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경찰이 예배 중이던 가정교회 불태우고 살해 협박

뉴욕=김유진 기자     |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며 범행… 당국은 수수방관

▲인도 지도. ⓒmapswire

▲인도 지도. ⓒmapswire

인도 중부 차티스가르주에서 한 경찰관이 가정교회 건물을 불태운 뒤 날조된 혐의로 기독교인들을 체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경찰관은 교인들에게 계속 예배를 드릴 경우 죽이겠다고 협박했으나, 당국은 이를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모닝스타뉴스에 따르면, 지난 2월 3일 수크마 지역의 콘타지구 키스타람 마을 주민인 카디 구르바 씨의 가정교회가 이 마을 경찰서의 바베시 셴데 경위에 의해 불에 탔다.

셴대 경위는 이날 예배 중이던 교회에 난입하여 기도와 예배를 위한 모임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교인들을 일컬어 공산주의자인 ‘낙살라이트(Naxalite)’, 즉 인도에서 토지 개혁을 주장하는 집단의 일원 또는 ‘모택동주의 반역자(Maoist rebel)’라며 비난했다.

하루 뒤, 이 경찰관은 구르바와 투람 칸나라는 교인 두 명을 경찰서에 소환한 뒤 교회 건물을 불태우라고 명령했으나, 교인들은 이를 거절했다.

이들 두 명은 차티스가르기독포럼(Chhattisgarh Christian Forum)에 보낸 항의문에 “교회를 불태우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자 그는 더러운 말로 우리를 학대하고 죽이겠다고 위협했다”면서 “거짓 혐의로 체포한 뒤 감옥에 집어넣을 것이라 했다”고 증언했다.

2월 5일, 셴대 경위는 또 다른 기독교인 두 명을 소환한 뒤 교회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구르바와 투람 칸나는 “경위가 우리 예배당을 불태웠다고 말하면서, 다시는 그런 일(예배나 기도회)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렇지 않으면 체포하고 감옥에 보낼 것이라 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이틀 후, 차티스가르기독포럼의 아룬 파날랄 회장과 교회 지도자들은 차티스가르 경찰서장을 만나 셴데 경위에 대한 조사와 해임을 촉구했다. 그러나 해당 경찰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판날랄 회장은 “정부는 폭력 가해자들과 손을 잡고 있다. 차티스가르의 경찰도 (힌두 민족주의를 상징하는 색) 사프론화가 되었다”며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가해자들이 기독교인을 박해하도록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인도 인구의 80%은 힌두교도가 차지하며, 기독교인은 2.3%에 불과하다. 반면 힌두 민족주의자들은 기독교인들이 힌두교도를 강제로 개종하거나 금전적 이익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연합기독포럼(United Christian Forum)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인도에서 486건의 기독교인 박해 사건이 발생했으나 경찰이 34건만 정식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UCF는 대다수 박해 사건이 기독교인을 잔혹하게 폭행한 뒤 ‘불법 개종’이라는 거짓 혐의를 씌우는 폭도들에 의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UCF는 보고서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경찰이 구경꾼처럼 서 있는 경찰서 밖에서 종종 집단 (힌두 민족주의 군중의) 구호가 목격된다”고 전했다.

국제 기독교박해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힌두 극단주의자들은 모든 인도인이 힌두교도가 되어야 하며, 국가 차원에서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없애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를 위해 특히 힌두교 배경의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폭력을 사용한다. 기독교인들은 ‘외래 신앙’을 따르며 지역사회에 불행을 초래했다는 지탄을 받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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