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종교를 이념적 통제 아래 두려 해”

뉴욕=김유진 기자   |  

2021년 오르테가 4선 연임 후 박해 본격화

▲지난해 11월 다니엘 오르테카 니카라과 대통령이 연임에 또 성공하자, 전국에서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프랑스24뉴스 보도화면 캡쳐

▲지난해 11월 다니엘 오르테카 니카라과 대통령이 연임에 또 성공하자, 전국에서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프랑스24뉴스 보도화면 캡쳐

니카라과에서 개신교 및 가톨릭 박해의 배후에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이념적 미화가 있다고 미국가톨릭주교회의(USCCB)의 한 고문이 말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USCCB 홍보정책국장인 드와이트 바시르는 4일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에 크리스토퍼 융퀴스트 USCCB 국제정의평화사무소 중남미 고문을 초청, 니카라과의 종교 자유에 관해 대담을 가졌다.

니카라과는 2018년 4월 공적연금제도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이후 기독교계에 대한 박해가 시작됐다. 시위대는 10년 동안 악화된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과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고, 그 시위로 인한 사망자는 448명, 실종자는 595명에 달했다.

바시르는 정부의 종교 자유 침해가 오르테가 대통령이 4선 연임에 성공한 지난해 11월 총선을 앞두고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융퀴스트는 오르테카 정부가 스스로를 ‘국가의 구세주, 민족 해방자’로 보는 운동인 “정치적 메시야주의(political messianism)” 아래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8년 시위 초기 오르테가는 가톨릭교회에 중재자 역할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후 니카라과 정부는 시위대와 가톨릭 성직자에게도 무력 사용을 시작했다.

가톨릭 성직자들은 시위대를 보호하며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지지했고, 오르테가는 지지 세력을 동원해 성직자와 기독교 단체들을 진압했다.

융퀴스트는 2018년 니카라과 방문 당시 국민 대다수는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이 ‘숨은 진정한 권력자’라고 믿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녀의 연설은 극적이고 현란한 정치 설교의 전형”이라며 “기독교적 상징과 뉴에이지 신비주의를 결합했다”고 분석했다.

또 “그녀는 니카라과의 ‘하나님과 다니엘’에 대한 충성을 주장한다. 심지어 그들은 산다니스타 색깔(민족해방전선 사회주의 정당)을 마리아의 동상에도 입힌다”면서 “패권주의적(hegemonic)”이라고 지적했다.

융퀴스트는 “이는 니카라과 사회 전체, 특히 종교를 이념적 통제 아래 두려고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가톨릭 등의 기관이 정부에 책임을 물을 때 갈등은 불가피하며, 정치적 메시야들은 질문받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니카라과 인구의 60%는 가톨릭 신자이며, 나머지 시민들도 개신교 및 가톨릭 성직자에 대한 존경심이 높다. 이 나라에서 교회는 정당성과 신뢰도가 있고 인권 침해와 정권의 정치 학대에 맞설 만한 독립성을 갖춘 유일한 기관이다.

융퀴스트는 “여기에 시민의 자유와 다원성, 민주적 절차를 옹호하는 완전한 기독교 전선이 있다”면서 “정부는 교회가 국가적 양심과 화해의 메시지로부터 침묵하길 원한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에 대한 박해에 대해 “2018년과 2020년 사이에는 주로 물리적 공격이 발생했지만, 암호화된 언어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오르테가 대통령은 2018년 대규모 시위가 외세에 의한 쿠데타라고 주장하며, 니카라과의 가톨릭 주교들을 ‘테러리스트’라고 칭했다. 이는 니카라과가 구체적인 반테러 방지법을 가진 점을 감안할 때 “위협처럼 들린다”라고 그는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는 니카라과를 2019년 이후 종교 자유의 심각한 위반에 관여하거나 용인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특별감시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2021년 연례 보고서에서 “니카라과가 가톨릭교회에 대한 반대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오르테가 대통령은 그의 지지자들을 성직자, 예배자, 그리고 가톨릭 단체의 구성원들을 박해하는 데 이용했다”라고 전했다.

또 USCIRF는 2020년 4월 니카라과 정부가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Caritas)의 면세 자격을 거부해 해외 기부금 인출을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