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정치·무속정치 염려 그리스도인들, 선언문 발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비선정치 무속정치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들 기자회견 모습. ⓒ유튜브

▲비선정치 무속정치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들 기자회견 모습. ⓒ유튜브

비선정치·무속정치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ot again 비선 정치, Not again 무속 정치’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 씨와 주술적 무속인들이 후보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건희 씨는 MBC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무속인들을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재명 후보 측도 소위 7인회가 알려지고 무속인을 선대위에 임명한 것이 공개됐으나, 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다음은 이들의 선언문 전문.

Not again 비선 정치, Not again 무속 정치
“내가 또 복술을 네 손에서 끊으리니 네게 다시는 점쟁이가 없게 될 것이며(미 5:12)”

2016년, 우리는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선출된 박근혜 정권이 비공식적인 업무 관계에 있던 최순실이라는 실세에 의해 좌지우지된 국정농단과 비민주적인 통치 방식에 저항하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 박근혜 정권을 몰아내고 민주적 정치권력으로의 전환을 이루어 낸 촛불혁명은 비선 정치에 매몰되어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한 통치자가 한국 사회에서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는 교훈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그 촛불혁명의 교훈은 지금도 유효하다. 하지만 지난 5년을 돌아보면 국정농단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기만 했다. 문재인 정권의 정치 개혁의 속도는 촛불혁명에 참여했던 이들의 기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고 개혁의 대상이었던 적폐 세력은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

2022년, 촛불혁명의 완성을 위해 여전히 많은 숙제를 안고 있는 한국 사회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였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대선 정국을 보면 기대했던 정책 선거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 유권자의 실망은 더욱 커지고 있을 뿐이다. 또한 마땅히 정책 선거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언론들마저도 정책 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현 대선 정국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바로 국정농단 사태와 같은 비선 정치의 위험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대선 조직인 선거대책위원회보다 당내 조직에 속하지 않은 측근들, 즉 소위 ‘윤핵관’이 윤석열 후보에게 더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육성 녹취록을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국민의힘 선대위와는 별개로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와 주술적 무속인들이 윤석열 후보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이들은 비선 조직을 통해 캠프 인사를 비롯하여 언론관리 및 집권 후 계획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관여해 왔다. 비선 정치의 핵심 고리로서 김건희 씨와 주술적 무속인의 영향력은 ‘왕(王)’자 논란과 주요 언론들을 통해 터져 나왔던 국민의힘 선대위 내 무속인 ‘건진법사’ 활동 논란을 통해 보다 분명해 졌다.

비선 실세와 정치권력과 야합하는 무속인의 결합은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박근혜 정권의 최순실을 떠 올리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주술적인 무속의 힘을 과시하고 미투의 가해자를 두둔하며 정치 보복을 정당화하는 김건희 씨의 언행은 영부인 후보로서 갖추어야 할 품위나 소양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므로 국민의힘 선대위와 윤석열 후보는 지금이라도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김건희 씨와 비선 조직의 대선 개입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유권자 앞에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왜냐하면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선대위는 의혹들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기보다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언행으로 변명을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이명박 정권에서 서울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왜곡된 종교관의 부정적 영향력과 박근혜 정권에서 주술적 무속에 물든 비선 정치로 인한 세월호의 비극을 경험하였다. 또한 성서는 ‘복술’이나 ‘점’과 같은 주술을 우상숭배로 규정하여 금지하고 있다(미 5:12-13). 이에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촛불을 들었던 우리는 시민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이상 주술적 무속에 의존하는 비선 정치를 묵과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정치적 지향과 대선 정국의 특수성으로 인한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떠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국민의힘 선대위와 윤석열 후보가 비선 정치의 부상에 책임이 있음을 비판하며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한다. 앞으로 우리는 제20대 대선을 통해 한국 사회에 비선 정치가 횡행하지 못하도록 그리스도인의 뜻을 모아 감시하며 저항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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