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목사 “‘2년 후 5천 명 이하 안 되면 사임’ 약속 유효”
연말까지 11개 교회 더 후원해 총 40개 교회 파송
29개 분립 교회들, 간섭과 관여 없이 완전히 독립
이제 드림센터 사회 환원, 가평우리마을 준비 박차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가 종려주일인 10일 주일예배를 ‘일만 성도 파송 운동 파송예배’로 드렸다.
지난 10여 년간 분립개척을 준비한 분당우리교회에서는 다음 주일이자 부활주일인 17일부터 분립개척에 참여를 결정한 성도들이 29개 분립개척교회로 각자 떠나 드리게 된다.
이날 1부예배에서 이찬수 목사는 ‘나의 최선과 하나님의 일하심’을 제목으로 설교했다. 일체의 행사나 지난 20년에 대한 회고 등 없이 평소처럼 예배를 드렸으며, 강단 배경에 현수막조차 부착하지 않았다.
이찬수 목사는 설교 중 “요즘 AI나 로봇처럼 희노애락의 감정을 거둬가 달라고 기도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설교와 기도 인도 중 잠시 울음을 참지 못하기도 했다.
이찬수 목사는 본문 내용을 담은 ‘설교 1막’에 이어, ‘설교 2막’에서 “오늘 이 시간 부로 29개 분립 개척교회는 완전한 독립이다. 오늘 이후 어떤 관여도 간섭도 하지 않는다”며 “여러분이 분당우리교회에서 융자 얻고 초기 교회를 시작했지만, 분당우리교회와는 관계 없다. 자립하면 공동 모금으로 되갚는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 목사는 “어제 새벽, 마음으로 스물 아홉 목사님들을 떠나 보냈다. 이제부터 제게 스물 아홉 파송 교회 이야기하지 마시라. 목사님들께 ‘분당우리교회는 이랬는데’ 이야기도 하지 마시라. 분당우리교회는 그들 안에 없다”며 “눈물로 호소드릴 것이 있다. 맨땅에서 개척하는 수많은 분들 앞에서 29개 교회는 왕궁으로 입성하는 모세 같을 것이다. 그 왕궁을 거부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부터 몇백 명 모이고 헌금 얼마 나오고 잘 누리는 것에 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 시간부터 ‘애굽의 왕궁’ 같은 편안함과 안락함을 거부하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1차로 결단하고 순종해 스물 아홉 교회 성도님들이 행복해지길 바란다”며 “어려운 한국교회와 지역교회를 섬기는 일들을 스물 아홉 교회가 머리를 맞대고 해 달라. 분당우리교회도 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1년간의 안식년을 포함해, 정비가 되는 2년차까지 장년 출석 5천 명 이하가 되지 않는다면 분당우리교회를 사임하겠다는 약속은 아직 유효하다. 떠나면 어디서 무엇을 할지는 아내와 논의 중”이라며 “다음 주부터 분당우리교회는 저와 2년 동안 다시 정비해야 한다. 대청교구와 순장님들은 20-30%만 남았고, 주일학교 교사는 더 적다. 기존 신자 등록을 안 받았기에, 일손이 필요한 분들만 남았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 수습하고도 5천 명 이하로 줄지 않으면 떠날 것이다. 얼마나 오래 목회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왕궁’을 거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오늘 파송예배를 드리고 나면, 올 연말까지 2차 파송 운동으로 열한 교회를 선정할 것이다. 조금 더 후원하면 불같이 일어날 교회들이 대상이다. 그래서 파송 운동은 40개 교회로 완성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 드림센터 사회 환원과 가평우리마을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에는 “이제 파송받아 29개 교회와 지역 작은 교회로 떠나시는 여러분들, 그동안 너무 수고 많으셨다”며 “이 학교에서 불편을 감수하면서 여기까지 오신 분들, 너무 수고 많으셨다. 이제 3가지를 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첫째는 ‘주 안에서 행복 누리기’이다. 그는 “처음엔 오늘 예배에서 요란한 순서를 계획했지만, 어제 다 취소시켰다. 이제 분당우리교회는 잊어야 하기에, 기억에 남는 예배를 드려선 안 된다”며 “이제 여러분들이 가시는 교회에서 행복하셔야 한다. 노아의 방주와 모세의 갈대상자가 같은 재료였다. 역청으로 무장된 교회로 가셔서 행복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감사’이다. 이에 대해 “지나간 일에 대해, 오늘, 그리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 감사하셔야 한다”며 “지난 목요일, 29개 교회 목회자에게 ‘나에게 매년 선물하라’고 했다. 매년 꼬박꼬박 거둘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지금까지는 교역자들이 주는 것을 기쁨으로 받아본 적이 없지만, 아예 현금으로 달라고 했다. 그래야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 쉽기 때문”이라며 “감사를 가르치고 싶었다. 목회자들은 받는 데 익숙한데, 제게도 성도님들에게도 주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끝으로 ‘사명 감당’에 대해선 “이것 때문에 우리가 이 고생 하는 것 아닌가”라며 지선 전도사의 찬양 ‘은혜’를 함께 부르자고 했다. 그는 “모든 것이 은혜였다. 파송 예배는 요란한 순서로 꾸미고 싶지 않다”며 “이 고백의 찬양 안에, 우리 모든 마음이 하나님께 상달되리라 믿는다. 지난 20년 돌보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찬양하자”고 강조했다.
또 “기념 영상 만들지 않은 이유는 마음에 새기기 위해서다. 은혜는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우리가 은혜로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며 “일만 명 넘는 성도님들이 정든 교회 떠나기로 결정한 것도 당연한 것 아닌, 하나님 은혜다. 영상 보면서 감격하는 게 아니라 우리 머리에서 그 감격과 은혜가 작동하길 바란다”고 설교를 끝맺었다.
◈인간의 최선과 하나님의 일하심
이찬수 목사는 앞선 ‘설교 1막’에서는 ‘인간의 최선과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해 어머니 요게벳의 결정에 주목하면서 “어머니 요게벳은 스티브 잡스도 혀를 내두를 창의력이 있었다. 예수 잘 믿으시면, 이러한 창조력을 갖게 된다”며 “이 창조력은 절박함에서 나왔다. 아들을 살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고민하다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실력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민이 차이를 만든다. 목회자뿐 아니라 이 땅을 살아가는 크리스천이 가져야 할 부분”이라며 “어떻게 하면 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로 세워갈 것인가? 어떻게 하면 건강한 가정이 되게 할 것인가? 괴로워하면서 고민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갈대상자가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갈대상자는 모험정신의 산물이기도 하다. 요게벳은 아이들이 버려지던 죽음의 강 나일강에 갈대상자를 만들어 띄워, 생명의 강으로 만들었다”며 “이러한 창의력과 절박함, 모험정신은 무능한 자신에 대한 자각과 이에 따른 하나님께 위임하는 태도 덕분에 나왔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 하나님께 도전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또 “나에게 집중하면 절망이 보이고, 하나님께 집중하면 희망이 보인다”며 “찬양 ‘요게벳의 노래’ 속 이 가사가, 떠나가시는 성도님들에 대한 제 고백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너를 맡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주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고도 했다.
이찬수 목사는 “바로 왕의 딸인 공주가 갈대상자를 열었더니, 반역자의 아이가 있었다. 본능적으로 분노가 나와야 하지만, 아이가 불쌍해 보였다”며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도, 상대방이 불쌍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 다니엘도 뜻을 정하여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했더니, 하나님께서 은혜와 긍휼, 호의와 동정을 얻게 하셨다. 우리 자녀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목사는 “장년 목회도 안 해본 42세 젊은 목사가 얼마나 실수를 많이 하고 놀라게 했겠나. 하지만 여러분들이 저를 호의와 동정으로 봐 주시고, 감싸 주시고 기다려 주셨다”며 “약점도 실수도 많은 저를 그간 호의와 동정으로 바라봐 주신 것처럼, 29개 교회 목사님들도 그렇게 바라봐 달라. 얼마나 긴장하고 있겠나. 모두 처음 걷는 길이다. 지적하고 나서면 주눅이 들어 목회가 안 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