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집권당, 4개 주 선거 승리… 기독교 박해 우려

뉴욕=김유진 기자     |  

힌두 민족주의 성향

▲인도의 기독교인들이 칸다말 지역의 재건된 교회에서 만나고 있다. 2008년 이 지역의 거의 모든 교회는 힌두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파괴됐다.  ⓒJohn Fredricks

▲인도의 기독교인들이 칸다말 지역의 재건된 교회에서 만나고 있다. 2008년 이 지역의 거의 모든 교회는 힌두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파괴됐다. ⓒJohn Fredricks

강성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 여당인 바라티야 자나타(BJP) 당이 5개 주 의회 선거 중 4곳에서 압승을 거뒀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11일 오전 5개 주 선거 투표 집계 결과 바라티야 자나타 당은 우타르프라데시(북부), 우타라칸드(북부), 고아(남서부), 마니푸르(북동부) 4개 주에서 승리했다. 반면 북부 펀자브주에서는 패배했다.

이번 결과로 이 지역 기독교인들은 종교적 박해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합기독포럼(United Chrisitian Forum, UCF)에 따르면, 최대 인구 주인 우타르프라데시에서는 2021년 최소 102건의 기독교인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텔레그래프는 선거 결과 발표 전,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일부 힌두 민족주의자들이 기독교 공동체를 향해 ‘말살(extermination)’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보도했다.

조디카푸르 마을에 사는 기독교인인 엠마누엘 싱은 “한 힌두교 지도자는 이미 선거 결과를 기다리면서 이후 우타르프라데시 주에서 기독교인들을 몰살시키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그의 아버지인 난두 나타나엘 싱 목사는 최근 폭력적인 군중에 의해 공격을 당했다. 싱 목사는 25명의 다른 기독교인들과 함께한 기도회에서 성경 한 장을 읽던 중 “배반자를 끌어내라”고 외치는 구호를 들었다.

이 폭도들은 경찰을 대동한 채 싱의 집 밖에 모여, 그가 힌두교인들을 강제로 개종시켰다고 주장하며 일부는 “기독교 목사로부터 인도를 해방하라”고 외쳤다.

시위 몇 시간 후, 싱 목사와 그의 아내 사비타는 불법 개종, 범죄적 협박 및 고의적인 종교 모욕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고, 5개월 후에 석방됐다.

엠마누엘 싱은 우타르프라데시 주에 대해 “바라티야 자나타당의 복귀는 우리에게 더 큰 문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라티야 자나타당이 권력을 장악하면, 향후 5년 안에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증가할 것”이라며 “그들이 우리의 신앙과 종교를 혐오하고 있기에 우려된다. 이 당이 집권한 정부는 힌두교 외에는 어떤 종교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타르프라데시주 등 인도의 10개 주는 기독교인이 힌두교인을 기독교로 개종시키기 위해 강제 또는 금전적 혜택을 주는 것을 금지하는 ‘개종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일부 주에서 수십 년 동안 시행됐지만, 기독교인이 강제 개종을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사례는 없다. 오히려 이 법은 힌두 민족주의 단체가 기독교인을 허위로 고발하고 공격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국제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릴리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 법은 누구도 부당한 힘과 수단을 사용해 타인을 개종할 수 없도록 하고, 기독교 단체가 구호물자를 제공하거나 모임에서 간식을 주는 경우도 유인책으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 오픈도어는 급진 힌두교인들로 구성된 바라티야 자나타당이 집권한 이후 인도에서 기독교인과 소수종교인에 대한 박해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연합기독포럼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에서 2021년은 최소 486건의 기독교인 박해 사건이 발생해 가장 폭력적인 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UCF는 기독교 박해 사건 발생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폭도들이 기도하는 사람들을 강제 개종 혐의로 경찰에 넘기기 전에 그들을 위협하고 폭행해도 ‘무죄’ 처분을 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UCF는 “경찰은 486건 중 34건만 정식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종종 경찰서 밖에서 공동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경찰은 구경꾼처럼 침묵하고 서 있는 것이 목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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