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차별금지법, 국회가 신속 논의해 처리해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대선 후보 2차 토론에서 심상정 후보 질문에 답해

제정해야 한다는 데 방점… 강행처리는 반대
국회에서 직접 입법 논의하는 게 좋겠다 밝혀
文 대통령도 전날 “남은 임기 동안 적극 추진”

▲(오른쪽부터) 심상정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차별금지법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유튜브
▲(오른쪽부터) 심상정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차별금지법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유튜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에는 “약간의 논란이 있더라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11일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의 이 같은 입장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심상정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도 임기 내 적극 추진을 말씀하셨으니, 제가 정중히 제안드리겠다”며 “3월 3일이 故 변희수 하사 1주기이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군인을 국가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지키지 못한 분인데, 변 하사를 기억하면서 3월 3일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그 취지에 매우 부합할 것 같다”고 질문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윤석열 후보께도 한 번 의견을 여쭤보시면 좋을 것”이라며 “저도 국회의원은 아니어서 국회에 대한 직접 지휘권은 없지만, 당내에도 분명하게 말씀드리는 게 있다. 국회에서 입법을 직접 논의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심 후보는 “다른 사안 같은 경우 패스트트랙도 동원하라는 지시까지 하셨는데, 좀 분명히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며 “조금씩 하시는 말씀이 다른데,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닌 것을 분명히 해 달라”고 몰아붙였다.

이재명 후보는 “차별금지법은 제정해야 한다. 그러나 강행 처리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은 못 되는 것 같다”며 “그러니 국회에서 신속하게 논의해서 처리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전했다.

심상정 후보는 “지역구 목사님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만 서지 말아달라고 말씀하실 때, 제가 그랬다”며 “처음부터 앞장선 것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와 민주당 의원님들이 앞장서서 하겠다고 해 뒤에서 돕겠다는 자세로 서 있었다. 그런데 일부 반대 의사가 확인되니 다 도망갔다. 그래서 제가 맨 앞줄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저마저 도망가면, 우리 사회 성소수자를 비롯한 수많은 약자들이 도대체 누구를 의지하겠는가”라며 “저는 이것이 실용이 아닌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단 한 사람도 차별과 혐오에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민주 국가의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후보께서 이 문제에 대해 반드시 결단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발언에 있어 마치 ‘줄타기’를 하는 형국이다. 기본적으로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하지만 의견 수렴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보이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강조점’을 달리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

이 후보는 지난 1월 11일 신경제 선포식 후 차별금지법에 대해 “국회에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입법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국민적인 논의를 해주시길 요청드린다”며 “상당히 많은 곡해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의도적 가짜뉴스도 있을 테고, 거기에 현혹된 일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9일 광주 대학생들과의 대화에서도 이 후보는 “현실적으로 (차별금지법에 대한) 곡해와 오해가 존재한다. 논쟁과 의견 수렴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동성애자를 지지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우려를 걷어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앞선 11월 8일 차별금지법에 분명한 반대 입장인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교계의 주장을 잘 알고 있다”며 “이 일은 속도를 낼 시급한 일도 아니고, 국민적 합의 과정이 필요한 만큼 교계의 목소리도 잘 존중하고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이던 지난 2017년에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차별금지법을 당연히 제정할 것”이라며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에 소위 성소수자가 30%를 반드시 넘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그는 당시 “저는 말하면 진짜 지킨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도 10일 공개된 외신 등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을 정부가 의지를 갖고 남은 임기 동안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차별과 혐오를 배제하고 올바른 인권 규범을 정립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대한민국이 인권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해결할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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