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와 싱크탱크 등, 상황 악화 우려
나이지리아 최대 복음주의 단체인 위닝올복음주의교회(Evangelical Church Winning All, 이하 ECWA)의 수장이 “차기 대선에서 종교적 관용보다 후보자의 종교나 지역이 중시될 경우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 경고했다.
나이지리아 데일리포스트에 따르면, 스테판 바바 판야 ECWA 회장은 최근 야권의 대선 후보 선택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판야 회장은 성명에서 “나이지리아의 다원적 구성을 감안할 때, 우리는 대통령직이 종교와 지역 측면에서 균형을 이루도록 보장함으로써 나라의 평화와 통합을 보존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을 보여 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국익은 그 어떤 개인이나 단체의 이익보다 더 큰 것”이라며 “모든 정당은 2023년 대선을 위해 이 균형을 유지해야 하고, 이슬람/무슬림 표를 옹호하는 뻔뻔한 사람들이 비현실적 입장을 재고하도록 경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독교/기독교인 표나 이슬람/무슬림 표를 지지하지 않으며, 지원하지도 않겠다. 이는 나라를 깊고도 회복할 수 없는 위기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나이지리아 공동의 존재는 정의, 공정성, 형평성의 원칙에 기초한다”고 했다.
그는 “1999년 헌법 23조는 종교적 관용과 사회 정의를 국가적 가치로 규정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행동과 관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대통령직을 남부의 기독교인과 북부의 이슬람교인이 번갈아 집권한다는, 정당 간 암묵적 합의가 존재한다.
이슬람 무장테러 단체인 보코하람, 풀라니 목동, 이슬람국가서아프리카지역(ISWAP)은 이슬람 분리주의를 주장하며 기독교인이 거주하는 남부 지역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북부 이슬람교도인 무하마드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범진보의회당, APC)은 올해 두 번째 임기를 마친다. 따라서 2023년 대통령직은 남부 출신의 기독교인 후보에게 돌아갈 것이 유력했다.
그러나 야당인 인민민주당(DPD)은 불문율을 깨고, 북부 무슬림인 전 부통령인 아티루 아부바카르(75)를 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이에 ECWA는 “우리를 분열시키고 파괴하려는 근원적인 정서를 없애고 평화, 사랑, 통합, 진보의 이상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60개 이상 국가에서 활동 중인 오픈도어선교회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 2020년 10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1년간 최소 4,650명의 기독교인들이 살해당했다. 이는 전년도 3,530명보다 24% 증가한 수치다. 납치당한 기독교인 수는 2,500명으로, 1년 전인 990명 보다 60% 급증했다.
나이지리아에서 극단주의 폭력이 증가하자,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나이지리아를 종교자유특별우려국(CPC)에서 해제한 조치가 정치적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달 초 연례 국제종교 자유보고서를 통해 “주로 무슬림인 (풀라니) 목동과 기독교인과 연관된 폭력이 만연했다”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농부가 무슬림인 북중부, 북서부, 남서부 지역에서도 그러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미국의 보수적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의 니나 셰아 종교자유센터 소장은 크리스천포스트(CP)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무부는 나이지리아 북부의 전혀 처벌받지 않는 무슬림 극단주의자와 그들의 대리인에 의해 취약한 기독교인들이 끊임없이 공격받고 쫓겨나고 있는 큰 그림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나이지리아) 당국은 이런 대규모 만행의 가해자를 조사하고 기소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더 나아가 이를 보도하는 지역 언론인들을 기소하고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