 그들을 위한 생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들의 생존을 목사 개인의 차원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교단이 생존을 위한 대안을 신학적·제도적·경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현표 교수는 “이중직 목사의 형태는 성경적 진리가 아니라, 문화와 상황에 따른 선택의 문제이다. 목사는 자신의 현장에 따라, 그리고 신학과 소신에 따라 두 직업 목사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며 “어떤 형태의 목회든 성육신의 본질이 담겨 있는 목회라면 가치가 있다. 따라서 두 직업 목사는 결코 의기소침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미래자립교회들이 생존경쟁의 생태계 속에 자연도태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태도이며, 나아가 하나님 나라 윤리에도 맞지 않는다”며 “그러한 생각이야말로 세속적 가치관에 의한 생각이며, 이 땅의 불완전하고 장애를 갖고 있고 능력이 없는 사람은 존재 의미가 없으므로 도태돼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과 동일한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미래자립교회와 개척교회 역시 완전한 하나님의 교회이고, 존재해야 하는 가치가 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의 모임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교회 역시 현실 가운데 있으므로, 생존에 필요한 물질이 요구될 뿐이다. 따라서 교회의 존재를 위해 물질이 해결되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소명을 받아 목회 사역을 감당하는 목사들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고정되고 획일적인 ‘목회 형태(Ministerial Form)’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목사들을 각기 다른 상황의 목회 현장으로 부르셔서, 각기 다른 형태의 목회를 감당하게 하신다”며 “하나님께서는 목사 개인의 특성에 따라, 목사가 처한 실존적 정황에 따라, 다양한 형식의 목회 형태를 허용하신다. 따라서 목사는 자신에게 잘 맞는 목회 형태를 찾아 자신만의 목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고 정리했다.

이후 박재은 교수가 ‘목회자 이중직 논의에 대한 접근 방향성 고찰: 조직신학 관점에서’, 김대웅 교수가 ‘구약 신학으로 접근한 목회자의 사회적 직업: 구약신학 관점에서’, 김요섭 교수가 ‘목회자 이중직의 가능성과 조건: 역사신학 관점에서’, 조성돈 교수(실천신대)가 ‘목사의 직업: 사회적 목회 관점에서’를 각각 주제발표했다.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목회자이중직지원위원장 정계규 목사(사천교회) 인도로 개발원 회계 송병원 장로(늘사랑교회)의 기도 후 개발원 이사장 이상복 목사(광주동명교회)가 설교와 축도를 맡았으며, 석찬영 목사(광주중앙교회)가 축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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