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부흥기 교회 청년부와 선교단체는 어땠을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그 시절 20대였던 60-70대 신학자·목회자들의 부흥 이야기

한국 교회 대학부 부흥의 이야기
청년 사역 미래의 길을 제시하다

한국 교회 대학부 이야기
안명준 외 | 세움북스 | 328쪽 | 19,000원

저출산 고령화와 코로나19 등으로 다음 세대 선교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한국교회가 가장 활발했던 1970년대 교회 대학 청년 부서와 선교단체들의 사역을 돌아보는 <한국교회 대학부 이야기>가 발간됐다.

책에서는 현재 60-70대가 된 신학교수와 목회자들이 청년 시절 교회 대학부와 선교단체 활동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기성 세대는 그 시절 풋풋하고 역동적이었던 청년 사역을 회고할 수 있고, 현재 청년 사역자들과 다음 세대는 ‘부흥의 시대’를 간접 체험함으로써 오늘날 자신들의 사역을 점검할 수 있다.

1-2부에서는 새문안교회(탁지일 교수), 영락교회(소기천·유정자 교수), 내수동교회(박지웅 목사) 등 교회 대학부와 CCC(윤승록 대표), IVF(송인규 박사), SFC(김동춘 목사), UBF(김재홍 박사), JDM(윤태호 대표) 등의 선교단체 활동을 소개했다.

▲내수동교회 1978년 대학부 섬김의 날 사진. ⓒ박지웅 목사 제공

▲내수동교회 1978년 대학부 섬김의 날 사진. ⓒ박지웅 목사 제공

3부는 ‘한국교회 대학부를 위한 제언’으로, 이승구 교수가 ‘청년 사역 되돌아보기’, 안명준 교수가 ‘청년 사역을 위한 교회 교육’을 각각 기고했다. 서문은 ‘청년 사역의 과거와 미래 청년 사역’을 주제로, 옥한흠 목사(당시 전도사)가 지도했던 성도교회 대학부에서 청년 시절을 보낸 방선기 목사(일터개발원)가 맡았다.

발간사에서 안명준 교수는 “이 책의 의도는 과거 영광스러운 대학 청년부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물론 과거 하나님의 은혜로 한국교회 대학 청년부에는 풍성한 열매가 있었다”며 “그러나 이 책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미래지향적 내용으로 집필됐고, 오늘날 취업과 직장 등 현실적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한국교회 청년 사역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저자들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안명준 교수는 “이런 현실적 문제 해결을 위해 교회와 청년사역자들은 문화와 직업에 대한 바른 원리와 성경적 세계관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 한국교회는 청년 크리스천들이 성경적 원리에 따라 세상 일터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한 시기”라고 제언했다.

▲책 속 내수동교회 청년부 이야기. 1981년 11월 4일 청년 시절 오정현 간사가 사역을 마치고 오정호 전도사가 대학부 사역을 시작하면서 촬영했다고 한다. 앞줄 맨 오른쪽이 박지웅 목사. ⓒ박지웅 목사 제공
▲책 속 내수동교회 청년부 이야기. 1981년 11월 4일 청년 시절 오정현 간사가 사역을 마치고 오정호 전도사가 대학부 사역을 시작하면서 촬영했다고 한다. 앞줄 맨 오른쪽이 박지웅 목사. ⓒ박지웅 목사 제공

서문에서 방선기 목사는 “우리가 사역하던 시절 네 사람에게 전도하면 한 명 정도가 영접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열 명에게 말을 걸면 한 명 정도가 반응한다고 한다. 캠퍼스 전도는 거의 사경을 헤매는 상태”라며 “과거 청년 사역의 모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캠퍼스가 오히려 청년 사역의 황무지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방 목사는 미래 청년 사역에 있어 ‘말씀·소명·헌신’을 강조했다. 먼저 ‘말씀’에 대해선 “영적 회복의 시작은 말씀의 회복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청년들 사이에 성경 공부에 관한 열정이 식어간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교재나 자료는 엄청나게 늘어났는데, 정작 성경을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젊은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 성경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성경이 그들의 삶과 무관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소명 의식 고취’에 관해선 “모든 일을 주께 하듯 해야 하고 직업이 하나님의 소명임을 안다면, 일의 영역도 영적 차원에서 바라보도록 해야 한다. 크리스천은 자신의 열정과 이웃의 필요가 만나는 일에서 소명을 찾을 수 있다”며 “힘들고 귀찮아서 남들이 하지 않으려는 일에 크리스천 젊은이들이 소명 의식을 갖고 일한다면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어찌 보면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세계 선교의 사명감을 고취시키기보다, 그들 앞에 주어진 일을 소명 의식으로 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훨씬 더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1982년 내수동교회 대학부 여름 수련회 모습. 가운데 강사 이동원 목사 왼쪽이 대학부 교역자 오정호 전도사, 끝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박성규 목사. ⓒ박지웅 목사 제공

▲1982년 내수동교회 대학부 여름 수련회 모습. 가운데 강사 이동원 목사 왼쪽이 대학부 교역자 오정호 전도사, 끝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박성규 목사. ⓒ박지웅 목사 제공

‘헌신의 삶 격려’에 대해서는 “목회나 선교 등의 사역도 좋지만, 젊은 크리스천들에게 ‘삶에 대한 헌신’을 가르치고 격려해야 한다. 청년들이 세속의 풍조를 따르지 않고 성경적 가치관을 일상의 삶에 적용해야 한다”며 “이제는 노방 전도나 축호 전도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맺어진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비신자를 찾아 공략하는 사냥꾼식 전도보다는, 전도자의 삶을 보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낚시꾼 식의 전도가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안명준 교수도 “대학 청년들에게 그리스도인이 누구인지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그들이 참된 정체성을 알고 바른 삶을 살아가며, 자신들의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며 “오늘날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적자생존이 아닌 상생의 교회가 되려면 성경적으로 하나 됨의 교회관을 가르치고, 말씀 교육에 충실한 교회가 돼야 한다. 이런 교회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수동교회 출신으로 한국교회를 이끌고 있는 목회자들. 왼쪽부터 부산 부전교회 박성규 목사,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 내수동교회 박지웅 목사. ⓒ박지웅 목사 제공

▲내수동교회 출신으로 한국교회를 이끌고 있는 목회자들. 왼쪽부터 부산 부전교회 박성규 목사,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 내수동교회 박지웅 목사. ⓒ박지웅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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