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하 전 감독회장 등 감리회 목회자 486인도 ‘무속정치 비판’ 성명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전직 감독들 일부 동참해

▲신경하 전 감독회장. ⓒ크투  DB

▲신경하 전 감독회장. ⓒ크투  DB

기독교대한감리회 목회자 486인 명의의 선언이 ‘주술에 국민과 국가의 내일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으로 3일 발표됐다.

목회자들은 이번 선언에서 주술에 의지해 권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는 후보에게 국민과 국가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과 주술에 의지하는 후보에게 국민과 국가의 운명을 맡기는 것은 기독교 신앙에 반한다는 입장을 표시하고, 대통령 선거가 주술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을 침묵하는 한국교회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선언문에서도 지난 1월 말부터 계속 발표된 선언문들처럼 이재명 후보의 지난해 12월 경주 이씨 조상신 우상숭배와 집사 사칭 의혹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선언문에는 현직 감독으로 유일하게 정연수 목사(중부연회)가 참여했으며, 신경하 전 감독회장과 김용우 전 남부연회 감독, 김종복 전 삼남연회 감독, 석준복 전 삼남연회 감독, 안승철 전 남부연회 감독 등도 동참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

주술에 국민과 국가의 내일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세계는 지금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 대전환은 우리를 지탱하고 있는 근본을 뒤흔드는 변화로 거대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5천만 국민의 운명과 국가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대한 선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 취임할 대통령은 이 대전환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중대한 책무를 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20대 대통령선거 운동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우리는 깊이 우려합니다. 특히 후보 간 정책경쟁을 통해 이 대전환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가진 후보가 누구인지를 국민이 분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땅함에도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만 난무하고 있음을 우려합니다.

특히 주술에 의지해 권력을 잡으려 한다는 의혹을 받는 후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침묵하는 언론과 종교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1. 주술에 의지해 권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는 후보에게 국민과 국가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됩니다.

근본이 불분명한 떠돌이 수도승 라스푸틴은 러시아 황제인 니콜라이 2세 부부를 정신적으로 지배하며 종교와 내치 그리고 외교를 농단해 제정러시아의 멸망을 앞당긴 인물로 평가됩니다. 또 마술과 마법, 연금술과 점성학 등을 포괄하는 오컬트에 심취한 히틀러와 그의 하수인인 하인리히 힘러는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하고, 제2차 세계대전으로 수천만 명의 인명을 살상케 했습니다.

불교·기독교·천도교를 종합한 영세교를 창시한 사이비 교주 최태민의 딸로 오방색 운운하며 사이비 종교를 숭상했던 최순실은 국정 농단을 통해 제18대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에 이르게 하는 등 막대한 국가적 혼란과 피해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주술에 의지해 국가의 정책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 대통령의 직을 맡긴다는 것은 이와 같은 불행을 뒤풀이하자는 말과 다름없다는 점을 밝히며 이를 깊이 우려합니다.

2. 주술에 의지하는 후보에게 국민과 국가의 운명을 맡기는 것은 기독교 신앙에 반합니다.

주술은 기독교 신앙에 반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갈라디아서 5장 20절에서 “우상 숭배와 주술….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라고 가르쳤고, 신명기 18장 10-12절 또한 “당신들 가운데서 자기 아들이나 딸을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는 사람과 점쟁이와 복술가와 요술객과 무당과 주문을 외우는 사람과 귀신을 불러 물어보는 사람과 박수와 혼백에게 물어 보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모두 주님께서 미워하십니다”고 가르쳤습니다.

따라서 기독교 신앙에 반하는 주술에 의지하는 후보에게 국민과 국가의 운명을 책임질 대통령직을 맡기는 것은 기독교 신앙에 반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며 이를 깊이 우려합니다.

3. 대통령 선거가 주술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을 침묵하는 한국교회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교회를 국가의 양심이라며 “교회는 국가의 지배자도, 종도 아닙니다. 교회는 국가의 양심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국가의 인도자이자 비판자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국가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예언자적 열정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도덕적 권위나 영적 권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한낱 사교 클럽으로 전락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대하는 한국교회의 태도는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무엇보다 국민과 국가의 운명에 깊이 연관되어 있고, 교회의 신앙에 반하는 주술 문제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이에 침묵하는 것은 ‘국가의 양심’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고, 기독교 신앙에 반하는 거대한 정치적 흐름을 방치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이런 무책임과 반 신앙적 행태를 반성하고 각성해야 합니다.

2022년 02월 03일

주술에 오염된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우려하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목회자 48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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