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지도자 기준, 무속 주술적 판단 아닌 하나님 나라 가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대통령 선거 앞두고 목회서신 발표

생명 호흡 불어넣는 대통령
정의의 길을 선도할 대통령
한반도 평화 인도할 대통령

▲(왼쪽부터) 2일 윤석열 후보가 명성교회에서 기도하는 모습, 이재명 후보가 새에덴교회에서 박수하는 모습. ⓒ선대위

▲(왼쪽부터) 2일 윤석열 후보가 명성교회에서 기도하는 모습, 이재명 후보가 새에덴교회에서 박수하는 모습. ⓒ선대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장만희 사령관, 총무 이홍정 목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회원 교단 공동명의로 ‘한국교회 성도님들에게 드리는 목회서신’을 발표했다.

NCCK는 ‘역사의 분수령에 함께 서서 하나님의 뜻을 찾읍시다’라는 제목의 목회서신에서 “5년 전 우리는 선출직 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하고 새로운 민주 정부를 세웠다. 그것은 개인의 이해관계를 넘어, 보다 민주적이고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주권재민의 용단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 시기에 분출된 다양한 개혁의 열망을 현 정부가 국민의 삶 속에서 얼마나 실현하였는지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시작한 새로운 개혁의 역사의 걸음을 멈추거나 후퇴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그 개혁의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또 하나의 선택의 길,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있다”며 “우리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드러나는 선거가 되도록 기도하며 이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종말을 향해가는 지구생명공동체에 생명의 호흡을 불어넣는 대통령, 생명의 근원을 되살리는 대통령 △정의의 길을 선도할 대통령 △한반도를 평화의 길로 인도할 대통령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지도자를 선출하는 기준은 무속의 주술적 판단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가치”라며 “생명과 정의와 평화라는 복음의 공적 가치를 가지고, 주권재민의 민주적 신념 위에 굳게 서서, 이번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고 권면했다.

이번 목회서신은 NCCK 회원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류영모 총회장,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이철 감독회장), 한국기독교장로회(김은경 총회장), 구세군한국군국 (장만희 사령관), 대한성공회(이경호 의장주교), 기독교대한복음교회(장미선 총회장), 한국정교회(조성암 대주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강희욱 총회장), 기독교한국루터회(김은섭 총회장) 공동명의로 작성됐다. 다음은 해당 목회서신 전문.

한국교회 성도님들에게 드리는 목회서신

역사의 분수령에 함께 서서 하나님의 뜻을 찾읍시다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하리라 (사무엘상 2:30)

주님의 은총이 추운 겨울 속에서도 새봄을 재촉하는 햇살처럼 모든 교회와 성도 여러분 가운데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감염병이 온 세계를 위축시키면서 우리의 신앙과 교회의 존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안팎으로 어려움이 겹겹이 쌓인 상황에서도 교회의 머리 되시는 부활의 주님을 신뢰하며, 시련의 때를 은혜의 때로 삼기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았던 구한말에 복음의 역사를 시작한 한국교회는, 일제강점기의 암흑 속에서 민족의 등불이 되었고, 참혹했던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도 나라 사랑의 모범을 보였습니다. 이후 독재와 민주의 날카로운 대립 상황에서는 혹독한 시련을 견디며 민주화의 길을 여는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였습니다. 한국 역사에서 근대화와 민주화에 공헌한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은 잊을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자부심입니다.

5년 전 우리는 선출직 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하고 새로운 민주 정부를 세웠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이해관계를 넘어 보다 민주적이고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주권재민의 용단이었습니다. 그 시기에 분출된 다양한 개혁의 열망을 현 정부가 국민의 삶 속에서 얼마나 실현하였는지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시작한 새로운 개혁의 역사의 걸음을 멈추거나 후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 개혁의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또 하나의 선택의 길,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있습니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은 당신의 뜻이 통치하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기 위해 일하십니다. 우리는 그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정치적 욕망의 풍파가 몰아치는 광야에 깃발 하나를 들고 다시 섰습니다. 성경과 역사를 통해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성부·성자·성령,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의 뜻을 밝히기 위한 깃발을 들고 섰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창조하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시며, 지금도 살아계신 영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생명과 정의와 평화의 주님이시라고 고백합니다. 교회는 생명과 정의와 평화가 가득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하나님의 백성공동체입니다. 우리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드러나는 선거가 되도록 기도하며 이를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우리 시대 최대의 관심은 지구생명공동체의 지속가능성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인간은 욕망의 질주를 멈추지 않았고, 자신의 편리를 위해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훼파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줄 창조세계의 유산을 참혹하게 오염시켰고, 마침내 기후위기와 코로나 감염병의 위기를 자초하였습니다. 이 생태위기의 극복은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회복하고 보전하는 생명의 가치관을 확고하게 지닌 새 지도력의 출현이 꼭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종말을 향해가는 지구생명공동체에 생명의 호흡을 불어넣는 대통령, 생명의 근원을 되살리는 대통령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우리는 오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인간이 스스로 존엄성을 버리고, 자유를 강자의 논리로 악용하는 약육강식의 야만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의로우신 주님은 결코 오늘의 불의한 사회구조와 파괴된 인간성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는 힘없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과 더불어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높은 산은 깎고 낮은 골은 메워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실 평등과 평화의 길을 예비해야 합니다. 지위·재산·성·연령·지역 등의 조건에 따라 인간을 차별하는 것이 죄악임을 자각하고 이를 극복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정의의 길을 선도할 대통령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70년을 훌쩍 넘어서도 여전히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는 민족적 차원의 생존 문제입니다. 우리는 복잡한 국제지정학적 이해관계 속에 놓인 한반도에서 남북의 상호신뢰에 기초한 자주적 공조를 통해 평화를 정착시켜나가야 합니다. 평화는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전쟁을 부추기거나 찬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곧 우리 모두의 참혹한 공멸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한반도 평화의 시계는 분단고착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위기의식을 가지고 상호불신과 적대적 대결의 관계를 대화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한반도를 평화의 길로 인도할 대통령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지도자를 선출하는 기준은 무속의 주술적 판단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가치입니다. 생명과 정의와 평화라는 복음의 공적 가치를 가지고, 주권재민의 민주적 신념 위에 굳게 서서, 이번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합시다. 한국교회는 역사의 변곡점마다 무릎 꿇고 기도하며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했습니다. 지금 여기, 다시 마주하는 역사의 분수령에 함께 서서, 우리 모두의 간절함을 모아 주님의 은총을 구하며, 이 땅의 역사를 새롭게 하실 하나님의 뜻을 찾읍시다.

생명의 주님·정의의 주님·평화의 주님!

하늘의 뜻을 온전히 실현할 주님의 종을 선택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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