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772명, 17명만 생존… 명예 인정은 언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종국 충남지회장 “반드시 역사에 기록해야”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중 한 장면.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중 한 장면.

‘잊혀진 영웅들’이 정말 잊혀지고 있다.

2019년 개봉한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날, 경북 영덕군 장사리에서 벌어진 ‘그들만의 상륙작전’을 다룬다. 1950년 9월 15일 학도병 772명으로 구성된 제1독립유격대대는 장사리 해안에 상륙해 북한 인민군의 보급로를 차단했다.

‘성동격서’ 개념으로 인천상륙작전 대성공을 위해, 장사리 전투 학도병들의 용감한 희생이 있었던 것이다. 이 전투는 곽경택·김태훈 감독, 김명민·최민호(샤이니)·김성철·김인권·곽시양·메간 폭스 등이 출연한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개봉으로 세상에 알려져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장사리 전투에서 목숨 바쳐 싸웠던 772명의 학도병들은 국가로부터 아직까지 어떤 공적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상륙작전을 위해 해안에 배를 댔던 해군들은 당시 정식 군인이었기에 훈장이 추서됐지만, 군인으로 등록되지 않아 기록이 없는 학도병들은 영화 개봉에도 감사 인사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

이러한 가운데 세월은 흘러, 함께 싸운 전우 772명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17명에 불과하다. 더 늦기 전에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종국 지회장.
▲박종국 지회장.

사단법인 한국전참전연합국친선협회 충남지회 박종국 지회장(예산 효교교회)은 “10대부터 국가를 위해 총을 들었던 학도병들은 훈장 하나 받지 못했다. 당시 해군들에게는 훈장이 주어졌기에, 형평성 문제도 심각하다”며 “이제 17명만 살아계신 상황에서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장사리 전투는 역사적으로 반드시 기록돼야 하고, 학생 신분으로 참전했던 분들의 명예도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장사리 전투는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해 시선을 분산시킴으로써, 전세를 역전하기 위한 국운이 달린 전투였다”며 “당시 군 지휘부는 학도병들을 주변에 알리지도 않고 데려가는 바람에, 뒤늦게 참전 사실을 밝혀도 인정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90세 넘은 학도병 어르신들이 한 분씩 돌아가시고 있다”며 “나도 대위로 전역한 군인이기에 어르신들에게 더욱 마음이 쓰여, 어떻게든 도와드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장사리 전투 영화 제작도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종국 지회장은 한국노년유권자연맹의 일원으로 노인 복지와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장사리 전투에 참전한 학도병들과 참전 유공자들의 헌신과 희생정신을 알리며 보은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박종국 지회장은 현재 충남 예산 지역 국민의힘 도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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