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난민센터에 직접 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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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할로브체 통신] 우크라이나 교회를 위해 물품을 전달하다

체코 프라하 생명나무교회 곽용화·김혜정 선교사가 슬로바키아-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미할로브체 난민센터와 현지 교회에 물품을 전달하고 돌아왔습니다. 곽용화 선교사는 오는 4월 10일 체코에서 침낭 300개와 군인들을 위한 육포, 응급처치 장비 등 이번 방문에서 요청한 물품들을 싣고 다시 이곳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난민센터 예배 공간. ⓒ곽용화 선교사

▲난민센터 예배 공간. ⓒ곽용화 선교사

마트에서 그들 원하는 식품 직접 고르게 해
의약품, 비상식량, 전투식량과 육포 등 필요
종전 후 복구 상황 위한 관심과 후원있어야

미할로브체(Mihalovce)에 있는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출발하려는데, 체코 침례교단의 사무총장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급히 1천 유로 분량의 식품을 사서 우크라이나 현지 교회에 보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그래서 미할로브체 복음교회로 가서 그곳에 있는 난민들과 슬로바키아 성도들과 함께 대형 슈퍼로 갔습니다. 1천 유로에 해당하는 식품들을 사서 교회로 옮겼고, 오늘 안젤리나 자매가 대형 밴에 싣고 우크라이나로 들어갑니다.

안젤리나 자매는 우크라이나 국경을 통과할 때, 슬로바키아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의 전통식사 중 하나인 채소 수프 보르시(борщ)와 음료들을 주어서 가지고 가는데, 정작 아이들이 원하는 초콜릿이나 사탕 그리고 과자들은 외부에서 사서 들어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트에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물품들을 고르는 모습. ⓒ곽용화 선교사

▲마트에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물품들을 고르는 모습. ⓒ곽용화 선교사

어제 마트에 가서 저희가 고르지 않고 그들이 원하는 식품들을 선택하게 했더니, 아이들을 위한 제품들을 많이 사는 모습을 봤습니다. 저희 부부는 계산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물품들을 가지고 오면 계산만 했습니다.

현장에 와서 보니, 어떻게 구체적으로 도와야 할지, 무엇을 사야 할지가 더 명확해졌습니다. 침낭과 공기 매트리스는 계속 우크라이나 안에 필요한 물품들입니다.

의약품과 비상식량, 그리고 군인들에게 필요한 전투식량들과 육포, 휴대용 응급처치 꾸러미들도 체코에서 사서 다음에 가지고 와야 할 물품들입니다.

어제 안젤리나를 비롯한 현지 분들과 함께 마트에 다녀오고 점심을 교회에서 함께하면서 대화를 통해, 그리고 외부에서 공급되는 물품들을 보면서 우크라이나 현지에 공급되는 물품 중 부족한 물품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로 운반할 물품들을 차에 실은 모습. ⓒ곽용화 선교사

▲우크라이나로 운반할 물품들을 차에 실은 모습. ⓒ곽용화 선교사

4월 이곳에 다시 올 때는 폴란드 창고까지 다녀오게 됩니다. 이번 현장방문이 아내와 제게 우크라이나 안의 상황들을 더 밀접하게 경험하고 알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어제 안젤리나와 대화하면서 오늘 우크라이나 안으로 가지고 갈 의약품 대금이 필요하고, 대형 밴의 연료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의약품 구입대금 300유로와 대형 밴 왕복 연료비 300유로를
주었습니다.

4월 10일 주일 오후 트럭을 빌려 물품들을 싣고 다시 미할로브체에 와서 전달하고, 폴란드에 있는 체코 교단 창고에 가서 그곳에서 요청한 물품들을 전달하는 일정을 진행합니다.

9인승 승합차를 갑자기 빌리지 못해 7인승을 타고 오느라 물품들을 다 싣지 못한 돌발상황으로 인해, 트럭을 빌리려고 합니다. 매번 빌리는 것이 쉽지는 않고 이번처럼 돌발상황이 생기기도 해서, 렌터카 회사와 빌릴 때마다 안정적으로 차를 받을 수 있도록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난민들을 돕는 현지 교회 관계자들과 함께한 모습. ⓒ곽용화 선교사

▲난민들을 돕는 현지 교회 관계자들과 함께한 모습. ⓒ곽용화 선교사

그리고 이틀 전 우크라이나 한인 선교사님들과 식사하면서 나눈 대화들 가운데,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대부분의 관심과 후원이 전쟁 상황에 집중되어 있고 그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도움의 시선을 종전 후 복구 상황에 두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이번에 국경지대를 다녀오면서 있었던 일입니다.

1. 코시체(Kosice)에서 난민들을 돕고 있는 교회와 동역 관계를 만들었습니다. 계속 서로 소통하면서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가서 보니, 어린이 옷이나 신발과 같은 것들이 특히 많이 부족했습니다.

2. 미할로브체에 있는 복음교회와 함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안젤리나 자매를 만났고, 또 교회 성도들과 멀리서 지원을 나온 슬로바키아 목사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3. 상황 악화로 국경 검문소에는 갈 수 없었지만,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반경을 벗어나지 않는 원칙대로 무리하게 그곳으로 가려고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4월에 다시 올 때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해제되어, 국경 검문소를 갈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난민센터 자원봉사자와 함께한 모습. ⓒ곽용화 선교사

▲난민센터 자원봉사자와 함께한 모습. ⓒ곽용화 선교사

4. 우크라이나 안에 남아있는 현지인들의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지하 방공호에 10일 이상 있으면서 배변 문제, 공기 오염, 굶주림, 죽음에 대한 공포,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들을 뉴스나 현지에서 보내오는 소식이 아니라 난민들을 통해 실제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5. 난민센터를 방문해, 코디네이터로부터 슬로바키아 난민센터 시스템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난민들이 도착하는 순간부터 24시간 내 그곳을 떠나는 순간까지의 절차와 과정, 그리고 난민센터 안에서의 이동 동선 등 난민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과정들을 자세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6. 인신매매단들이 쉼터나 거처를 제공한다는 광고를 내고 난민들이 연락을 해오면 그곳에 있다가 그들을 납치하는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어, 유럽에 있는 교회와 교회들이 서로 연락해 시스템과 원칙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을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7. 프라하에 돌아가면 국경지대까지 물품들을 운반할 차량(9인승, 대형 밴이나 트럭 등)을 지속해서 빌릴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프라하에 돌아가면 렌터카 회사들을 찾아가 이 부분을 의논할 계획입니다.

8. 이번에 하나님께서 이곳을 경험하게 하시면서, 국경지대까지 물품들을 옮기는 사역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이 알게 하셨습니다. 이 일을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선교사들을 만나 서로 대화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은, 멀리서 물품과 재정을 보내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슬로바키아 방문을 마치고 체코로 돌아오는 길, 슬로바키아-체코 국경 모습. 같은 유로 국가이기에 별도 검문이 없고, 표지판만 하나 세워져 있다. ⓒ곽용화 선교사

▲슬로바키아 방문을 마치고 체코로 돌아오는 길, 슬로바키아-체코 국경 모습. 같은 유로 국가이기에 별도 검문이 없고, 표지판만 하나 세워져 있다. ⓒ곽용화 선교사

실제로 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은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현실 속에서 가중되고 있었습니다.

SNS로 받는 이야기 이상으로 현장에서 만나 듣는 이야기를 기도편지로 만들거나 신문기사에 올리는 것이 얼마나 이들에게 큰 힘이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먼 곳에서 직접 물품들을 가지고 온 것만으로도 많은 힘이 되고, 함께 기도하는 것으로도 참 좋다고 웃는 선교사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출발 전 체코 침례교단 사무총장의 전화와 부탁도, 현장에 왜 하나님께서 국경지대에 보내시는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무총장은 재정을 현지로 보낼 수 있지만, 곽 목사가 그곳에 있으니 식품들을 직접 사서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프라하에 돌아가 4월 10일에 다시 올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2·3차 계속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배달원의 역할을 하려 합니다. 다음부터는 혼자 다니게 됩니다.

감사한 것은 이번에 그동안 잘 몰랐던 우크라이나 한인 선교사들 몇 분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야를 더 넓힐 수 있었습니다.

슬로바키아 현지 교회와 동역하기로 약속이 되어, 앞으로 사역을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곽용화·김혜정 선교사
후원: 씨티은행 321 46790 269 01 곽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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