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가 답이다’ 성명서 발표
NCCK(총무 이홍정 목사)는 국제위원회(위원장 강용규 목사) 명의로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가 답이다’는 제목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NCCK는 “전쟁 위기가 고조된 현 상황에서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라며 “강대국들은 집단적 자존심이나 전략적 판단이나 지정학적 이익보다, 평화적 수단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을 외교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994년, 핵 포기를 선언하고 실천함으로 평화적 수단을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안전보장을 약속받은 우크라이나가, 다시 핵 위협을 포함한 군사력에 의해 평화를 잃는 사례를 만들면 안 된다”며 “핵무기 개발과 보유를 통해 체제 안전을 보장받으려는 북한을 대상으로 한반도 비핵화 과정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비핵화 평화 의지가 현실적으로 오판이었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평화적 수단을 추구하려는 국가들과 세계 시민사회에 큰 상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들은 전쟁이라는 악한 일을 피하고, 평화라는 선한 일을 행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평화를 찾고 건설하고 확산해야 한다”며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가 답이다. 러시아는 전쟁 위기 조성과 위협을 멈추고,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철수시키고,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러시아는 핵 포기를 실천해, 안전보장을 약속받은 우크라이나의 평화 의지가 군사력에 의해 무효화되지 않도록 평화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은 유혈 충돌을 막기 위해 나토와 러시아의 대결 구도를 활용하기보다, 끊임없는 외교적 노력을 추구하라 △미국과 서유럽 교회들과 러시아 정교회를 비롯한 세계 정교회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의 사도로서 사명을 실천하라 등을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가 답이다
“악한 일은 피하고, 선한 일만 하여라. 평화를 찾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라(시편 34:14)”.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합병 이후, 2022년 2월 23일 현재,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전쟁 도발로 세계는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
지난 21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공화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러시아-DPR·LPR 간 우호·협력·상호원조에 관한 조약’도 체결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1994년 체결한 부다페스트협약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이에 대해 미국과 유럽 주변국들은 반발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군은 크림반도 강제합병 여파로 인해 8년째 교전 중인 돈바스 지역에 명목상으로 평화유지군 임무를 부여하며 러시아군을 파견했다.
이는 8년 전 2014년 2월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연안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강제합병한 상황과 유사하다. 이 당시에도 러시아군은 평화유지라는 명목으로 그 지역을 점령했다. 하지만 무혈입성한 8년 전과는 달리 현재는 전쟁 위기가 고조되어있다.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은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고,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와 러시아의 외교부 장관 회동도 취소되었다.
전쟁의 위기가 고조된 현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다. 강대국들은 집단적 자존심이나 전략적 판단이나 지정학적 이익보다 평화적 수단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을 외교 목표로 삼아야 한다.
전쟁은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생명을 앗아가는 반인륜적 비극이다. 전쟁으로 인한 증오와 불신을 치유와 화해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세대를 이어가며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1994년, 핵 포기를 선언하고 실천함으로 평화적 수단을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안전보장을 약속받은 우크라이나가, 다시 핵 위협을 포함한 군사력에 의해 평화를 잃는 사례를 만들면 안 된다.
핵무기 개발과 보유를 통해 체제 안전을 보장받으려는 북한을 대상으로 한반도 비핵화 과정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비핵화 평화 의지가 현실적으로 오판이었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이는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평화적 수단을 추구하려는 국가들과 세계시민사회에 큰 상처가 될 것이다.
정전 상태에서 70년을 넘어 계속되고 있는 한국전쟁은 지금도 남북한의 주민들에게 한과 고통이 되고 있다. 남과 북은 정전을 종전으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지 못한 채, 핵무기를 비롯한 군비증강에 매진해 왔고, 주변 강대국들은 이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용해 왔다.
전쟁의 피해 당사자들은 치유와 화해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한 많은 세상을 떠나고 있으며, 전쟁 당사국 국민은 대를 이은 증오와 아픔의 긴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평화의 사도이신 주님께서 인류에게 명령하신다. “악한 일은 피하고, 선한 일만 하여라. 평화를 찾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라.”(시편 34:14)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전쟁이라는 악한 일을 피하고, 평화라는 선한 일을 행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평화를 찾고 건설하고 확산해야 한다.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가 답이다. 러시아는 전쟁 위기 조성과 위협을 멈추고,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철수시키고,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우리는 한국교회와 세계교회협의회(WCC),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종교 시민사회와 함께 아래와 같이 촉구하며,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기도하고 행동할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 그리고 기존의 국경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인 ‘부다페스트 협정’을 성실히 이행하고, 러시아군을 즉각 본국으로 철수시킬 것을 촉구한다.
-러시아는 핵 포기를 실천함으로 안전보장을 약속받은 우크라이나의 평화 의지가 군사력에 의해 무효화 되지 않도록 평화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은 유혈 충돌을 막기 위해 나토와 러시아의 대결 구도를 활용하기보다는 끊임없는 외교적 노력을 추구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과 서유럽의 교회들과 러시아 정교회를 비롯한 세계 정교회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의 사도로서 사명을 실천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국제위원회 위원장 강용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